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사실상의 ‘재판 불복’이 아니냐는 해석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울 것은 지우고 새롭게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조치를 강행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되는 발언이다.

▲ <사진=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페이스북 캡쳐>

홍 대표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도자의 가장 큰 잘못은 무능이다. 지도자의 무능은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태롭게 하기 때문”이라며 “지도자는 동정의 대상도 아니다. 잘못이 있으면 무한 책임을 지는 것이 지도자의 참 모습”이라고 밝혔다.

이어 “안타깝지만 우리는 먼길을 가야 할 입장”이라며 “지울 것은 지우고 새롭게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름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조치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는 대목. 다만, 홍 대표는 “정치보복에 대해서는 적극 대응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17일자 <동아일보>에 따르면 홍 대표는 “방미 전에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를) 정리할 것”이라며 밝혔다. 아울러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자신이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는 것 아니냐. 당으로서는 오히려 부담이 없어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홍문표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은 이날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의 출당문제와 관련, “(박) 전 대통령의 말씀과 저희들이 추진하고 있는 혁신위라는 차원의 것은 좀 다르다. 그래서 저희들은 큰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며 “이번 주 정도에서 큰 윤곽은 나오리라고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홍 대표의 발언을 두고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발언 이후 바른정당 통합파와의 ‘보수 통합’ 논의에 자칫 힘이 빠질지도 모른다는 점을 감안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자유한국당의 ‘박근혜 출당’ 움직임에 제동이 걸리면 바른정당 통합파들이 내세우는 통합명분도 다소 희석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논리다.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자료사진).<사진제공=뉴시스>

통합파의 구심점 격인 김무성 의원은 지난 11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옛 새누리당을 탈당한 것은 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당이 돼 탄핵 사태를 초래했기 때문 아니냐”며 “한국당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당적 정리에 들어가고 개혁적 보수 정당으로 변모하겠다고 합의하면 통합 명분이 생기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공교롭게도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날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은 국정감사 기간에는 탈당 등의 집단행동을 자제하기로 했다. 김영우 의원은 1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감에 혼선이 빚어지면 안된다는 판단 아래 국감은 국감대로 끝나고 정치적 결단은 그 이후에 하는 게 좋겠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자강파’인 하태경 최고위원은 17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은 홍 대표가 마음먹으면 언제든지 할 수 있고 그 정도는 해야된다”며 “그런데 출당을 시도한 지 거의 10개월이 지났는데도 출당이 안되고 있는 정당이라는 거다, 저 정당(자유한국당)이. 그런 정당하고 무슨 통합을 이야기 하냐”고 꼬집었다.

아울러 “아마 (자유한국당에서는) 박 출당 하나만으로 (바른정당 의원) 9명 데리고 오려고, 그래서 박 출당의 값어치를 굉장히 높이려는 전략을 쓰지 않을까”라며 “‘이게 엄청나게 큰 개혁이었다’ 이런 식으로 광고하려고 준비하는 거 아니겠느냐”고 전망하기도 했다.

▲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자료사진).<사진제공=뉴시스>

한편,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6일 불교방송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 출당과 ‘친박’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한 징계는 언제쯤 가시화 되느냐”는 질문에 “여러가지 여론의 동향이라든지 당 내 여러 가지 상황이라든지 이런 여러 가지 분위기라든지 이런 것들을 보고 판단해야 되기 때문에 제 판단에는 언제 이것이 이뤄진다는 얘기를 지금 단적으로 말씀드리긴 좀 어렵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