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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만 나부끼고 저널리즘 사라진 ‘황교안 보도’[신문읽기] 한국 언론의 정치보도가 바뀌지 않으면 정치도 바뀌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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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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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14  09:46:05
수정 2019.01.14  10: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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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당, 전대출마 의미냐’ 묻자···황교안 “그런가요? 허허허”>

오늘자(14일) 중앙일보 12면에 실린 기사 제목입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자유한국당 입당을 확정하면서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 구도가 출렁이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황 전 총리 출마로 ‘판이 커지면서’ 홍준표 전 대표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모아진다는 대목도 있습니다. 

중앙일보 기사는 한국 정치보도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평가는 없고 ‘공학’과 ‘전망’만 나부낍니다. 가치평가를 배제하다 보니 경마식 중계가 횡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친박-잔류파 vs 비박-복당파’의 해묵은 당내 계파대결 구도가 다시 꿈틀거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는 식입니다. 

   
▲ <이미지 출처=중앙일보 홈페이지 캡처>

황교안의 한국당 입당 … ‘중계보도’하고 전망만 할 일인가 

현실정치를 분석하고, 당내 역학구도를 ‘읽어내는’ 것. 언론이 해야 할 일입니다. 문제는 상당수 정치보도가 그렇다는 겁니다. 오늘(14일) 전국단위종합일간지에서 ‘황교안 전 총리 보도’를 어떻게 했는지 한번 보시겠습니까. 다음과 같습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자유한국당에 입당하겠다고 밝히면서 다음 달 27일로 예정된 한국당 대표 선거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13일 ‘황 전 총리로선 현 판세에서 본인이 당권을 거머쥘 수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에 입당을 결정한 것 아니겠느냐’면서도 ‘황 전 총리의 도전이라는 새 변수가 2차, 3차 변수를 만들어 전당대회 구도가 더 복잡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동아일보 6면 ‘황교안 등판에 판 커진 한국당 全大… 홍준표-김무성 출마론도’)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이번 주 자유한국당에 공식 입당한다. 그의 입당을 두고 그간의 국정운영 경험 등을 토대로 보수 진영의 차기 주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지만, 박근혜 정권과 운명을 같이 했다는 점에서 친박계 수장(首長) 역할에 그칠 것이란 박한 평가도 적지 않다.” (한국일보 4면 ‘보수 리더로 뜰까, 친박 수장 그칠까 황교안 시험대’) 

“‘야권 잠룡’으로 정계 입문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15일 자유한국당에 입당한다. 한국당의 차기 당대표 유력 후보이기도 한 황 전 총리가 등판하면서 다음달 27일로 예정된 전당대회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서울신문 6면 ‘야권 잠룡 황교안 결국 내일 입당…한국당 새달 전당대회 구도 요동’) 

물론 황교안 전 총리에 대한 보수층의 지지가 분명 존재하고, 현실적으로 제1야당에서 친박계라는 ‘세’를 형성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언론이 이런 흐름을 분석하고 전망하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것만 해석’하는 언론이 상당수라면 문제가 있습니다. ‘평가를 동반한 분석’ 없이 내리는 정치보도는 현실 정치를 개혁하는데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한국 정치보도의 문제점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 <이미지 출처=경향신문 홈페이지 캡처>

한국 정치보도, 정치개혁에 도움이 되고 있나 

사실 정치보도의 문제점은 진보·보수 모두에 해당됩니다. 오늘(14일) 경향신문도 8면 <황교안 ‘한국당 당권’ 도전에 도로 친박당·계파 갈등 우려>에서 “자유한국당의 차기 전당대회(2월27일)가 계파전 양상으로 흐르게 됐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국정농단에 공동책임을 져야 할 ‘탄핵 총리’가 반성과 사과 없이 전면에 등장한 것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는 부분을 언급했습니다. 앞선 보도와 경향신문을 구분 지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경향은 또 사설 <황교안 한국당 입당, ‘도로 새누리당’이 되려는가>에서도 “황 전 총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 아래서 법무부 장관과 총리를 지낸 인물로 명실상부한 ‘박근혜 정권의 2인자’였다”면서 “보수층의 주목을 받는다고 해서 난데없이 ‘탄핵 총리’를 당의 간판으로 끌어들이겠다고 한다 … 한국당은 ‘도로 새누리당’으로 가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스트레이트나 분석 기사에서 팩트나 상황전달 쪽에 방점을 찍어 보도했다면 사설이나 칼럼 등을 통해 ‘논평·평가’를 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신문이 가지는 장점 가운데 하나가 ‘이런 기능’ 아닌가요. 

정치보도에 대한 ‘획기적 개선’ 없이 ‘정치개혁’은 없다 

하지만 한국 정치보도엔 ‘정파’는 있고 ‘평가’는 없습니다. 오늘(14일) 조선일보가 8면에 <황교안 입당에… ‘무혈입성’ 따가운 시선>이란 기사를 실은 게 기이할(?) 정도입니다.

조선일보는 “박근혜 정부 실패의 책임이 있는데 한국당에 무혈 입성한다”는 다른 당권 주자들 목소리를 실었는데 황교안 전 총리의 한국당 입당이 ‘이런 식으로’ 보도해야 하는 사안인지 묻고 싶습니다. 

   
▲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지난해 11월3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청년과 경제 '튀고, 다지고, 달리고, 꿈꾸자'라는 주제로 강연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모두가 아는 것처럼 그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에 상당한 책임을 지고 있는 ‘주요 당사자’입니다. 그런 그가 아무런 반성이나 입장 표명 없이 정치권에 들어온다? 더구나 보수 혁신을 내걸었던 자유한국당이 이를 그냥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경향신문 지적처럼 ‘누가 봐도 자기모순’입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 ‘직격탄’을 날리는 언론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국 보수의 퇴보이자 한국 정치의 후퇴인데 한국 언론은 여전히 ‘정치공학’ 보도에 머물러 있습니다. 특히 보수혁신에 큰 책임의식을 느껴야 할 보수언론의 정치보도가 심합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정치보도에 대한 ‘획기적 개선’ 없이 ‘정치개혁’은 없습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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