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뉴시스>

삼성증권에서 최악의 배당 사고가 발생했다. 직원들에게 주식을 나눠주는 과정에서 1주당 1000원을 1000주로 입력해 배당한 것. 이렇게 잘못 배당된 주식 총액은 약 112조 원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삼성증권의 발행가능 주식이 10만여 주에 불과한데 어떻게 28억 주가 발행될 수 있었는지 의문이 제기하며, 이는 ‘유가증권 위조사건’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희망나눔 주주연대 장원교 이사장은 9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쉽게 말해 통장 잔고가 천만 원인데 1억 이체가 어떻게 가능하겠나. 시스템상 안 되는 것”이라며 “그런데 112조 원을 쳐 넣었는데 그게 직원들한테 가고 그걸 받은 직원들은 얼씨구나 하고 그걸 팔아버린 것”이라고 이번 사태를 설명했다.

같은 방송에 출연한 LGD투자자모임의 황상태 대변인은 “1차 적으로 내부에서 클릭질 하나로 28억주, 시가총액으로 따지면 대략 우리나라 총예산의 1/3인 113조 정도 되는데, 그걸 내부에서 아무도 통제하지 않았다. 일단 이게 문제고 두 번째는 그게 진짜 팔렸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어준 씨가 “예를 들어서 100만원 받아야 할 사람이 400억이 들어왔으면 회사에 말을 해야 하는 데 말을 하지 않고 그걸 (30분 안에)시장에 내다 팔았다는 것”이라고 정리하자, 황 대변인은 “그게 정말 실수일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관련해 장 이사장은 “자꾸 직원의 실수, 모럴헤저드로 몰고 가는 게 언론의 프레임이라고 본다. 본질은 그렇게 발행될 수 있는 시스템이 가능한 회사의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량)유가증권이 발행된 데 대해서는 아무도 대답을 하지 않고 직원이 숫자를 잘못 입력했다는 것으로 덮고 넘어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대변인 또한 “진짜 문제는 (어떻게)일개 증권사가 함부로 유가증권을 찍어내서 팔아치울 수 있었느냐가 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본다”고 부연했다.

▲ 원승연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감원 기자실에서 삼성증권 배당착오사태 공식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장원교 이사장은 “지금 언론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가 이걸 자꾸 공매도와 연관된 프레임으로 몰고 가는 게 문제”라고 거듭 지적하며 “실질적으로는 유가증권 위조사건이다. 직원의 단순 실수로 몰아가는데 그걸 관리 감독해야 될 기구인 금감원이나 금감위, 거래소에서 범죄행위를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 이사장은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3년도에 증권회사의 시스템을 점검 하고 지금까지 한 번도 안 했다. 지난 5년 동안 증권회사들이 시스템을 어떻게 관리하는지를 그냥 보고 뒀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위조증권을 발행한 당사자인 삼성증권을 압수수색하고, 검찰에 고발하고, 영업정지를 일단 시켜놓고 조사해야 되는데 ‘당신들이 어떻게 처리하는지 보자. 빨리 배상해줘라’ 이렇게 하고 있는 게 지금 금감원의 행태”라고 꼬집었다. 

한편, 금감원은 삼성증권에 “이번 사태는 일부 직원 아닌 회사 차원의 문제”라며 “증권회사로서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철저한 사고 수습을 촉구하라”고 주문했다.

원승연 금감원 자본시장 담당 부원장은 이날 기자브리핑을 통해 “금감원은 이번 문제를 심각하게 대하고 있다”고 전하며 “유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인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증권사 내부 통제 시스템과 근본적으로 개혁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