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주 국민안전처 장관 내정자가 지난 5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굿판’을 벌인 이른바 ‘구국 천제’ 기도회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YTN>에 따르면,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의 추천으로 발탁된 박 내정자는 ‘구국 천제’ 기도회에 한 단체의 임원자격으로 참석해 하늘에 올리는 편지인 ‘고유문’을 직접 낭독했다.

이는 “일부 종교에서 단군을 칭하는 말인 ‘한배검’에게 한국을 문화경제대국으로 만들어 달라고 기도하는 내용”이라고 <YTN>은 전했다.

이에 대해 박 내정자는 “천제를 문화행사로 한 번 재연해보자(는 취지였다). 자체 내용에 대해서는 다른 분들도 개입해서 프로그램 했기 때문에 저는 내용은 모른다”라고 해명했다.

그런가하면 박 내정자는 지난 2013년 펴낸 ‘사랑은 위함이다’라는 책에서 명상하는 동안 47차례 지구에 다른 모습으로 왔고, 동학농민운동 지도자였던 전봉준 장군이 자신을 찾아왔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박 내정자는 이 책에서 “나의 모든 정보를 저장하는 블랙박스가 하늘에 있다고 한다. 내 영혼은 나의 몸에 있지만 내 영혼의 블랙박스는 하늘에 있는 것”이라며 “머리를 비우고 조용히 관조하면 하늘에 있는 내 블랙박스에서 필요한 정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박승주 내정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글에서 “퇴직 후 명상 강좌를 수강했는데 당시 담당 강사가 안소정 교수였다”며 “그동안 공직생활 등을 하면서 매사 과제가 생길 때마다 간절한 염원으로 지혜를 구했고 그래서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국민안전처는 국민과 동행해 문제를 풀어 가면 더욱 효과적인 업무수행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국민 눈높이에 맞춰 정책을 추진하고 공무원들을 적극 지원하고 국민의 의견을 더 많이 듣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 박승주(왼쪽) 국민안전처 장관 내정자가 지난 5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구국 천제 기도회에 참석한것으로 알려졌다.'구국 천제' 기도회는 한 명상 모임이 주도해 국민이 바른 마음을 가지도록 하는 국민운동을 벌이겠다며 올해 설립된 것으로 박 내정자는 이 행사를 주최한 단체의 부총재이자 진행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사진=뉴시스/유튜브 캡쳐>

野 “샤머니즘 국가의 완성?…박승주 자진 사퇴하라”

한편 ‘사이비 교주’ 故 최태민씨와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가 집중 조명되며, 외신에서까지 샤머니즘 국가라는 조롱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박승주 내정자 문제까지 더해져 ‘샤머니즘 국가의 완성’이라는 냉소가 터져 나왔다.

국민의당 이용호 원내대변인은 “첨단 과학기술을 이용해 재난을 예측하고 대비해야 할 주무 장관의 정신 상태가 무속 의존적이라는 사실에 국민은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박 내정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대한민국이 최순실 쇼크에 이어 박 내정자 덕분에 ‘진정한 샤머니즘 국가’로 완성됐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박 내정자가 앞으로의 재난 발생에 대비해 전국 곳곳에서 기도회를 개최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고 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도 “주요 외신마저 우리나라를 ‘샤머니즘 국가’ 라고 비웃는 판에 국민안전처 장관 후보자라는 사람이 굿판에 동원되고, 전생을 체험했다며 공공연하게 떠들고 다니는 부끄러운 일이 2016년 대한민국에서 버젓이 벌어졌다”고 개탄했다.

네티즌 “무당의 굿판 걷어치우고 박근혜는 하야하라”

온라인상에서도 “외신 표현대로 샤머니즘 게이트 맞구만”, “신들린 박근혜와 선무당 최순실이 온 나라를 굿판으로 만들었구나!”, “무당에 의한 무당을 위한 무당정치.. 무당의 굿판을 걷어치우고 박근혜는 하야하라”, “최태민 구국기도회가 연상 되는 건 나뿐인가요?”,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굿판이라.. 정말 미친”, “의미도 모르는 행사에 참여했다는 자체가 코미디다”,

“안전처 장관 내정에 박수무당을.. 병원에 먼저 보내야할 것 같다. 심각하다”, “온통 굿판이라니. 21세기에 믿을 수 없는”, “나라가 굿판이다”, “박근혜 7시간도 조사해야 한다”, “최무당이 통치하는 헬조선이 샤머니즘 부족 국가로 전락한 게 맞구나”, “안전처 장관되면 안전을 위해 매일 굿판 벌일 기세?”, “굿판 같은 나라”라는 비난이 잇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