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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공무원 삼성재취업 기사 홀대하는 언론[기자수첩] 타언론사 단독기사여서? 삼성이 1위이기 때문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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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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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04  16:18:40
수정 2018.10.04  17: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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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이정미 의원실이 인사혁신처의 2008~2018년 4급 이상 퇴직공무원들의 취업심사 현황 자료를 분석했습니다.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고위공무원들이 퇴직 후 가장 많이 재취업하는 기업이 ‘삼성’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고위공직자 취업이 승인된 3104건 중 삼성 계열사에 취업한 건수는 총 181건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삼성경제연구소의 취업자 수가 47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퇴직 고위공직자들이 삼성을 많이 좋아한다는 게 통계로도 확인이 된 겁니다. 

   
▲ 이정미 정의당 대표 <사진제공=뉴시스>

경찰 출신들의 삼성 재취업이 많다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이정미 의원실이 분석한 자료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퇴직공무원들의 ‘직종’입니다. 삼성 계열사에 취업한 퇴직공무원들 중 경찰 출신이 63명으로 가장 많았기 때문입니다. 

경찰 출신이 왜 삼성 계열사에 입사했던 걸까? 저는 언론이라면 당연히 이런 의문을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경찰과 삼성’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관계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경찰 출신들이 삼성에 집중적으로 재취업한 시기를 보면 의문이 조금 풀릴 수도 있을 듯 합니다. 경찰 출신 고위공무원이 삼성에 집중적으로 재취업한 기간은 2012년부터 최근 6년 동안입니다. 

그런데 2012년은 삼성그룹에 노조가 설립된 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경찰 출신 고위공무원들의 삼성 재취업이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경찰 출신 고위공무원의 삼성 재취업과 노조 설립이 과연 별개일까 – 이런 의문이 드는 이유입니다. 

관련해서 최근 나온 수사결과 역시 이 같은 의문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7일 ‘노조 파괴’ 공작을 벌인 혐의로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서비스 임직원 등이 기소가 됐는데요. 이들은 경찰청 소속 간부에게 노조 내부 정보를 빼낸 뒤 돈을 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 또한 과연 별개 사안으로 바라봐야 할까요? 저는 연관성에 더 주목을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경향신문 단독 보도와 일부 언론의 보도 … 그것이 전부였다 

이 같은 내용은 오늘(4일) 경향신문이 단독으로 보도하면서 알려졌습니다. 경향신문 보도 이후 일부 언론 또한 정의당 이정미 의원실의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인용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정말 극히 일부 언론만 보도했을 뿐 상당수 언론은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물론 다른 언론에 침묵을 일방적으로 비판할 수는 없습니다. 제 나름대로 최대한 선의(?)로 해석하면 이렇습니다. 경향신문이 단독 보도한 내용이기 때문에 이른바 ‘물먹은’ 기사를 뒤늦게 보도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이정미 의원실이 분석한 자료는 단순히 ‘물을 먹었다’는 것만으로 무시하기엔 담고 있는 내용이 가진 의미가 적지 않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 ‘물 먹은’ 기사 뒤늦게 ‘인용 보도’ 하면서 어뷰징 기사 남발하는 게 우리 언론들 아닌가요? 

그런데 묘하게 ‘삼성 관련 기사’는 철저하게 정론직필(!) 하려고 합니다. 어뷰징은 물론 인용보도에 있어 삼성은 예외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입니다. 어느 정도이길래 그러냐구요? 

오늘(4일) 오후 4시15분 기준으로 포털에 ‘삼성 재취업’으로 검색을 하면 관련 기사가 9건이 나옵니다. 경향신문, 미디어오늘, 미디어스, 쿠키뉴스 등 극히 일부 언론만 ‘고위 공무원, 삼성 재취업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보도하지 않은 언론사와 기자들에게 묻습니다. 이 ‘결과’가 뉴스 가치가 없는 건가요? 

   
▲ <자료출처=이정미 정의당 대표>

퇴직 고위공무원 ‘취업심사’ 제도, 문제는 없나 

사실 ‘고위공직자의 삼성 재취업’이라는 측면 외에도 이정미 의원실이 분석한 자료에는 조명해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고위공무원들 가운데 경찰 출신들의 ‘삼성 재취업’이 가장 많긴 했지만 다른 부처 공무원들 역시 만만찮았기 때문입니다. 

이정미 의원실에 따르면, 경찰 외에도 국방부가 32명, 검찰청과 감사원이 각각 10명, 외교부가 9명, 국세청 8명 순으로 삼성에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고위공무원들이 삼성을 좋아하긴 하지만 재취업 할 수 있는 기업은 ‘다 좋아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퇴직공무원들은 삼성뿐 아니라 각종 대기업은 물론 과거 자신이 몸담았던 부처·청 산하 공공기관, 업무와 관련된 각종 협회에도 대거 취업했기 때문입니다. 

공직자윤리법은 퇴직한 고위공무원들이 퇴직한 날부터 3년 동안, 퇴직 전 5년간 자신이 소속됐던 곳과 업무 관련성이 있는 기관에 취업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런 ‘기준과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 지에 대한 의문이 드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물론 예외규정이 있습니다. 퇴직공무원들이 취업심사를 받아 승인될 경우 업무 관련성이 있는 곳에도 취업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공개된 ‘승인 비율’을 보면 취업심사가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번 볼까요?

경찰청은 84%가 승인됐고, 국방부는 90%, 감사원 95%, 검찰청은 96%, 국가정보원은 99%가 승인됐습니다. 수치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정말 극히 일부를 제외하곤 대부분 승인이 되고 있습니다. 취업심사에 대한 전반적인 재점검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하지만 상당수 언론은 ‘퇴직공무원 재취업 문제점’ 자체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타 언론사가 보도했기 때문에 무시하고 있는 건가요? 아니면 재취업 대상 1위가 삼성이기 때문에 그런 건가요? 뉴스 가치가 충분히 있는 사안이란 점에서 저는 후자에 방점이 찍힙니다만. 

   
▲ 서울 서초구 삼성그룹 삼성서초사옥의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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