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우상호 원내대표는 검찰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야당 의원들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무더기 기소한 데 대해 '정치기획'으로 규정, "기소하면서 향후 의석수 변화까지 계산한 치밀한 기소"라고 검찰을 비난했다.<사진제공=뉴시스>

검찰이 20대 총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중량급 의원들을 무더기 기소한 것에 대해 야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향후 의석수 변화까지 계산한 정치기획”이라고 주장했다.

보수언론 조선일보도 14일 사설을 내고 “검찰의 행태가 정치적이고 편향적이어서 구태의연한 야당의 정치 탄압 주장까지도 일리 있게 들릴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국세청은 최근 조선일보 계열사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재보선이 있을 때 여소야대가 어떻게 바뀌게 될 지 계산이 담겨있다”며 “의석수 변화까지 계산한 치밀한 기소”라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검찰에 불구속 기소된) 여당 의원 11명 중 친박은 없고 비박계로 채워졌고, 야당(22명)은 당대표부터 중진으로 채워졌다”면서 “이게 편파적이지 않다면 어떤 경우가 편파적이냐”고 질타했다.

추미애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검찰 권력을 야당을 잡는데, 정적을 잡는 데 쓰고 있다”고 대통령을 비난했다.

특히 ‘공천개입 의혹’ 관련 최경환‧윤상현 의원,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무혐의 처분된 것을 지적하며 “친박 실세 3인방에게는 꼬리 내리고 야당 지도부를 줄기소하는 것이야말로 검찰이 표적기소, 편파기소라고 자백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추 대표는 “핵심은 청와대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을 덮기 위한 것”이라며 “검찰이 척결해야 할 것은 야당이 아니라 거악인 비선실세 국정농단과 우병우 수석의 국정의혹”이라고 말했다.

▲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 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검찰에는 친우(친우병우), 비우(비우병우)가 존재하고 있다”며 “우 수석의 개입으로 야당과 비박을 학살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박 위원장은 “조선일보가 우병우 비위 의혹을 제기해서 (청와대와) 정면 충돌한 직후 국세청이 조선일보 계열회사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안다”고 ‘보복성 세무조사’ 의혹을 제기했다.

박 위원장은 “시계를 되돌려 70년대 언론탄압을 떠올리게 한다”면서 “언론·기업 타깃 세무조사는 ‘사정 컨트롤타워’인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관장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비선 실세 국정개입’ 의혹을 보도한 세계일보도 보도 직후 통일교 계열사가 세무조사를 받았다”고 상기시킨 뒤 “우병우는 국회에 나와야 할 또 하나의 사유를 제공했다”고 국정감사 출석을 거듭 촉구했다.

조선일보도 이날 <親朴만 뺀 선거사범 기소, 검찰이 정치 단체 같다>란 제목의 사설을 내고 검찰 비판에 나섰다. <조선>은 “이번에 기소된 사람들 중에는 이른바 ‘친박’에 해당하는 사람이 사실상 없다”며 “친박들만 선거법을 철저히 지키고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다는 얘기다. 고개를 끄덕일 사람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또 ‘최경환‧윤상현‧현기환 무혐의’에 대해 “앞으로 정당에서 힘을 가진 사람들이 공개리에 똑같은 일을 해도 아무런 문제도 삼을 수 없다는 얘기가 될 수밖에 없다”며 “수사가 아니라 법을 이용한 정치”라고 검찰을 비난했다.

<조선>은 “이 정권 들어 검찰이 해온 여러 수사의 배경과 과정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며 “이것이 이대로 묻힌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