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플링 분야 권위자’ 김재광 아이오와주립대 교수는 KBS-연합뉴스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에 대해 11일 “무선전화에서 국번이 60개만 조사된 걸 보고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 교수는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3월 조사에서는 8000개였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 3월 KBS-연합뉴스, 코리아리서치 조사결과 상세 내용
☞ 4월 KBS-연합뉴스, 코리아리서치 조사결과 상세 내용

그는 “계산을 대충 해보니 4월 조사에서는 한 국번당 100개의 전화번호를 돌렸다는 얘기가 된다”며 “국번 내의 샘플링을 즉납추출이라고 하는데 더 위험한 방법이라는 것은 교과서에 나오는 얘기”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 방법은 국번내 사람들이 동질성이 어느 정도 있다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5, 4, 7 이런 데는 강남쪽이니까 정치성향이 좀 비슷할 것 아니냐”고 설명했다. 그는 “그냥 랜덤으로 하지 않고 굳이 더 안 좋은 방법을 사용한 것이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또 김 교수는 “3월 조사에서는 유선이 10만 6,000여명, 무선이 12만명으로 대규모 컨택을 해서 총 2000명의 응답을 얻어냈는데 4월에는 유선‧무선 각각 3만명만 컨택을 했다”며 “소규모로 시작해 추출틀 만드는 것부터 3만명으로 시작을 했다는 것 자체가 좀 이상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국번은 줄였는데 전체 샘플 수는 같으니까 각 국번당 조사된 번호수가 늘어난 것”이라며 설명했다. 

또 팩스번호나 회사 전화 등으로 적격으로 판정되지 않는 ‘비적격’ 사례 비율 관련 “RDD에 통상적으로 나오는 비적격 비율이 있는데 30~40% 정도”라며 “3월 조사에서도 50%가 넘었다”고 이전 조사를 짚었다. 

반면 “4월 조사에서는 유선 2,460, 무선 2,650으로 10% 미만이다”고 큰 폭으로 낮아진 점을 지적했다. 

이는 “제대로 걸었다는 얘기”라며 “어떤 방식으로 알아서, 쓸데없는 번호가 다 빠지고 응답할 수 있는 사람들한테, 실제 전화번호한테 갔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순수한 무작위라면 컴퓨터가 난수를 발생시켜 전화를 거는 건데 어떤 시스템에 의해 비적격이 상당히 걸러지고 90% 이상의 성공률을 가지고 컨택이 됐다는 얘기”라며 “무작위가 아닌 게 아닌가 의심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여론조사 왜곡은 산업 자체의 존립근거 위협…‘학자의 거짓 증언’ 같은 나쁜 짓”

선관위에서 조사가 들어간 것에 대해 김 교수는 “음모론으로 보고 싶지 않다. 나타난 증거만으로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며 “해당 조사회사와 여론조사심의위원회 전문가들이 판단해서 대답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만에 하나 어떤 조사회사들이 눈앞의 이익 때문에 임의로 왜곡한다면 여론조사 전체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행위”라며 “여론조사 산업 자체의 존립근거를 위협시키는 아주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내가 어떤 이해관계 때문에 내 학자적 소신을 버리고 거짓 증언을 하는 것과 동일하게 나쁜 것”이라며 “신뢰사회는 공짜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손해를 감수해가면서 노력할 때 얻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