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입대를 앞둔 아들과 포옹하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 <사진출처=나경원 전 의원 페이스북>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원정출산 의혹을 불식시키려 아들 군 입대날에 맞춰 ‘소견서’를 공개했지만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나 전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에 군 입대를 앞둔 아들과 포옹하는 사진과 함께 서울대병원이 지난해 9월 발급한 것으로 되어 있는 ‘소견서’를 공유했다.

‘소견서’에는 1997년 12월 11일 유도 분만을 위해 입원했고, 12일 유도 분만을 시행해 아이를 출산한 뒤 14일 퇴원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하지만 온라인상에서는 원정출산 의혹을 일소에 해소할 수 있는 ‘출생증명서’를 놔두고 ‘소견서’ 공개로 의구심만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송요훈 MBC기자는 SNS를 통해 “미국 원정 출산에 대한 의혹을 해소하려면, 아이를 낳은 국내의 병원에서 아이의 출생증명서를 발급받아 공개하면 되는데, 1997년에 아이를 낳았다는 의사의 소견이 적힌 엄마의 2019년 정기검진 소견서를 공개하는 이유는 뭔가”라고 의문을 표했다.

송 기자는 “2019년에 발급한 소견서에 1997년의 입원 기간이 적혀 있고, 병을 앓았다는 과거의 병력을 쓰는 칸에는 ‘3.95kg 남아 출산’ 이라고 적혀 있는데, 아이 출산이 병을 앓았다는 병력인가? 참 해괴하다”고 했다.

그는 “이건 해명이 아니라 국민을 희롱하는 거 아닌가?”라며 “소견서 작성한 서울대병원 의사를 찾아가 이런 의문을 해소해줄 기자는 없는가”라고 꼬집었다.

방송인 김남훈 씨도 “출생증명서는 서울대병원은 인터넷으로도 발급 가능하던데 왜 굳이?”라고 물음표를 던지고는 “혹 전산화 이전이라고 하더라도 ‘출생증명서’는 발급 가능할 텐데 어째서 ‘소견서’일까? 그리고 출생증명서에는 (신생아의 법적지위와도 관련 있는 중요한 부분이라) 출생 장소가 명시되어 있다”고 짚었다.

▲ <이미지 출처=김남훈 씨 트위터 캡처>

관련해 동아대 의대 산부인과 한명석 교수는 SNS에서 “(출산을 증명하려면 출생증명서를 올리면 되지) 참 특이한 소견서”라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진단은 일반검진(Routine check up)과 여성에서 흔하디흔한 자궁근종(myoma)으로 적어 넣고, 병력은 history of normal fullterm delivery(자연분만) 만을 기록”했다며 “이것만 봐서는 서울대병원에서 분만했는지, 혹은 환자의 주장을 소견서 형태로 발급되었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이어 “22년 전 분만한 걸 소견서로 발급하는 아주 이례적인 경우다. 소견서는 말 그대로 의사의 소견(opinion) 일 뿐”이라며 “차라리 진단서로 발급했다면, 발급의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기에 더 신뢰가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21일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공개한 '소견서'. <이미지 출처=나경원 전 의원 페이스북>

한편, 김두일 차이나랩 대표는 나 전 의원의 ‘소견서’ 공개 시기와 관련해 페이스북에서 “작년 자신의 아들에 대한 의혹이 퍼지던 시기에 관련 서류를 준비했고, 1년 넘게 공개를 하지 않고 보관하고 있다가 현 시점에서 굳이 공개를 한 것은 서울시장 출마를 위한 ‘정치적 선언’이라고 보인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