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과 친교 차담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뉴시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의 3자 환담에 대해 “김 여사가 낄 자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최재성 전 수석은 8일 TBS ‘신장식의 신장개업’에서 “윤 대통령은 밥만 먹고 정책이나 외교적 현안은 김 여사가 얘기했다는 건데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지난 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푹 베트남 국가주석과 친교 차담을 가졌다.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자리에서 김건희 여사는 ‘최근 베트남으로 여행을 가거나 베트남에서 일하는 많은 한국인이 비자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언론 보도를 봤다. 주석님께서 이 문제를 관심 있게 살펴봐 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이에 푹 주석은 “한국 국민의 편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고 이 부대변인은 전했다. 

이같이 김 여사가 타국 정상에게 정책 문제를 직접 언급한 것에 대해 최 전 수석은 “황당한 일”이라며 “왜 민주당에서 지적을 안 하는가”라고 말했다. 

또 “윤 대통령이 양국간의 현안을 얘기했다 하더라도 김 여사가 낄 자리가 아니다”며 “친선 도모나 덕담 등이 아닌 정책 현안”을 얘기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비자 문제가 안건으로 올라온 것에 대해서도 “(외교는)상호성이 있는 것”이라며 부적절하다고 봤다. 

최 전 수석은 “베트남도 비자 문제 관련돼 우리나라한테 아쉬운 것이 있다”며 “예를 들어 여행 비자 같은 것은 베트남에서 15일 이상 연장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은 국력이 좀 떨어지는 나라가 국력이 앞선 나라한테 아쉬운 것이 비자 문제”라며 “김 여사가 낄 자리도 아니지만 그걸 거기서 얘기했다는 것은 앞뒤를 좀 살펴봐야 된다”고 했다. 

그는 거듭 “왜 김 여사가 얘기하나”라며 “또 대통령이 얘기할 사안도 아니다, 외교부는 뭐하고”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 전 수석은 “수사에도 성역은 ‘굳건희’지만 권력에도 성역은 ‘굳건희’”라고 비꼬았다.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과 친교 차담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뉴시스>

김 여사가 비자 문제를 타국 정상에게 직접 언급한 것에 대해 SNS에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다수 언론은 김 여사가 슬리퍼를 신은 것을 보도할 뿐 해당 문제는 주목하지 않았다. 

반면 김어준 씨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틀 연속 언급했다. 

김 씨는 9일 “이번 한 주 가장 인상적인 기사는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가 베트남 주석을 만나 한국비자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요청했다는 대통령실 브리핑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경 출입과 비자 문제는 가장 근본적인 외교 현안인데 그 국가사무를 왜 선출되지도 임명되지도 않은, 그래서 아무 권한도 없는 민간인 신분의 부인이 상대국 정상에게 요청하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김 씨는 “법에도 없는 대통령 부인의 이 지위는 대체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김 씨는 전날 오프닝멘트에서도 “대통령 부인이 무슨 자격으로 국가 대 국가의 외교정책 사안을 상대국 정상에게 요청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김 씨는 “문재인 대통령이 바이든 당선 후 혼자 방미해서 크랩 케이크를 사이에 두고 대통령끼리 마주 앉았는데 그 옆에 질 바이든이 앉아서 3자 환담을 하던가”라고 상황을 바꿔 묻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게 뭔가, 공동정권인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