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살충제 계란’ 파문으로 국민적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청와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사태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특히 사태 수습은 물론, 국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불안감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국민 소통’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16일 청와대 브리핑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낙연 국무총리와의 통화에서 “이번 건의 주무부처가 농림식품부와 식약처로 이원화 돼 중복발표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총리가 범정부적으로 종합관리하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전수조사 결과를 국민에게 소상히 알리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달라”고 지시했다.

▲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이낙연 국무총리.<사진제공=뉴시스>

이 총리는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계란은 생산과 유통과정을 거의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AI라든가 다른 문제보다는 훨씬 더 쉽게 통제될 수 있는 사안”이라며 “며칠안에 이 문제는 충분히 관리 가능한 상태가 되리라고 보지만 농림식품부, 식약처 두 부처가 국민들게 가장 알기 쉬운 방법으로 가장 정확하고 가장 정직하게 설명해 드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유통과정을 최단 시간 내 정상화함으로써 국민들 생활의 불편함이 빨리 해소되도록 노력해주시기 바란다”며 “특히 설명과정에서 혹시 이전 정부건 지금 정부건 잘못이 있었다면 솔직하게 국민 앞에 사과드리고 향후 국민들의 식생활이 어떻게 될 것이다 하는 것도 눈에 보듯이 알기 쉽게 설명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당정청은 이날 오전 고위당정청 회의에서 ‘살충제 계란 파문’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 박완주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회의결과 브리핑을 통해 “피프로닐 검사는 이번 사태가 생겨서 추가로 하는 것이 아니고 2016년부터 검사를 실시해왔다. 당시에는 샘플링 검사를 했고 올해 들어서는 3월과 4월, 8월에 친환경 산란계 농장 조사 중에 검출됐다”고 전했다.

이어 “당정청의 입장은 (피프로닐이) 검출된 모든 계란에 대해서는 회수, 폐기하는 것으로 결정됐고 정부에서는 기준치 이하가 나왔을 지라도 국민 안전 먹거리를 위해 회수, 폐지를 원칙으로 했다”며 “식품 가공에 대해서도 최대한 이력추적이 가능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 잔류 성분이 나왔을 때는 전량 회수, 폐기처리 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김영록 농림식품부장관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국민들이 피프로닐에 대해 사용돼서는 안될 농약이 사용됐다는 걱정을 대단히 많이 하고 계시기 때문에 앞으로 잔류 허용 국제 기준 이하 0.02PPL 이하라도 무조건 다 폐기하겠다는 방침을 확정했고 지금 현재 그렇게 진행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피프로닐이 검출된 농장 계란은 바로 출하 중단을 15일에 시키고 전량 회수 폐기 조치를 하도록 지시했고 그렇게 조치를 했다”며 “일반 농장의 계란도 출하정지는 이미 15일날 시켰다. 그래서 전수조사, 안전검사 후에 안전한 계란만 출하하도록 하고있다”고 밝혔다.

시중에 유통중인 계란에 대해서는 “15일 밤에 농림식품부에서 문제된 농장에 바로 현지 조사 출동해서 중간유통상 4곳을 알아냈고 이를 식약처에 통보했다”며 “식약처에서 추적, 조사, 관리를 하고 있고 일부 물량에 대해서는 폐기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 장관은 “앞으로 전수조사 검사결과 등 진행상황은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4시에 당분간 발표하도록 하겠다”고도 말했다.

이와 함께 “금일 아침 5시까지 검사를 완료한 245개 농가 중 3개 농장에서 금지 농약인 피프로닐이 검출됐고 2개 농장에서는 허용된 농약이지만 비펜트린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주로 10만수 미만의 중소 농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향후 중소농장을 중심으로 760개 정도의 농장을 검사하고 있는 만큼 추가로 검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관련 부처와 지자체 중심으로 긴밀한 대응 및 협력체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당 “정부 신속한 대처, 그나마 다행...국민 불안 최소화 노력해달라”

이번 사태와 관련, 추혜선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정부는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국민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검토하기 바란다. 꼼꼼한 전수조사 뿐 아니라 늑장대응 문제까지 관련 과정을 정확하고 투명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며 “정부는 이번 사태를 시급하게 해결하고 건강한 사육환경 조성을 위해 정책적 노력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살충제 계란 파문 관련 대책을 발표하는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사진제공=뉴시스>

김유정 국민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정부의 신속한 대처가 그나마 다행이지만 이미 구입해둔 계란은 어찌할지, 안전한 계란 구별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두 우왕좌왕이어서 살충제 계란에 대한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며 “당장 계란 수요가 높은 식당이나 업계도 비상이어서 그렇지 않아도 팍팍한 서민경제에 미치는 여파가 도미노현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여 걱정이 크다”고 우려했다.

김 대변인은 “살충제 계란의 인체 유해성 여부 등을 포함한 모든 정보에 대해 솔직하게 공개하고 국민 불안을 최소화하는 데에도 모든 노력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국민의당은 황주홍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살충제 계란 대책 TF’를 구성했다.

이종철 바른정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른바 ‘살충제 계란’ 사태와 관련 문 대통령이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범정부적 대응을 지시했다. 주무부처가 농림식품부와 식약처로 이원화 돼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총리가 종합관리 하도록 했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듯 하여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 대변인은 “사안과 관련, 지난 4월 소비자단체의 문제제기가 있었다고 했다. 당시 황교안 총리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 곧바로 문재인 정부로 넘어갔다. 과연 문재인 정부가 자유롭다 할 수 있겠는가”라며 “그 사이 4개월이 지나도록 정부는 무엇을 했는가, 결국 급급하게 대응에 나선 정부 부처의 안이함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김영록 장관은 브리핑에서 “안전한 계란에 대해서는 내일까지는 80%, 모레까지는 100% 유통이 가능할 수 있도록 전수조사를 계획된 내일까지 다 마치도록 모든 노력을 경주하겠다”며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이러한 사태가 발생한 데 대해 대단히 죄송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