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MBN 화면 캡처>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한국 정부를 도감청해 온 정황에 대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 세계에 다 털린다”고 말했다. 

우상호 의원은 이날 인터넷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안보실의 보안체계가 워낙 허술해서인지 스파이가 침투한 건지 이중간첩이 있는 건지 다 따져봐야 된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은 8일(현지시간) 한국 정부가 살상 무기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깨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할 포탄을 미국에 제공할지를 논의한 대화가 2건의 문건을 통해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WP는 “3월 초 한국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제공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고심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고 전했다. 

우상호 의원은 “미국이 대한민국 대통령실의 외교안보 콘트롤타워인 NSC를 도감청했다면 북한은 이것을 도감청할 수 없었을까”라며 “그렇게 보안망이 취약한 대통령실인가”라고 우려했다. 

때문에 “NSC 사무실의 보안망을 뚫었다는 얘기인지 김성한 전 안보실장이나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개인들의 ‘비화기폰’이나 개인 핸드폰을 뚫었다는 얘기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 안보와 관련된 문제인데 미국으로부터 알아봐야 보안대책을 세울 것 아니냐”며 “진위 확인부터 하겠다고 해야지 협의하겠다가 뭔가”라고 지적했다. 

또 우 의원은 ‘동맹국 대통령실의 도감청 문제는 반드시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정도면 한미동맹이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사건”이라며 “자기들의 안보를 해칠 위협 요인이 있는 나라라는 암묵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우 의원은 “공식 외교 라인을 통해 충분히 대화할 수 있고 그런 대화들이 오간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것을 믿지 못해서 도감청을 했다는 것”이라며 “동맹국가를 대하는 태도가 아니다, 강력히 항의해야 한다”고 했다. 

전 세계적으로 파장을 일으켰던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 사건’을 언급하며 우 의원은 “당시 독일 메르켈 총리는 확실히 정보를 제공하라고 항의했다”고 상기시켰다. 

우 의원은 “미국이 성의있게 가서 설명하고 나름대로의 외교적 절차를 통해서 해결하려고 노력했다”며 “똑같은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납득할 만한 해명을 요청하고 사실이라면 미국에 항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중요한 문제는 “대한민국 대통령실의 보안체계는 안전한가”라며 “IT 정상국가의 대통령실 보안체계가 털릴 정도의 허술한 나라가 됐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대응에 대해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며 “강력한 항의, 책임자 색출, 처벌, 재발 방지대책 같은 상식적인 조처도 없다”고 비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부는 사건 무마용으로 ‘저강도로 협의할 것’이라고 잠꼬대 같은 소리만 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 “이런 보안사고는 졸속적인 대통령실 이전 때부터 우려되고 예상됐다”며 “가장 안전한 청와대 벙커를 버리고 졸속적인 리모델링 공사를 했으니, 예견된 보안 참사 아니냐”고 대통령실 이전 문제를 짚었다. 

이어 “상대국에 들어가는 자국의 보안 시설은 건설자재도 다 자국에서 공수해서 와서 짓고 설치한다”며 “용산 대통령실 보안 시설 공사했던 업체들이 보안 준수를 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철저히 점검하라”고 요구했다. 

▲ 2022년 3월 20일 당시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서울 종로구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