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대통령 당선자의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은 무리’라는 입장을 밝히자, 일부 언론이 이를 두고 ‘신구 권력 갈등’, ‘靑, 청와대 이전 반대’ 등의 표현을 써가며 갈등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21일 오후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 등과 관련 정부 입장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청와대가 국민 곁으로 가겠다는 걸 저희들은 반대를 한 적이 없고 잘 되기를 소망한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고 강조하며 “그래서 청와대가 ‘청와대 이전에 반대한다’거나 ‘용산 이전을 반대한다’거나 그리고 ‘신구 권력 갈등’이라거나 이런 언론의 기사 제목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수석은 같은 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도 “저희가 이전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고 얼마나 여러 차례 말씀을 드렸나”라며 “새 당선인의 공약,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해서 (문재인) 대통령은 일체 함구하라는 함구령까지 청와대 참모들에게 내릴 정도로 그런 문제에 대해서 정말 잘 협조하고 모범적으로 할 것”이라며, 다만 “안보 공백, 이 문제는 해결할 게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당선인께서 발표하신 대로 5월10일 새로 이전할 그곳에서 업무를 시작하시려면 적어도 해결할 안보 공백이 저희가 볼 때는 우려되는 지점이 있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5월10일부터 그곳에서 근무하실 것이냐고 하는 이 문제에 대해서 서로 협의하고 해결을 하자는 것이지 저희가 반대한다거나 신구 권력 갈등, 충돌, 이런 것이 전혀 아니라는 것을 그렇게 진심을 다해서 말씀을 드려도 어떻게 그렇게 이해를 하시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저희도 ‘광화문 시대’를 약속한 정부였고 그것에 대해서 다 이루지 못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여러 차례 드렸고 당선인께서 국민 곁으로 다가가시겠다는 그 공약과 약속을 꼭 지키시기를 바란다는 입장”이라며 “그러나 5월10일까지 안보 공백 우려에 대해서는 꼭 협의를 하고 해결을 하셔야 되겠다. 함께 한번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 보자는 취지라는 것”을 재차 강조했다.

박 수석은 “인수위 측도 군사 전문가가 계시고 이 부분을 잘 아는 분들이 계시지 않냐”며 “그런데도 5월10일 그렇게 하겠다고 결론을 내린 데에는 현재 저희가 염려하고 있는 안보 공백의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이 있으니까 그렇게 말씀하셨을 것 아니냐”고 했다.

그는 “그래서 저희가 모를 수도 있고 그쪽이 모를 수도 있는 것이니까 이야기를 해 봐야 되는 것 아니겠냐”며 “어제 (NSC 회의에) 국방부 장관이나 합참의장도 참석하지 않았나. 그런 점(안보 공백)을 충분하게 (인수위 측에) 설명을 해드려라, 그것이 어제 회의 결론”이라고 전했다.

박수현 수석은 ‘안보 공백’의 한 사례로 “청와대는 위기관리센터가 있고 그 위기관리센터를 운영하는 시스템이 있을 것 아닌가. 그런데 5월9일 자정까지, 밤12시까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이고 군통수권자로서 그 시스템으로 국가를 보위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것 아니겠나. 그럼 바로 1초 후에는 윤석열 후임 대통령께서 그 시스템을 가지고 똑같은 일을 하셔야 된다. 그런데 그것을 어떻게 바로 옮길 것인가, 이 시스템을 옮기는데 시간이 얼마나 소요될지 저희는 걱정이 되지 않겠냐”고 했다.

이에 진행자인 김어준 씨는 “말씀하셨다시피 5월9일 자정까지는 계속 컨트롤 센터가 돌아가야되는데 이걸 그 순간 중단시키면 이 센터 기능을 어디서 옮겨 받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박 수석은 “저희도 그런 지점이 궁금한 것”이라며 “인수위 측에서는 이에 대한 대책이 있으니까 5월10일부터 새로운 곳에서 업무를 시작할 수 있다, 이렇게 하셨을 텐데 그래서 5월10일이 가능한가에 대해서 서로 머리를 맞대고 5월10일 날 안 된다면 어떻게 할 거냐고 하는 것에 대해서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서 머리를 맞대 보자는 것이지 절대 다른 뜻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자와의 회동에 관해 박수현 수석은 “어제 김은혜 대변인께서 ‘안타깝다’고 하는 입장을 발표하셨던데, 절대 안타까워하지 말아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당선자님과 대통령의 회동과 어제 안보 공백에 대한 저희의 우려, 이런 것들이 전혀 연계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또 두 분이 만나시면 이런 부분까지도 같이 말씀을 나누실 수 있는 것 아니겠냐”며 “실무적인 부분에 대해 각 부처와 인수위 간에 하지만, 그래서 더욱더 이런 것 때문에 두 분의 회동이 절실하게 더 필요한 이유도 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전날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은 ‘집무실 용산 이전’ 관련 청와대의 입장에 대해 “당선인이 현직 대통령을 만나서 얘기하면 풀어질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21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 하이킥>에서 “앞으로 윤 당선인과 문재인 대통령 사이에 만남이 곧 실현되지 않겠나”라며 “소위 현직 대통령과 미래 대통령이 만나서 이 문제에 대해 소상하게 협의를 한다면 어떤 결론이 도출되지 않겠나”라고 했다.

앞서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은 윤석열 당선자와의 의제 조율 없이 빨리 만나 대화하자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윤석열 당선인과 빠른 시일 내에 격의 없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자리를 갖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며 “무슨 조율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청와대의 문은 늘 열려있다”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 김은혜 대통령 당선자 대변인. <사진제공=뉴시스>

한편, 김은혜 당선자 대변인은 22일 오전 서울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대통령 당선인은 행정 각부의 총괄을 하는 장으로서 국가 안보와 국민 민생을 빈틈없이 챙겨야 한다는 것, 너무 당연하다”며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던 윤석열 당선인이 이번 선거에 임할 때 국민들께서 정권교체를 명하신 것도 이제 제대로 일하라는 국민의 엄중한 바람임을 저희가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그래서 저희는 일하고 싶다. 일할 수 있게 도와달라”며 “국민의 관점에서 볼 때 정말 일 잘하는 정부, 유능한 정부가 되고 싶다. 그래서 새 정부는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잘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