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4성 장군 출신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확전 각오’ 발언에 대해 29일 “일국의 대통령이 쓰기에 대단히 부적절한 표현”이라고 말했다. 

김병주 의원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확전을 각오하라는 병사들에게 정신 전력태세에서 교육용으로 쓴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위기 상황에서 정부의 역할에 대해 그는 “위기관리의 큰 틀은 조기 종결하고 안정을 갖고 오는 것”이라며 “보수, 진보 정부 할 것 없이 위기가 오면 확전을 방지하면서 조기 종결하고 안정해야 국민도, 경제도 안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이 그 같은 표현을 하면 “당장 국민들이 불안하고 우리 바이어들이나 투자자본들이 빠져 나갈 것 아닌가”라며 “또 한반도의 긴장을 더 고조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그래서 대통령이 써야 하는 단어는 아주 절제돼야 하는데 지금 막 지르는 것 같다”고 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현안 보고에서 ‘확전을 각오하고 무인기를 침투시키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를 낮 12시경에 받았다고 했다. 이종섭 장관은 26일 오전 10시 25분경 북한 무인기 1대의 영공 침범 상황을 포착했고 “오전 11시 50분 보고받았고, 대통령에게는 낮 12시 12분에 전화로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설훈 민주당 의원의 ‘확전 각오 무인기 침투’ 지시를 언제 받았냐는 질의에 이 장관은 “최초 보고 드렸을 때이다. 낮 12시 12분경에 전화를 드렸다”고 답했다. 

‘확전 각오’ 지시를 한 윤 대통령은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소집을 하지 않고 이날 오후 4대 지방협의체 회장단과 용산 대통령실에서 비공개 만찬을 했다. 

이에 설훈 의원은 “대통령께서 ‘확전을 각오하고 무인기를 올려 보내라’고 지시했는데, ‘확전’이라는 사실은 엄청난 이야기인데 그날 저녁에 송년회를 했다. 이게 앞뒤가 맞나”라고 지적했다. 

설 의원은 “전쟁을 각오하고 무인기를 위로 보내라고 했는데 한가하게 송년회를 하나. 국민들이 이해를 하겠나”라며 “대통령이 전투복 입고 벙커에서 어떻게 돌아가는지 봐야 상식에 맞는 얘기 아닌가, 송년회 할 상황인가”라고 말했다.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군사전문가 김종대 연세대 통일연구원 객원교수도 “NSC는 열 필요조차 없다고 용산은 주장하는데 참으로 가소로운 궤변”이라고 정부의 대처를 비판했다. 

김 교수는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사건은 2010년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북한의 비행체가 우리 영공을 유린한 유일무이한 사건이다. 그것도 수도 심장을 유린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정부의 대응에 대해 김 교수는 “유엔헌장과 국제법을 위반한 이 중대하고 민감한 사건을 정치, 외교, 군사적으로 다각적인 대응책이 강구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 “영공 침범에 대해 외교부는 유엔 안보리 제소를 검토해야 하고 통일부는 북한에 강력한 항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했다”며 “국무조정실은 민항의 안전에 대한 검토를 진행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가장 중요한 우리 정부의 강력한 대북 규탄 성명이 나왔어야 했지만 지금 이 순간까지 정부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며 “군사작전 외에 정부 기능은 전혀 없는 무정부 상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책이 논의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김 교수는 “NSC 회의와 같은 정부 차원의 논의가 생략되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분명한 직무유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