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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범죄, 웹하드 카르텔 처벌’ 청원 20만 돌파, 이유있다[하성태의 와이드뷰] 웹하드 업체 ‘카르텔’, 디지털성범죄 본질.. 끊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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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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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27  14:42:03
수정 2018.08.27  15: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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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범죄 영상 유통산업을 조사하고 처벌하라. 전반적인 플랫폼 규제를 위해서, 아청법처럼 유통업자에게도 책임을 묻고 다운로더도 처벌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방심위 자율심의협력시스템과 같이 강제권이 없고 웹하드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는 규제 방식은 이미 디지털성폭력을 산업으로 보고 마켓을 형성한 웹하드 카르텔 앞에서 무용지물임이 드러났다. 피해촬영물을 유통해서 얻을 수 있는 수익보다 손해가 커지도록 만들어야 한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웹하드 카르텔과 디지털성범죄 산업에 대해 특별 수사를 요구한다”는 제목의 청원글의 서두다. 지난달 29일 올라온 이 청원 글은 게시된 지 근 한 달여 만인 26일 청원 수 20만을 돌파했다.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나날이 높아가고, 정부와 수사 당국 역시 이에 대한 엄정한 처벌을 약속하는 지금, 소셜 미디어 상에서 비롯된 여성들의 목소리가 청원 20만 돌파라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청원 마감일 이틀을 남겨두고 20만을 넘긴 이 청원에 청와대가 어떤 공식 답변으로 응할지도 주목된다.

   

1. 웹하드의 불법행위에 대해 대통령 직속 특별 수사단 구성하여 조사하라.

2. 아청법 수준으로 디지털성범죄촬영물 유포자, 유통 플랫폼, 소지자 모두를 처벌하는 법안 신설하라.

3. 디지털성범죄 영상물의 유통과 삭제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피해자를 기망하여 부당한 이익을 취득한 위디스크와 파일노리 실소유자 양진호를 처벌하라.

4. 디지털성범죄 유통 플랫폼, 디지털장의사, 숙박업소 관련 앱, 스튜디오 촬영회 등 디지털성범죄물을 생산, 유통, 삭제하는 산업화 구조 자체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라.

청원자의 주요 주장이다. 이 청원자는 “정부는 7월 28일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으로 드러난 웹하드 카르텔을 수사하라”며 “웹하드의 불법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수사할 대통령 직속 특별 수사단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업체들의 실명을 거론하고 구체적인 ‘디지털성범죄’의 카르텔로 알려진 업계 구조 자체를 적시했다. 그렇다면 피해자들을 심하게는 자살까지 몰고 가는 이 업계의 카르텔은 어떻게 구성, 유지되고 있을까.

돈을 둘러싼 추악한 카르텔

여성이 원치 않은, 심지어 그 사실도 알지 못하는 ‘불법 촬영’이 이뤄진다. 그 촬영자가 웹하드에 영상을 올린다. 혹은 유포자에게 파일을 건넨다. 소위 ‘헤비업로더’들이 그렇게 웹하드에 수천, 수만 개의 동영상을 올리고, 웹하드 업체들은 그 불법 영상을 가지고 수익 경쟁에 매달린다.

그 사이에 이득을 보는 것은 업로더들과 웹하드 업체다. 한 헤비업로더는 많게는 1년에 수 억, 한 달에 500만 원 정도는 거뜬히 번다고 했다. 웹하드 업체 역시 ‘유출’ 등의 이름이 달린 영상을 적극적으로 필터링하고 삭제할 필요가 없다는 전언이다. 그러한 ‘인기’ 동영상을 며칠, 아니 하루만 삭제를 늦춰도 수백에서 수천만 원의 수익을 거둬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연결고리가 이미 탄탄하게 구축돼 있고, 그 양상이 점점 심화된다는 사실이다.

   
▲ <이미지출처=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캡쳐>
   
▲ <이미지출처=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캡쳐>

지난달 27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싶다> ‘죽어도 사라지지 않는... 웹하드 불법동영상의 진실’ 편은 그렇게 동영상을 ‘만드는 놈’, ‘올리는 놈’, 그리고 ‘방조하는 놈’이 수익을 거두는 끔찍한 연결고리를 고발하고 있었다. 물론, 그 카르텔의 원천은 물론 ‘돈’이었다. 불법영상 유포자들이 ‘제휴콘텐츠’라는 명목으로 웹하드 업체와의 ‘공생’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헤비업로더들이 불법촬영까지 감수하는 것 역시 ‘돈’ 때문이다. 불법 도박 사이트 광고까지 포함시킬 수 있는 불법동영상들이 가져다주는 고수익은 국내 최대를 포함한 각종 웹하드 사이트들이 보장한다. ‘그알’ 제작진에 제보한 한 헤비업로더는 자신이 수천 테라바이트의 불법 영상을 소유하고 있고, 그 자료를 원하는 웹하드 업체 간부들과의 커넥션이 있다고도 주장했다.

한 술 더 떠, 불법동영상을 걸러내는 필터링 업체가 유수의 웹하드 업체와 유착 관계(혹은 직접 운영)로 의심되는 정황까지 드러났다. 과거 이러한 유착 관계가 적발되기도 했으나 시정되기는커녕 훨씬 더 기업화되고 심화됐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심지어 디지털 장의 업체와의 유착까지 포착됐다. ‘1위’ 웹하드 회사가 아예 필터링 업체까지 사버린 전력이 드러난 것이다. 사회적 논란을 낳았던 비공개 촬영회 역시 이 디지털 장의 업체가 유착한 수익 구조의 일환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여성 피해자들이 이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청원자가 <그것이 알고 싶다> 등 언론을 통해 취재된 1위 업체의 실명을 거론하며 ‘거대한 산업’이라 부를 만한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위디스크와 파일노리는 필터링 업체와 디지털 장의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디지털성범죄 영상물을 올리며 수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디지털성범죄 영상물을 필터링으로도 수익을 창출하고, 디지털성범죄 영상물에 대한 삭제 비용을 피해자들에게 받으며 또다시 수익을 창출하고 있었다. 이것은 디지털성범죄를 이용해 거대한 산업이 굴러가고 있다는 의미다.”

   
▲ 지난 6월 21일 여성가족부가 운영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 집계에 따르면, 불법촬영자는 대부분 배우자, 전 연인 등 친밀한 관계였거나 학교나 회사 등에서 '아는 사이'(75%)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제공=뉴시스>

정부와 경찰의 대응, 성공할까

정부는 최근 디지털 성범죄 피해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 변형 카메라 관리 강화 ▲ 성적인 영상물 유포 시 처벌 강화 ▲ 가해자에게 해당 영상물 삭제 비용 부과 ▲ 불법 촬영 및 유포 관련 교육 강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불법 영상물 피해자들 위해 국비를 들여 영상물 삭제를 위한 지원도 시작했다. 하지만 청와대 청원 게시자나 전문가들, 여성들 모두 이 같은 정부의 대응이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우리나라가 성범죄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진 지가 10년이 거의 안 된다. 특히 온라인의 경우 실제 접촉이 일어나지 않으면서도 성범죄 피해에 노출이 되게 된다. 이렇게 디지털 성범죄의 경우 정신적 상해를 인정하기 위한 많은 설득이 필요한 단계다. 피해자들이 얼마나 끔찍한 피해에 노출이 될 수밖에 없는지, 단지 가해자 피해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적 문제 중 하나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한 방송에 출연한 ‘프로파일러인’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디지털 성범죄의 온상인 ‘불법 음란 사이트’ 운영자들에게 ‘엄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직 법체계가 완비되지 않은 디지털 세계의 ‘사회적 빈틈’을 노려 제 이익을 취하고, 피해자들을 양산하는 이들 음란 사이트들에 대해 강력하게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간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수면 위로 올라온 이 웹하드 카르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역시 필요해 보인다.

“그동안 여성들에게 행해져온 차별과 폭력을 근절시켜달라는 절실한 목소리에 응답하고자 여성대상범죄근절 추진단을 출범하게 됐습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민갑룡 경찰청장이 최근 경찰청 내 여성대상범죄근절 추진단이 출범시키며 한 발언이다. 앞서 경찰은 경찰청 사이버안전국 소속 ‘사이버성폭력 수사팀’과 ‘사이버성폭력 특별수사단’을 신설, 전국적인 특별 단속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경찰의 대응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디지털성범죄의 본질적인 근원인 웹하드 업체의 카르텔을 끊어낼지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하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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