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9일 부처님 오신 날에 서울 조계사 앞에선 개신교 목사와 신도 10여 명이 찬송과 구호를 외쳐 논란이 되었다. 그러나 26일 이들을 고발한 건 불교계가 아닌 개신교계 시민단체인 평화나무였다. 

사실 개신교에서 타종교 시설을 훼손하거나 그 앞에서 소란을 피우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왜 이런 일이 자주 벌어지는 걸까? 의견을 듣기 위해 지난 5월 30일 교회개혁실천연대 고문이기도 한 방인성 함께여는교회 목사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다음은 방 목사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방인성 함께여는교회 목사. <사진=이영광 기자>

“부처님오신날 추태, 저급한 탐욕이 일부 개신교 안에 팽배”

- 지난 석가탄신일에 조계사 앞에서 개신교인 10여 명이 찬송가를 부르고 구호를 외쳐 논란이 됐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보셨어요?

“종교인으로 있을 수 없는 무례하고 몰상식한 행동이고 전혀 신앙적이지도 않아요. 또 종교의 가장 큰 미덕인 이웃을 배려하고 존중하고 사랑하라는 기독교의 명령에도 위배되는 행동이라고 봅니다. 현재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이슈는 차별하지 말라는 것이 매우 중요한 화두인데 종교 간의 갈등을 일으키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이 또다시 벌어졌다고 생각합니다.”

- 유독 개신교만이 타종교와 마찰이 일어나는 것 같은데 이유는 뭘까요?

“아마 일부 개신교인들이 신앙을 기독교의 교리를 잘못 배우거나 잘못 가진 것 같습니다. 자신만이 옳고 자신만이 구원과 진리를 가지고 있다는 매우 폐쇄적인 모습인데 이건 기독교의 가르침도 아니고 성경의 가르침도 아닙니다. 우리 사회의 이웃 종교들, 4대 또는 5대 이웃 종교의 가르침도 전혀 아닌 형태를 일부 개신교인들이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그들이 기독교의 가르침을 잘못 가지고 있고 왜곡하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 그들의 주장은 불교를 믿으면 지옥에 가니 개신교를 믿고 천국 가자는 건데.

“어느 종교계나 조심해야 될 것이 마치 구원과 진리를 독점하고 자신만이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물론 자신이 믿고 있는 종교가 구원을 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는 건 좋은데 다른 종교인들은 지옥에 간다거나 구원을 받지 못한다고 하는 것은 그 종교의 패권주의이고 종교가 가지고 있을 태도도 되지 않습니다. 성경의 가르침도 너희가 두렵고 떨림으로 구원을 이루어가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자신이 가진 진리, 복음, 구원의 교리를 두렵고 떨림으로 자신의 확신 또 세뇌된 종교 우월주의로 표방할 것이 아니라 겸손하게 온유한 자세로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구원을 이루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진리 향한 종교의 가르침을 잘 따라가는 모습들이 있어야 하는데 일부 개신교회는 마치 구원을 다 차지한 양 자신이 다 알고 있는 양 단순화시키고 있습니다. 자신의 확신과 세뇌 속에서 있게 되는 것은 개인도 위험하고 그 사회에 마찰을 일으키는 행위가 되겠습니다.”

- 그러나 기독교는 기독교 이외에 구원이 없다고 가르치지 않나요?

“기독교 외에는 구원이 없다고 가르치기보다 기독교가 구원의 종교라고 가르치죠. 기독교가 구원을 가져다준다고 우리가 믿고 신앙생활을 하는 것과 기독교 이외에 다른 것은 다 멸망을 받는다고 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마치 다른 종교는 전부 우리 사회에서 없어져야 될 종교로 생각하고 배타적이고 분쟁을 일으키는 것은 그들이 가진 신앙관 종교관 구원관을 무시하는 것이죠. 내가 가진 신앙관과 종교관이 좋다면 상대방이 가진 신앙과 종교도 존중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종교가 자신의 종교보다 열등하고 우월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마찰을 일으킬 것이 아니라 기독교가 얼마나 귀한 종교인지를 삶과 인격으로 또 그들의 모습으로 보여 주어야 합니다.”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 외국에서도 개신교가 다른 종교를 훼방하는 사례가 있나요?

“외국에는 우리 사회도 다종교사회인 것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유럽국가나 서구 국가들은 다종교 국가들입니다. 물론 서구가 기독교가 강세이긴 하지만 이슬람교라든가 또는 요즘은 우리 동양의 종교인 불교도 유럽 사회에 많이 퍼져 있지요. 다종교사회에서는 서로서로 자신이 가진 종교 신앙에 대해서 서로 존중하고 서로 배려하고 자신의 가지고 있는 종교의 장점을 잘 살리는 것인데 어떤 종교든지 일부 아주 극단적인 추종자들, 신앙인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배타적이고 타종교를 무시하고 마찰을 일으키는 종교인들이 종교를 막론하고 조금씩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 있는 개신교는 이웃 종교와 마찰을 일으키고 마치 자기만 천당에 가고 다른 사람은 다 지옥에 갈 것처럼 외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이렇게 하는 것은 종교인으로서의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그 이유는 뭘까요?

“아마 기독교가 권력과 어떤 패권을 탐욕적으로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라고 봅니다. 그래서 기독교가 그 사회를 좌지우지해야 하고 권력을 쥐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아주 저급한 탐욕적인 모습이 일부 개신교 안에 팽배해 있습니다. 그래서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하고 다른 이웃들, 다른 종교를 아주 배타적으로 해서 자신이 패권을 가지려고 하는 모습이 있고요.

이렇게 되는 근본적인 배경에는 근본주의적 신앙관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개신교가 성경에 있는 문자를 해석하고 진리를 탐구하고 구원에 대해서 두렵고 떨림으로 이루어 가려고 하기보다는 문자에 매달리는, 아주 위험한 신앙과 신학의 가르침이 깔려 있다고 봅니다.“

- 기독교의 배타성이 문제로 보여요. 그러나 일각에선 종교는 원래 배타적일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있던데.

“어떤 종교라도 자신의 종교의 장점, 자신의 종교만이 가지고 있는 구원관과 신앙관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배타성과는 좀 다릅니다. 배타성이라고 하는 것은 자신이 가진 생각이나 신앙, 종교 이외에는 다 나쁘다, 구원이 없다, 틀리다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신의 종교와 신앙을 소중히 여기는 모습과 다른 종교를 비방하고 배타적이고 틀리거나 구원이 없다라고 할 수 있는 권리는 없습니다. 그래서 이 배타성은 종교가 가진 본질과는 다르죠. 오히려 종교마다 가지고 있는 구원관과 신앙관의 소중한 그런 장점을 잘 살리는 것은 종교가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나 다른 종교를 비방하거나 틀렸다거나 구원이 없다고 마찰을 일으키는 것은 종교인의 자세, 종교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겸손과 사랑의 모습과는 다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계사 앞 추태 부린 개신교인 10명 고발, 개신교인으로서 적극 지지”
 
- 이런 문제가 계속 나오는 이유엔 목회자 책임도 있지 않나요?

“목회자 책임이 가장 큽니다. 목회자가 그렇게 가르침으로 많은 사람을 유혹하거나 현혹을 합니다. 마치 자기 종교만이 구원이 있고 한국 개신교는 더 나아가서 자기 교회만이 구원이 있는 것처럼 가르치는 목회자들이 아주 많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많은 개신교인이 교회로 옮겨가지도 못하는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합니다. 사실 들여다보면 이것은 목회자의 탐욕입니다. 교인을 이탈시키지 않고 교회를 키워가고 종교를 키워가기 위한 하나의 수단과 방법인데 이것은 매우 위험한 것입니다.

사실 예수님은 종교를 창시하기 위해서 오지 않았습니다. 기독교를 창시했다거나 또는 교회를 만들기 위해서 오신 것이 아니라 사랑을 통해서 모든 사람을 구원하기 위한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 이 땅에 오신 것이지 예수님이 어떤 일정 종교를 만들거나 교회를 세우기 위해서 이 땅에 오신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 <이미지 출처=SBS 화면 캡처>

- 개신교 시민단체인 평화나무가 조계종 앞에서 찬송가를 부른 10여 명을 고발했는데.

“시민단체 평화나무가 지난번 조계사 앞에서 추태를 부린 개신교인 10명을 고발한 것은 개신교 단체로서 저는 적극 지지합니다. 한국에 있는 개신교가 다 그렇지 않고요. 이웃 종교들을 존중하고 함께 더불어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종교인으로서의 삶을 살려고 하는 교회와 그리스도인들도 많은데 이런 일부 개신교인들의 추태 때문에 한국교회가 욕을 먹고 있다고 보고 있고요. 물론 많은 보수적 교회들이 동조하거나, 행동으로 하지 않지만 이런 모습이 있긴 합니다. 그래도 이렇게 과격하고 몰상식한 행동을 하는 그들을 고발한 것은 마땅한 일이다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고발당한 목사는 “그냥 예배드리고 찬양하고 기도했을 뿐이야. 구원을 위해서 전할 것이고 뭘 해도 전할 것이고…”라고 하던데.

“예수님께서도 기도하는 것 예배드리는 것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이렇게 장터에 나가서나 다른 사람에게 보이라고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더 나아가서 이웃 종교의 아주 귀한 석가탄신일에 조계사 앞에서 예배드리고 찬양하고 기도했다는 것은 예배도 아니고 기도도 아니고 아주 예의 없고 무례하고 아주 나쁜 일이죠. 하나님의 사랑의 모습을 추락시키는 거죠.”

- 만약 성탄절에 이 교회 앞에서 불교인들이 목탁을 두드리고 불교 경전을 읽으면 이 교회 목사와 교인들은 뭐라고 할까도 궁금해요.

“그렇습니다. 만일 우리 성탄절에 교회 앞에서 불교인들이 와서 목탁을 두드리고 예불을 한다면 싸움이 날 거예요. 상대방의 입장을 좀 생각할 줄 알아야 되는데 이들은 전혀 상대방 입장을 생각할 줄 모르는 아주 몰상식한 형태죠. 불교계가 우리 기독교 교회 앞에서 그랬다면 아마 그 정도로 끝나지 않고 큰 사고가 일어났을 겁니다.”

- 십계명 중에 너는 너의 하나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지 말라는 계명이 있잖아요. 이런 행위는 십계명에도 위반되는 것 아닐까요?

“그렇죠, 그들이 조계사 앞에서 찬송하고 기도하고 구호 외치고 예배 드린다는 것은 하나님의 얼굴에 침 뱉는 것이고 하나님의 이름을 땅에 떨어뜨리는 망령되이 일컫는 것이고 예수님 사랑과 삶을 짓밟는 행태죠.”

- 이게 전도에 도움이 안 되지 않나요?

“전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지요. 그렇게 과격하고 무례하고 비이성적이고 몰상식한 행태를 보이면 젊은이들이나 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나 상식적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이건 전혀 전도에 도움이 되지 않고 전혀 사회의 종교인으로서도 도움이 되지 않아요. 끊임없이 분쟁을 일으키고 마찰을 이기고 갈등을 일으키는 종교가 왜 우리 사회의 필요하겠습니까?”

▲ <이미지 출처=SBS 화면 캡처>

- 이 같은 행태를 근절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세요?

“목사들이 교회에서 정직하게 기독교의 가르침을 잘 가르치고 또 가르치는 것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기독교에서 가장 중요한 가르침은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불교인도 이슬람교도 다 이웃이 됩니다. 모든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는 실천을 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됩니다. 두 번째는 기독교가 패권을 쥐려고 모두 기독교화되려고 하는 기독교 패권주의를 버려야 합니다. 오히려 기독교가 사회 속에 더 어렵고 힘들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들어가서 그런 사람들에게 녹아져야 됩니다. 그런데 기독교가 녹아지려고 하지 아니하고 기독교가 큰 세력을 잡고 휘두르려고 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데 그건 기독교의 가르침도 아닙니다. 그러지 말고 온유하고 겸손하면서 이웃을 사랑할 줄 아는 이러한 실천의 모습을 갖지 않으면 안 되겠습니다. 근본주의적 신앙을 버려야 하겠습니다.”

- 교단 차원에서 대응해야지 않나요?

“저도 교단 차원에서 신학교에 가르침이나 교단법으로 이웃 종교들과의 마찰 갈등을 하는 것은 기독교의 가르침이 아니라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신앙과 구원관을 잘 드러내고 실천하고 하는 것이 더 우선이라는 것을 교단의 어떤 강령으로 또는 지침으로 좀 만들었으면 좋을 거 같습니다.”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 말씀 해 주세요.

“늘 <GO발뉴스>는 이렇게 사회에 꼭 필요한, 또 힘든 문제를 주목하고 기사화하는데 감사를 드립니다. 특별히 이번 종교 갈등 문제는 부끄럽습니다.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종교 간의 전쟁과 분쟁은 없는 나라였는데 개신교가 특별히 이런 문제를 일으켜서 정말 민망하고 부끄러운데 <GO발뉴스>가 이 문제를 다뤄 줘서 너무 감사합니다. <GO발뉴스>, 용기를 잃지 마시고 사회에 이런 꼭 필요한 부분, 아픈 부분을 잘 드러내서 사회가 건강해지는데 큰일을 담당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영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