▲ WCVB-TV가 제공한 비디오 캡처 사진에 13일(현지시간) 미 매사추세츠주 데이턴에서 무장 요원들이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은 잭 테세이라(21)를 연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13일(현지시각) 미 정부의 기밀 문건 유출 혐의로 공군 주방위군 소속 일병 잭 테세이라(21)를 체포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메릭 갈런드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후 긴급 브리핑에서 “오늘 법무부는 국방 기밀 정보를 허가 없이 반출, 소지, 전파한 혐의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 잭 테세이라를 체포했다”며 “테세이라는 주방위군의 공군 소속”이라고 밝혔다.

테세이라는 매사추세츠주 케이프 코드 기지 소속 정보 담당 부서에서 일해왔다. 그는 기밀 문건의 첫 유출지로 지목된 온라인 채팅 서비스인 ‘디스코드’의 대화방 운영자이다. 

완전무장을 한 FBI 요원들은 매사추세츠 노스다이튼의 자택을 급습해 테세이라를 체포했다. 테세이라는 별다른 저항 없이 체포해 응했으며 체포 과정은 미 CNN을 통해 생중계됐다. 

이같이 기밀문건 유출 혐의자가 체포됐지만 정부 고위당국자는 13일(현지시간) “지금까지 한국 정부가 판단한 바에 의하면 미국이 우리에게 도·감청을 했다고 확정할만한 단서가 없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날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까지 (미국의) 악의적인 행동은 없었던 것으로 간주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유출 혐의자 체포로 한미 정부가 밝힌 ‘문서 위조설’에 설득력이 떨어졌다는 지적에 “많은 부분은 시간이 걸려서 미국이 알아내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유출 기밀문서 중) 한미관계와 관련한 분량이 많지 않지만, 사실관계와 다른 부분이 많고 시간상으로도 꽤 흘러 현재 한미관계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앞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1일(미국 현지시각) 미국 도착 직후 “미국이 우리에게 어떤 악의를 가지고 했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당국자는 “악의적이라고 해석될 수 있는 행동을 미국이 안 한 것 같다는 뜻”이라며 “의도와 달리 보도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가 볼 때 상대방이 우리에 대해 정보활동을 할 개연성은 어느 나라나 있다. 우리도 누구에 대해 그런 활동을 안 한다고 보장할 수 없다”면서 “지금껏 한국 정부 판단에 따르면 미국이 우리에게 도·감청을 했다고 확정할만한 단서가 없다는 얘기다. 현재까지 악의적인 행동이 없었던 걸로 간주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하나도 드러난 게 없다”며 “제가 아는 지식에서 공개된 (기밀)자료(의 내용)가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판단이 한국 정부 판단인지 미국의 해명인지를 묻자 이 당국자는 “미국은 조사가 끝난 뒤 확실히 설명할 것이고, 우리는 지금도 (조사를) 진행 중이지만 현재까지 어떤 것도 확정해서 미국의 행동이라고 드러난 게 없다”고 답했다.

우크라이나 살상무기 지원 문제가 한미정상회담에서 거론될 가능성에 대해 이 당국자는 “우리가 미국과 특수관계여서 미국이 필요로 하는 탄약은 얼마든지 한미관계 차원에서 주고받을 수 있는 문제”라면서도 “정상회담 의제가 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지난 수개월간 한미가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결정하고 필요 조치를 해왔다”며 “새삼스레 정상회담에서 의제로 올릴 새 주제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 <이미지 출처=JTBC 화면 캡처>

이런 가운데 폴란드 총리가 한국 포탄을 구매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방안을 한국과 논의했다고 밝히며 미국의 직접 개입을 주장했다. 

폴란드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공개한 인터뷰에서 한국 탄약 등을 우크라이나로 이전하는 협상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직접적인 개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은 “국격도 떨어지고 국제 외교무대에서 호구가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원장은 13일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서 “마치 우회수출하면 괜찮은 것처럼 된 것이 문제다, 외교적으로 우회 수출은 무기세탁”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무기 수출은 제3자 이전 금지가 그냥 상식”이라고 강조한 뒤 “그런데 지금 한국은 우회수출을 할 수 있는 국제 빌런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오죽하면 아예 대놓고 미국이 한국을 압박하라고 얘기하지 않나”라고 했다. 

김 전 원장은 “이렇게 되면 한국은 다음부터 국제적인 상식을 어기고 무기를 수출하는” 나라가 된다며 “우리 방위산업의 역량이 오히려 국제적 빌런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의 대응에 대해 “이번 문제는 미국이 잘못한 것으로 협상의 지렛대로 삼아야 하는데 오히려 우리가 그 지렛대를 지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에겐 우리가 얼마나 꽃놀이패겠냐”라며 “한국한테 뭘 줘도 한국이 만족한다는 자세를 보이는 외교 무대에서 특별히 국내 정치의 반대를 무릅쓰고 미국이 왜 양보하겠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