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당시 ‘가짜 돈다발’ 사진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조폭 연루설’을 촉발한 박철민 씨가 국민의힘 윤석열 당시 후보 캠프 소속이었던 A(35)씨 명의의 휴대전화를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31일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박 씨는 2019년 5월 특수협박 및 마약투약 등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됐고, 지난해 7월 말부터 8월 말까지 한 달여간 형집행정지를 받았다.

박 씨가 재입소한 지 두 달 뒤인 지난해 10월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은 당시 박 씨의 편지를 근거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박 씨에게 20억 원 상당의 불법 자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이 지난해 10월 1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대한 국정감사에서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조폭연루설'을 주장하며 관련 돈다발 사진을 공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경찰은 박 씨가 누구와 연락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박 씨가 고의로 허위사실을 공표했는지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에게 휴대전화를 빌려준 A씨는 이번 대선에서 윤 후보 캠프 소속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A씨는 박 씨의 아버지인 국민의힘 소속 박용승 전 성남시의원과도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올해 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성남청년본부장으로 임명된 데 이어 이달 초에는 한 지역단체 대표 자격으로 윤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A씨는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씨와는 동네에서 아는 형동생 사이로, 보석으로 풀려난 기간 동안 안 쓰던 휴대전화를 빌려준 것 뿐”이라면서 “사건에 대해서 아는 것도 없을뿐더러 박씨와 말 한마디 오간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철민 씨의 법률대리인 장영하 변호사도 “A씨 휴대전화 데이터 일부를 자체 포렌식을 통해 확보했다”며 “조만간 관련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했다. 장영하 변호사는 지난달 29일 오전 선거관리위원회에 국민의힘 성남시장 예비후보로 등록을 마친 상태다.

▲ 장영하 변호사가 지난해 10월 20일 오후 경기 성남시 법무법인 디지털 회의실에서 박철민 관련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대선 조폭기획설 정황”이라며 “윤석열 선대위와 국민의힘의 정치공작에 대해 즉각 수사할 것”을 촉구했다.

1일 신혜영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대선기간 내내 이재명 후보에게 ‘조폭연루설’이란 꼬리표가 따라붙게 했던 김용판 의원의 ‘국감장 폭로’와 박철민 씨의 숨겨진 연결고리를 A씨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신 대변인은 “박철민 씨와 윤석열 선대위가 공모해 이재명 후보를 비방하고 낙선시킬 목적으로 조직적인 정치공작을 벌인 것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 같은 정치공작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공직선거법 위반을 넘어 국민의 선택권을 교란시킨 헌정질서 문란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사법 당국은 즉각 철저한 수사로 정치공작의 실체와 관련자를 낱낱이 밝힐 것을 엄중하게 요구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