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개입 임성근 전 판사 탄핵심판 사건’ 국회 측 대리인인 양홍석 변호사는 헌법재판소의 각하 결정에 대해 “스스로 권위와 격을 떨어뜨린 것”이라고 성토했다.

양 변호사는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임성근 전 판사에 대해서는 다양한 평가가 있을 수 있”지만, “분명한 것은, 헌재는 재판관여행위를 확인하고도 침묵했”다며 이 같이 비판했다.

그는 “최소한 헌재가 헌법질서를 수호하는 책무에 충실했다면, 주문을 어떻게 내든, 재판관여행위의 위헌위법에 대해 명확하게 판단했어야 한다. 그것이 헌법정신에 부합하는 것이고, 탄핵심판제도를 유효하게 하는 것이었다”며 “그런데 헌재는 그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위헌적 행위를 하고서 제대로 사과하는 자들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헌재의 판단은 필요한 것이었다”고 적고는 “전두환, 노태우, 박근혜.. 사법농단 사건으로 재판받았거나 받고 있는 고위법관들 이제 임성근까지” 헌법을 유린하고 헌정을 파괴한 이들을 하나하나 열거했다.

그러면서 “위헌위법행위를 감행하는 것이 훈장이 되고, 출세의 발판이 되는 것이 그동안 대한민국의 현실이지만, 그래도 최소한 2021년 대한민국에서는, 헌재가 재판관여행위가 위헌위법임을 결정문 어디에서라도 선언해주길 바랬다”며 “그런데 헌재는 침묵했다”고 꼬집었다.

▲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재판관들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탄핵소추 사건' 선고를 위해 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양 변호사는 “그들과 우리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여전히 있다”며 “그 벽은 그 존재를 이미 알고 있던 것인데도, 그 벽에 가로막힐 때마다 늘 불쾌하고 무력한 느낌을 받는다”고 개탄했다.

그는 “위헌위법행위를 목도하고도 침묵하는 법논리 앞에, 어떤 논리적 설득으로도 넘기어려운 ‘차이’가 있음을 다시금 느낀다”면서도 “그래도 그 벽에 부딪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더라도, 계속 부딪힐 생각이다. 부딪혀 깨지는 것이라도 해야 사람들이 그 벽의 존재를 인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곳에 벽이 있다는 것을 안 순간, 그 벽을 깰 수도 있다”며 “더 고민하고, 준비해서 다음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임성근 전 판사 탄핵소추안을 대표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도 같은 날 법관탄핵사건 결정 관련 언론 인터뷰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SNS에 털어놨다.

이 의원은 “(언론 인터뷰) 절제해서 잘 마쳤지만 속상하다. 왜 안 그렇겠냐”며 “지난 2월4일 탄핵소추의결에 성공하기까지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되짚었다.

그는 그럼에도 “양승태 사법농단에 대한 ‘공적인 확인’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미래의 국민들과 판사들이 사법농단을 재판받은 피해자의 관점으로 기억하는 것이 너무나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저도 애를 썼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탄희 의원은 “그랬지만 어쨌든 첫 번째 법관탄핵 사건은 여기서 일단락되게 되었다”고 아쉬운 심경을 토로하고는 “시간을 가지고 생각을 더 구체화해서, 입법기관으로서의 노력을 계속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