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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의 ‘쇼통’? “아무것도 없으면 쇼라도 해라”[하성태의 와이드뷰] 쇼통 운운 정치인들이야말로 필요한 ‘옥탑방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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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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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20  16:47:53
수정 2018.08.20  17: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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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에어콘 보구 가구 비율이 70%가 넘어섰다고 한다. ‘냉방난민’, ‘폭염난민’이란 신조어까지 생겼다. 어디, 기록적인 폭염이 낳은 진풍경이 이것뿐이랴. 누구에게 2018년 여름은 죽지 못해 산, 생존을 위해 몸부림친 그런 지옥 같은 한철로 남아 있을 것이다. 소위 취약계층은 더할 나위 없다. 

하필 그 폭염 속에서 옥탑방 체험을 한 달 동안 이어간 박원순 서울시장. 그가 19일로 그 폭염 속 ‘한 달’을 끝마치고 시정으로 복귀했다. 그는 어제(19일) 그 한 달간의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 생활을 마치고 그 결과를 서울시민에게 보고하기 위해 ‘시민과 동고동락 성과보고회’를 열기도 했다. 이런 박원순 시장의 행보를 두고 20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추미애 대표는 이렇게 평가했다.   

“어제 끝난 박원순 시장의 옥탑방 체험은 정책의 내실을 다지기 위한 ‘현장 속 인고’의 시간이라 평가된다. 정부 역시 현장에 답이 있다는 자세로 산업현장과 노동현장으로 들어가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소득주도성장이 점점 심화되는 소득양극화를 해소하고 가계의 소비여력을 키워 내수를 늘리는 선순환 경제를 지향한다면, 혁신성장은 기업이 창의적 인재를 키우고 기술의 진보로 신성장동력을 만들어 경제성장과 민생을 견인하자는 것이다.” 

   
▲ 한달 간의 옥탑방 생활을 마친 박원순 서울시장 부부가 19일 오전 서울 강북구 삼양동에서 주민들과 인사하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뉴시스>

어느 국민의 일침, “이벤트도 매일 하면 생활이다!” 

그 한 달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쇼통’이란 비난부터 정체불명의 시민단체 회원들의 기습 시위까지 있었고, 박 시장이 머물던 옥탑방 인근에서 고독사 사고가 발생하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직접 박 시장의 옥탑방을 찾아간 어느 학생들은 동원 논란이 일자 인터넷 게시판에 ‘인증샷’을 올리며 해명에 나서기까지 했다. 그렇게 ‘쇼통’과 ‘소통’ 사이에서 갖가지 기사를 양산했던 박 시장에 대해 20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김어준은 이렇게 평했다.  
 
“저는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냐면 정치인들이 원래 쇼라고 공약도 많이 하고 이런 일을 하는데, 이게 하루 이틀 잤으면 제가 쇼라고 같이 욕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한 달 정도 하면 쇼도 이 정도만 하면 칭찬받아야 되는 거거든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 박원순 서울시장이 22일 오후 강북구 삼양동의 2층 옥탑방에서 강북 '한 달 살이'를 시작하며 책을 펼쳐보고 있다. 오른쪽은 부인 강난희 여사. <사진=뉴시스 제공>

맞는 말이다. 적극 공감하는 바다. ‘보여주기’, ‘이미지 정치’는 정치인들의 생리다. 국내의 경우만도 아니다. 그걸 왈가왈부해 봐야 입만 아픈 일이다. 그럴 때, 차라리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법이다. 차라리 박 시장과 같은 ‘쇼’를 정례화하면 어떨까. 예컨대, 최소한 에어컨을 가진 70%가 아닌 에어컨 없는 30%의 삶을 한 달 간 체험하게끔 하는 ‘쇼’ 말이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박원순 시장이 읽은 어느 댓글도 같은 의견을 담고 있었다. 

“대한민국 정치인 모두가 1년에 한 번씩 이런 쇼라도 했으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지금보다는 더 응원했을 것이다. 이벤트도 매일 하면 생활이니까 그땐 우리가 살 만하지 않겠나. 일도, 책임감도, 애민사상도, 아무것도 없으면 쇼라도 해라. 무슨 배짱이냐.”

박 시장은 “속이 시원해서 소개한다”고 했고, 김어준은 “그거 서울시 공무원이 썼을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박 시장 역시 “쇼다 이런 사람들이 초기에는 있었어요, 그런데 중반 넘어가니까 그런 소리가 쏙 들어갔고”라며 자신을 향한 비판이 없지 않았음을 인식하고 있었다. 그 비판이 일각에선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는 눈을 감은 듯 하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시장과 같은 ‘쇼’는 필요하다고 보는 쪽이다. “이벤트도 매일 하면 생활”이란 표현만큼 정치인에게 필요한 구호가 또 있을까. 물론 지역구민을, 국민을 위한 진짜 쇼, 진짜 이벤트란 전제가 쉬운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왜 에어컨 누진세에 서민들이 목을 매는지, 또 왜 이 폭염에 하위 계층 노인들이 죽어 나가는지를 몸소 공감하고 이해하기 위해 일말의 ‘경험’ 역시 필요하지 않겠는가. 그들을 위한 더 나은 정책, 진짜 필요한 정책을 수립하고 실천하기 위한 밑바탕으로서의 ‘경험’이란 측면에서 말이다. 

‘옥탑방 체험’ 끝낸 박원순 시장, 이제 실천만 남았다 

“그러니까 강남이 화려하고 번화하고 여러 가지 편리하긴 하지만 저는 강북은 강북대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어려웠던 이런 인프라들, 교통 문제, 도로 문제, 그리고 학교 시설이라든지 이런 문제들을 우리가 제대로만 해 주면 강북은 제가 보기에는 강남 사람들이 이제 전부 이사 올 거예요.”

같은 방송에 출연한 박 시장의 말이다. 미안하지만, 아직까지 강북으로 이사 오는 강남 사람들은 재개발된 아파트 혹은 뉴타운으로 입주가 대부분이라 보면 틀리지 않을 것이다. 박 시장의 이러한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시각이 ‘현실’이 되려면, 그래서 그 ‘옥탑방 체험’이 비판 아닌 찬사를 들으려면, 그가 내놓은 ‘공약’들이 실현되는 수밖에 없다. ‘동고동락 정책발표회’에서 박 시장이 내놓은 정책들 말이다. 

약 1조 원이 투입된다고 했다. 이른바 ‘균형발전특별회계’를 조성, 기계적·획일적으로 투자하던 재정을 강북 지역에 집중적으로 분배한다고 했다. SH 공사와 서울시가 청년들과 신혼부부가 살 집을 마련하고, 그들이 계속적인 주거를 위한 교육·보육 인프라도 조성한다고 했다. 

   
▲ 강북 '옥탑방살이' 한 달을 마친 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오후 서울 강북구 강북문화예술회관에서 시민과 동고동락 성과보고회에서 정책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강북 발전을 위해 상업지역을 배분하고, 강남권에 위치한 서울주택도시공사, 서울연구원, 인재개발원 등 서울시 산하 기관을 강북 지역으로 옮긴다고 했다. 또 교통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대중교통 신설과 공영주차장 확대와 같은 정책도 실천할 계획이란다. 이밖에도 박 시장이 한 달간 구상한 정책은 차고 넘쳤다. 이제 제대로 실천하는 일만 남았다. 

사실 박 시장을 향한 ‘쇼통’ 운운은 뿌리 깊은 ‘정치혐오’에서 비롯됐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간 제 이익만을 추구하는 수많은 정치인들이 보여준 불신과 이기주의, 특권의 ‘끝판왕’이 바로 현재 진행형인 국회 특활비 논란 아니겠는가. 오히려 그런 정치인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바로 박 시장이 폭염 속에서 버틴 ‘옥탑방 체험’이 아닐까. 

하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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