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사드배치를 둘러싼 논란을 “불필요한 논쟁”이라고 규정하며 이젠 “멈춰야 할 때”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경향신문>은 이는 국민을 상대로 ‘가만 있으라’ 겁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14일 오후 제11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 참석과 몽골 공식 방문을 위해 성남 서울공항에서 몽골 울란바토르로 출국 전 환송나온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의 안내를 받으며 비행기에 오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경향>은 15일자 “사드 갈등 부추겨놓고 ‘불필요한 논쟁 멈추라’는 대통령”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시민과 소통하는 방법은 훈시, 겁박, 불통, 독선, 일방통행이라는 몇 가지 단어로 요약 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사설은 “박근혜 정권은 불리한 이슈에 부딪칠 때마다 ‘가만히 있으라’며 윽박지르곤 했다”며 “이번에도 합리적 문제제기를 불필요한 논쟁으로 몰고, 정쟁이 나면 국가가 존립하지 못한다며 겁박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논쟁이 필요한지 아닌지 결정하는 사람은 대통령이 아니다”면서 “시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논쟁은 계속돼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 국가의 운영 원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몽골로)떠나기 전 ‘교시’를 내렸으니 돌아올 때까지는 사태가 진정되기를 기대할 성싶다. 그러나 희망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박 대통령이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확신한다면, 귀국 후 기자회견을 열어 시민의 의문에 성실하게 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김용익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은 “왜 불필요하고 왜 멈출 때인지 전혀 납득이 안 된다”면서 “이 말이 ‘너희들은 개돼지잖아. 잔소리 말고 닥치고 있어!’라고 들리는 것은 나만의 열등감일까요?”라고 비꼬았다.

안도현 시인은 “정부는 사드 배치를 성주로 졸속 결정하고, 성주군수와 여당 국회의원은 사드는 찬성하되 성주 배치는 안 된다고 하고, 군민들은 참외농사 때문에 성주는 안 된다고 하고, 대통령은 사드 관련 불필요한 논쟁 멈추라고 협박한 뒤 몽골로 가고. 엉망진창의 극치!”라고 개탄했다.

그런가하면 사드 논란 속 몽골로 출국한 박 대통령을 두고 역사학자 전우용 씨는 “일제강점기 조선총독이 연중 서울에 있던 기간과 박대통령이 연중 서울에 있는 기간이 대략 비슷할 거 같다”며 “다만 조선총독은 일 터지면 들어왔지만 박대통령은 일 터트리고 나가는 게 다르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