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JTBC 화면 캡처>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의 “공천 때 대통령 의견도 듣겠다”는 발언에 대해 여야 모두에서 “반헌법적 인식”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김기현 후보는 20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공천할 때 대통령실에서 공천 협조를 하게 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당무에 협조하는 것”이라며 “대통령 의견도 들어야 한다”고 답했다. 

김 후보는 “대통령 의견을 무시하고 공천을 진행할 것이냐. 대통령 의견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의견만 듣는 것이 아니라 당에 여러 원로들도 계시고 당내 지도자 급 인사들도 많이 계시지 않냐”며 “그런 분들 의견도 다 들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큰일나겠다 싶어 한마디 한다”며 “판사씩이나 한 사람이 어찌 이런 궤변을 늘어놓나”라고 했다. 

이 전 의원은 “대통령이 공천에 개입하면 헌법 위반이 되고 탄핵사유가 된다”면서 “자꾸 탄핵, 탄핵 하더니 자기가 대통령의 탄핵 사유를 만들려는 심산인가?”라고 쏘아붙였다. 

그 이유에 대해 “대통령제에서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입법부 구성원인 국회의원 후보를 추천하는데 개입한다는 건 우리 헌법의 삼권분립 정신, 정당 활동의 자유 등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논리로 박근혜 대통령의 공천 개입을 처벌한 것 아니었나?”라며 “더구나 그걸 수사해서 기소하는데 앞장 선 사람이 윤석열 대통령 아니었나”라고 반문했다. 

‘당정 협의’에 대해서도 이언주 전 의원은 “정부가 여당과 정책 등을 협의한다는 것이지 당이 대통령에 공천을 협의하는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 전 의원은 “게다가 대통령과의 협의가 사실상 ‘강요’지 무슨 ‘협의’인가?”라며 “누가 대통령의 공천에 관한 의견을 ‘강요’가 아닌 ‘의견’으로 보겠나?”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국회 지배가 대통령 견제기능을 무력화시키고 결국 대통령 독재를 초래한다는 걸 모를까”라며 “그리되면 국가의 운영원리는 무너져 헌정이 중단되는 심각한 상황인데 어쩌려고 그런 말을 함부로 하는 걸까”라고 위헌성을 짚었다. 

야당도 박근혜 전 대통령 사례를 언급하며 ‘반헌법적 인식’이라고 비판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김기현 후보는 ‘공천에 대통령 의견을 듣겠다’며, ‘윤심이 공천’이란 입장을 노골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됐다고 할 때까지’ 다른 후보를 모두 제거한 후, 마침내 대통령에게 다음 총선 국회의원 공천권까지 갖다 바치겠다는 집권당의 반헌법적 인식에 기가 찬다”고 비판했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다음 총선 공천, 대통령과 상의하겠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이 공천 개입했다가 2년 받았지 않은가”라고 되짚었다. 

최 전 수석은 “그때 판결이 대의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정당의 자율성을 침해했기 때문에 유죄라고 했다”고 상기시켰다. 

이어 “공천 상의는 일반 당무 개입과 다르다, 이건 선거이다”라며 “공직선거후보자 추천과정인데 이걸 상의하겠다고 하면 윤석열 대통령을 최소한 교도소 담벼락 위로 올리겠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의 공천 과정에 불법 개입한 혐의로 2018년 11월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1‧2심은 “대통령 지위를 이용해 선거법을 위반함으로써 대의제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정당의 자율성을 무력화시킨 죄질은 결코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의 상고 포기로 징역 2년의 원심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