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뉴시스>

대검 감찰부가 대검 대변인 공용폰을 압수하자, 법조기자 10여명이 이에 강력 반발, 검찰총장실 앞에서 해명을 요구하며 대치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9일 오마이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대검찰청 감찰부가 ‘고발사주’ 의혹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장모 대응문건 작성’ 의혹과 관련해 10월29일 ‘윤석열 대검’의 권순정 대변인이 사용하던 공용폰을 임의제출 형식으로 압수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후 8일 법조기자단은 관련 사안에 대해 김오수 검찰총장이나 한동수 감찰부장의 대면 설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법조기자단 소속 기자 10여 명은 검찰총장실로 몰려가 ‘대변인 공용폰’에 대한 위법한 포렌식이 아니었는지 따져 물었다.

이에 김오수 총장은 “해명은 감찰부에서 낼 것이고, 미비하다면 대변인을 통해서 의견을 달라”, “감찰과 관련해서는 착수 결과만 보고받고 관여는 못한다”라고 답했다.

이날 김 총장은 자신을 막아선 기자들에게 “여러분들에게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는지 궁금하다”, “여러분 때문에 공무가 방해돼서 늦었다고 검사장들한테 말하겠다”며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해 한동수 감찰부장은 이날 저녁 자신의 SNS에 “대검 기자단에서 오늘 밤 9시경 대검 감찰부 입장문을 보이콧하겠다는 결정을 내려, 부득이하게 SNS에 대검 감찰부 입장문을 게시한다”고 알렸다.

입장문에 따르면, 대검 감찰부는 ‘대검 대변인 공용폰 포렌식 보도’ 관련해 “이미 초기화된 공용폰을 대검 대변인실의 협조를 받아 임의제출 받은 것이고, 그 과정에서 ‘제출 안하면 감찰사안’ 이라고 한 바 없다”고 밝혔다.

또 “공용폰 보관자가 참관을 원치 않아 전문수사관 입회 하에 포렌식을 실시하고, 그 과정을 영상 녹화하는 등 신뢰성 확보를 위한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용폰은 사용자변경 과정에서 수회 초기화된 관계로 포렌식 결과 아무런 정보도 복원할 수 없어 포렌식 결과보고서도 그 취지로 작성되었고 현재 대검에서 공용폰을 보관 중에 있다”고 했다.

일련의 사태에 대해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검 기자단이 검찰총장실 앞에 몰려가 김오수 총장에 맞서 대치하고, 한동수 감찰부장의 입장문 수령과 보도를 거부한다”며 “‘친검’(親檢)이 아니라 ‘친윤’(親尹) 기자단이었다”고 개탄했다.

같은 날 송요훈 MBC기자도 SNS에 “대변인의 휴대전화를 압수했다고 기자들이 왜 그리 예민하게 대응 하냐”며 “혹시 그 전화에 민원이나 청탁이나 인사 개입 등등 기자가 해서는 안 되는 ‘부정한 행위’가 드러날까 두려워 그런가, 아니면 그 전화에 검찰이 던져주는 먹이를 쫓아 인간사냥을 했던 과거의 흔적이 남아 있어 그런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2017년 8월에 <시사인>이 공개한 ‘삼성 장충기 문자’를 거론, “그 중에는 기자들과 주고 받은 문자 메시지도 있었는데, 지금 법조 기자단의 논리라면 그것도 언론의 자유 침해가 되겠군요”라며 “그 문자에는 광고 달라는 청탁도 있고, 언론이기를 포기한 아부도 있었다”고 상기시켰다.

송 기자는 특히 “검찰총장의 앞을 가로막고 한 시간 가까이 붙잡고 있던 10여명의 기자들은 법조 기자단을 대표하는 건지, 대변인 공용전화 압수가 언론의 자유 침해라는 건 법조 기자단이 논의를 거쳐 결정한 공식 입장인지, 그 10여명의 기자들은 어느 신문사 소속”인지 궁금하다고 했다.

그러고는 기자들을 향해 “그걸 좀 취재해서 국민의 알권리를 지켜주시라. 기자들은 집단의 이익이 아닌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복무해야 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