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7월5일(현지시간) 미국뉴욕남부연방검찰청을 방문해 안드레아 그리스울드 수석법률고문과 스캇 하트만(현 증권금융범죄수사단장)을 만났다. 사진 오른쪽 위는 스캇 하트만 증권금융범죄수사단장, 오른쪽 중간은 안드레아 그리스울드 수석법률고문. <사진=법무부 제공, 뉴시스>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변호사)는 법무부가 “지난 정부도 비공개했다”며 한동훈 법무장관의 미국 출장비 집행 내역 공개를 거부한 것에 대해 24일 “궤변이 부끄럽지도 않은가”라고 말했다. 

하승수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보공개법을 어기는 게 관행이었다는 취지라면, 범죄자들이 앞으로 ‘위법의 관행’을 주장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하 변호사는 지난 7일 한동훈 장관의 미국 출장과 관련 지출일시, 지출금액, 지출명목, 지출장소 등 세부집행내역을 공개하라며 정보공개 청구를 했다. 그러나 법무부로부터 22일 거부 통지를 받았다고 23일 밝혔다. 

법무부는 통보문에서 “출장경비 집행내역은 국가안전보장, 외교관계 등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으므로 공개하지 아니함”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과거 정부를 비롯해 유사한 역대 장관 출장 등 상세내역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과거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 같은 사유로 비공개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 <이미지 출처=법무부 트위터>

이에 대해 하승수 변호사는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의 비공개사유 중에 ‘이전 정권에서도 비공개했다’는 사유는 없다”고 반박했다. 

또 “정보공개법을 어기는 게 관행이었다는 취지라면, 범죄자들이 앞으로 ‘위법의 관행’을 주장하면 어떻게 할 것인지?”라며 “법적인 논리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익’ 해명에 대해서도 하 변호사는 “교통비, 식비, 숙박비, 체재비 등의 집행내역과 지출증빙자료가 공개되면 ‘국가의 중대한 이익이 현저히 훼손’된다는 궤변이 부끄럽지도 않은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조호균 변리사는 출장경비보다 왜 급하게 일정을 잡았는지, 왜 상대국 법무장관을 못 만났는지 등을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변리사는 “조그만 회사도 해외 출장 갈 때, 2달 전에 미리 약속을 잡는데, 얼마나 급하게 잡았길래, 상대국 카운트파트너(법무장관)도 못 만나느냐”며 “법무차관(Deputy AG)도 아니고, 법무부내 서열 5위인 AAG(Assistant AG)는 뭔가”라고 따져 물었다. 

또 “미국의 93개 연방검찰청 중 하나에 불과한 뉴욕남부연방검찰청(한국으로 치면 부산지방검찰청)에 가서 서열 3위를 만난 것은 뭔가”라며 “그들은 메모지도 없이 나왔던데, 무슨 얘기했나?”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김어준씨는 이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지난 100일을 보면 한 장관은 본인을 사극에 나오는 역사적 인물처럼 생각하고 있는 건지 발언, 태도, 생각, 말투가 과잉됐다”고 말했다. 

미국 출장 관련해서도 김 씨는 “호텔비나 비행기표 값, 밥값이 국익과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다”며 “공무원이 장관과 출장갔지만 다 공개한 부처 보고서들도 있는데 다른 부처는 국익과 상관없나”라고 따져 물었다. 

아울러 “한 장관의 출장보고서 내역을 보면 일국의 장관이 갔는데 미국 쪽 장관은 안 나왔다. 그래서 차관보를 만났다”며 “거기까지 가서 왜 교도소를 구경하고 왔는가”라고 활동 내역을 짚었다. 

또 “사진을 보면 우리 쪽은 서류를 잔뜩 두고 있는데 상대는 아무것도 없거나 종이 한 장 있다”며 “상대는 의제가 있다고도 생각 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씨는 “워싱턴DC에서 뉴욕까지 2시간이면 이동하는 데 (일정 중)하루가 비더라”며 “계획서와 일정과 실제 실행을 자세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6월30일(현지시간)미국 연방법무부를 방문해 케네스 폴라이트 2세(오른쪽) 차관보 겸 형사국장, 조나단 캔터(왼쪽) 차관보 겸 반독점국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법무부 제공,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