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여행되셨습니까]
-저승 여행상품 광고

즐거운 여행되셨습니까.
당신은 저승에 있지만 우리는 기꺼이 거기까지 친절한 안부를 묻습니다.
장례가 있던 날에도 무심히 물었듯이 말이지요.
언제나 완벽하게 생명력 넘치는 여행을 보장해 드립니다.
단, 생명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저승까지도 안부를 물어줄 수는 있습니다.
즐거운 여행되셨습니까.
이것은 어디까지나 안부 광고입니다.
송구스럽게도 미처 저승에는 본사 여행 안내원들을 파견하지 못했습니다.
현지 업체를 섭외할 계획이니 준비되는 대로 연락드리겠습니다.
어쨌든, 즐거운 여행되셨습니까.
이국적인 취향, 그 이상이 그립거나
이승에서는 맛볼 수 없는
생명 쥐어짜는 여행이 생각나거든
잊지 말고 서슴없이 찾아주세요.

* 머잖아 우리 여행사는 저승에 관한 한 지구상에서 독점업체가 된다는 점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 조지 오웰의 <1984> 문투로 써보았다. 이 문장이 읽힌다면 한국 현실이 그러하다는 뜻일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