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운동연합, 시민방사능감시센터 활동가들이 지난 3월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말고 장기 보관, 대통령은 일본 정부에 요구하라' 기자회견을 열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일본 후쿠시마 방문 추진에 대해 4일 “무슨 창피를 당하고 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에 관해서 대통령은 한 말이 없다는데 일본에서 사실이 아닌 가짜뉴스가 나온 걸로 자꾸 (민주당이) 저렇게 한다”면서 이같이 비판했다.

이철규 사무총장도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한민국의 야당 의원께서 일본 현지에 가서 오염수와 수산물 문제를 제기하는 모습을 국제 사회는 어떻게 바라보겠나”라며 “한목소리로 자국을 위해 노력해야 할 제1야당이 일본까지 가서 국내 정치문제로 선동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야말로 국제적 망신을 자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2008년 광우병 사태를 언급하며 “(민주당이) 가짜뉴스와 선동을 통해 국면 전환을 노리는 이유는 모든 국민이 알다시피 범죄 의혹으로 기소돼 수사 재판을 받는 이 대표의 ‘이재명 방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일본의 가짜뉴스에 동조하고 일본의 의도대로 일본의 주장을 기정사실처럼 보이게 하는, 그렇게 해서 우리 정부를 깎아내리려는 짓이야말로 일본을 돕는 친일행위”라고 비판했다.

김기현 대표는 “국민의 민감한 먹거리 문제를 두고 없는 일을 마치 있는 일인 것처럼 거짓 선동에 총력을 기울이는 걸 보면서 광우병 괴담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며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를 언급했다. 

▲ 지난 2022년 3월 17일 일본 후쿠시마현 오쿠마마치 치에 위치한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의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이에 대해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우리 국민들이 이렇게 반대를 하고 있으면 윤석열 정부나 외교에서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정 최고위원은 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야당이지만 국정 동반자로서 일본에 가서 대한민국 국익을 위해 외교 현장 활동을 하는 것은 정부여당으로서도 좋은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정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의 ‘한국 국민의 이해를 구하겠다’는 일본 언론 보도에 대해 우리 정부가 대응하지 않고 있다며 “사실상 묵인, 시인하는 것 아닌가”라고 의심했다. 

민주당 후쿠시마오염수방출저지대응단(대응단)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정부여당이 가지 않으니 민주당이 후쿠시마에 간다”며 6~8일 일정으로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국민의힘은 민주당은 거짓 선동을 위해 일본 후쿠시마 방문이라는 국제적 망신을 자초하느냐고 수석대변인 논평을 발표했다”며 “한발 더 나아가서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일본을 돕는 친일행위”라고 까지 발언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후쿠시마 현지 방문은 국정운영에 책임 있는 정부여당이 가야 한다”며 “정부여당이 가지 않기에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방문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정부의 대응에 대해 “국회에 보고한 2023년 주요 업무 계획에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대응 계획이 매우 부실하다”며 “대응 총괄을 맡고 있는 국무조정실은 대응 계획을 제시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국제해양법 제소 여부를 판단해야 하고, 일본에 외교적 대응을 해야 할 외교부도 관련 계획이 없고 과기정통부도 마찬가지”라며 “그나마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해양 모니터링을 하겠다고 밝혔고, 해양수산부는 수산물 소비 촉진 행사를 하겠다고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도쿄전력이 제시한 이달 방류 시점을 앞두고 “국민의힘과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은 우리 정부가 독자적으로 안전성 검증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현장검증을 포함하여 일본으로부터 직접 원자료(raw data)를 확보하고,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는 한 방류를 저지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미 많은 국제법 전문가가 국제해양법상 잠정조치 조항을 활용해서 방류를 저지시킬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면서 “정부 여당이 방문해 직접 확인하고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하라”고 말했다.

광우병 사태에 비유하는 것에 대해 대응단 소속 양이원영 의원은 “지금 저렴한 미국산 쇠고기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이유는 2008년 당시 광우병 쇠고기 수입금지 촛불집회 행동들 덕분”이라고 반박했다. 

양이 의원은 SNS를 통해 “광우병 괴담이 아니다. 30개월 이상된 소와 특수부위에서 발견되는 ‘프리온’ 단백질이 원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광우병 쇠고기 수입금지 촛불집회에 참여한 그 많은 국민들 덕분에 우리 정부가 다시 협상에 나설 수 있었고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만 수입하는 것으로 수입규제가 강화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