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항소심에서 형이 가중됐다.

<뉴시스> 등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문석)는 24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에게 1심 보다 형이 가중된 징역 25년에 벌금 200억 원을 선고했다.

▲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문석)는 24일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박근혜(66) 전 대통령의 항소심에서 징역 25년에 벌금 200억원을 선고했다. <그래픽 제공=뉴시스>

항소심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기업 총수와 단독면담이라는 은밀한 방법으로 삼성과 롯데에서 150억원 넘는 뇌물을 받고, SK에 89억을 요구했다”고 판시했다.

특히 “뇌물과 관련해 기업 총수에게서 부정한 청탁을 받기도 했다”며 “정치와 경제 관련 부도덕한 거래는 민주주의 기본질서를 훼손하고 시장경제를 왜곡해 국민들에게 심각한 상실감과 깊은 불신을 안겨줬다”고 질타했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박 전 대통령이 삼성 이재용 부회장으로부터 경영권 승계를 도와달라는 묵시적 청탁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삼성이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게 승마 지원을 하고,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 원을 지원한 데 대해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것.

이 같은 판결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재용 부회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여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편, 여당은 법원의 판단을 깊이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법원이 죄의 유무죄 여부를 오직 법리에 입각해 매우 신중하게 판단했을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자신이 대통령으로서 국민들에게 모범을 보이지 못하고 각종 범죄에 연루되어 불법을 저질렀던 점을 이제라도 석고대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