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5촌간 살인사건 의혹에 대해 김용민 변호사는 20일 “내가 박근혜였다면 경찰과 검찰에 수사를 요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2011년 9월 6일 자신의 친척이 둘이나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으니 의혹이 있으면 밝혀서 꼭 범인을 잡아달라고 말이다”라며 이같이 의문점을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일명 ‘두바이팀’ 일원으로 2014년 9월 ‘박용철-박용수 살인사건’ 관련 제보자를 만났다.

당시 한택근‧김용민 변호사, 진선미‧정청래 국회의원, ‘그것이 알고 싶다’의 배정훈 PD, 주진우 시사인 기자, 김어준씨 등 9명은 두바이에서 박용철씨의 최측근이라는 제보자를 함께 만났다.

이후 ‘그알’의 배정훈 PD는 2년여에 걸쳐 추적한 내용을 지난 주말 ‘죽거나, 혹은 죽이거나-대통령 5촌 살인사건 미스터리’편으로 보도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 <사진출처=SBS ‘그것이 알고 싶다’ 화면캡처>

재수사에 대한 요구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철성 경찰청장은 19일 “의혹만 가지고 재수사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김용민 변호사는 “수사 의혹은 가족들이 제기해야지 왜 기자들이 제기하고 가족들은 막으려는지 모르겠다”며 “특히 박근혜는 후보 시절 박용철의 경호를 받는 등 실질적인 도움을 받았던 사이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또 “당시 부실수사를 한 강북경찰서 서장은 새누리당에서 국회의원 공천까지 받았다”며 2011년 박용철 살인사건 당시 관할서 서장이었던 김영일 전 서장을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도 재수사 요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효은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통령 헌정파괴와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의 진실이 하나씩 드러나는 것처럼 박 대통령 일가를 둘러싼 살인사건의 전모도 밝혀져야 한다”고 재수사를 촉구했다.

또 이철성 청장에 대해 김 부대변인은 “서둘러 재수사는 없다는 입장을 발표한 것은 진실을 은폐한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을 때의 결과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은 아닌가 싶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내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살인과 자살로 매듭지어진 박 대통령 5촌간 살인사건이 누군가 혹은 어느 집단에 의해 기획된 것일 수 있다는 합리적 의혹이 제기됐다”며 “검찰과 경찰의 재수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민평련은 “이것은 단순한 살인사건이 아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현 정권의 관계자들이 얽혀 있는 사건이라는 의혹이 있다”며 “민주당도 진상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진실규명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 <사진출처=SBS ‘그것이 알고 싶다’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