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취임 당시 호남 출신의 삼성동 주민으로부터 ‘통합’의 의미로 선물 받았다는 진돗개 두 마리가 사실은 ‘잘 만들어진 기획 상품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 관저에서 태어난 진돗개 강아지 5마리의 이름을 평화, 통일, 백두, 금강, 한라로 정했다고 지난 2015년 9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었다. <사진제공=뉴시스>

17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당시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 내부에서는 “호남 출신 주민이 전남 진도에서 태어난 진돗개를 영남 출신 대통령에게 선물하면 좋은 그림이 나올 것 같다”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위원회 관계자는 호남 출신 주민 A씨에게 이런 뜻을 알리고 진돗개 선물을 부탁했고, A씨도 “통합을 바란다”며 동참했다.

나중에 문제가 될까봐 진돗개를 구하는 일도, 비용 지불도 A씨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은 ‘주민들께서 선물로 주셨다’고 말했지만 정확히 하면 ‘위원회의 부탁을 받아 주민들께서 선물로 주셨다’라는 표현이 맞다”고 말했다고 <동아>는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이 진돗개를 삼성동 자택으로 데려가지 않고 청와대에 두고 나온 데 대해 진돗개를 선물한 A씨는 “박 전 대통령 처지도 이해하지만 자택으로 올 때 진돗개를 데려왔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국민들을 상대로 한 ‘쇼’였고, 그 ‘쇼’의 연장으로 4년간 청와대에서 박 전 대통령이 마치 그 ‘진돗개’들을 키우는 척했던 것”이라며 “이제 ‘쇼’를 지켜볼 관객들이 떠나가자 그 ‘쇼’는 중단되었고, ‘쇼’의 소품은 하루아침에 폐기되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더불어 살아가는 ‘변려동물’을, ‘쇼의 도구’로만 사용하는 대통령이 나오지 않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동물보호법 개정에 힘쓰고 있는 표창원 의원은 SNS에 “동물의 생명권과 행복추구권을 존중하지 않고 수단과 도구, 물건으로 보는 이는 사람의 생명권과 행복추구권도 존중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김용익 전 의원은 “그래서 파면 후에는 버리고 가는게야?”라고 꼬집었고, 김진애 전 의원은 “박근혜 자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쇼로 일관한 기획상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모든 것이 거짓이었던 정권”이라고 힐난했다.

네티즌들도 “필요에 따라 모두 사용후 버려지는 존재쯤으로 취급하는건가”, “어떻게 된 게 다 가짜야”, “시작부터 뻥이요, 사기였어!”, “헐 진짜? 대박뉴스! 기획과 조작의 대가들.. 진실은 시간이 가면 반드시 밝혀지는구나”, “박근혜는 완전히 기획된 대통령”, “어거지로 엮어서 쇼했구나”, “단 한순간도 진실인 적이 없었군”, “세월호 할머니 쇼만큼 역겹다”, “진정성도 없고, 그저 이미지 정치”, “박근혜 정부는 조작, 공작, 협작이 아닌 게 없었구나”라는 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