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일보 20일자 28면 <[서소문 포럼] ‘유승민 복당’을 바라보는 친박들의 고백> ⓒ 중앙일보PDF

중앙일보가 새누리당의 ‘유승민 복당’을 둘러싼 친박들의 속내를 1인칭 시점에서 쓴 칼럼이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강찬호 논설위원은 20일자 28면 <[서소문 포럼] ‘유승민 복당’을 바라보는 친박들의 고백> 칼럼에서 유승민 의원의 복당, 총선 참패 친박 책임론, 반기문 대망론, 안철수 옵션 카드 등에 대한 친박들의 속내를 적나라하게 적었다. 네티즌들은 4.13총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 개입에 침묵하고 새누리당 편향 보도를 했던 보수언론이 친박을 원색적으로 비꼰 칼럼을 게재한 것에 대해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칼럼은 친박에 ‘빙의’해 “정진석이 전임자(원유철)처럼 확실한 ‘신박’이 될 줄 알고 원내대표를 시켜줬는데, 이렇게 배신할 줄은 몰랐다”며 “이런 사람을 밀어준 우리(친박)가 바보다. 억장이 무너진다”고 화두를 뗐다.

이어 칼럼은 “정진석의 하극상을 눈감고 가면 안 된다”며 “김재원 정무수석이 정진석을 바이패스해 같은 검찰 출신으로 말이 통하는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와 직거래를 하게 해서라도 따끔한 맛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유승민 복당’ 문제와 관련 “예상보다 빨리 복당했으니 앞으로가 걱정이다. 국회의장까지 야당에 내준 마당에 그의 복당은 얼마든지 질질 끌 수 있는 사안이었다”며 “더더욱 정진석의 더듬수 식 쿠데타가 속 쓰린 이유다”고 적었다.

유승민 의원의 향후 행보에 대해 칼럼은 “당권엔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내에 친박이 70명이나 되니 유승민이 제정신이라면 당권 대신 대권을 노리는 게 당연하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전대 룰을 우리에게 유리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원내대표가 배신자로 확인된 상황에서 당 대표까지 비박이 되면 친박은 끝장이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비박 대표’는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새누리당 김태흠, 조원진, 이장우, 김진태 의원 등 친박계 의원들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유승민 복당 사태에 대한 대책 수립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총선 참패 친박 책임론’에 대해 칼럼은 “웃기는 소리다, 공천 갈등은 총선을 앞두고 모든 당이 치르게 마련인 통과의례”라며 다만 “보름 넘게 질질 끈 탓에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도 못 막게” 됐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또 “공천을 엉망으로 만들어 총선 참패의 진짜 원인을 제공한 건 김무성”이라며 “김무성은 당장 정계를 은퇴해도 시원치 않다. 그런데도 반성은 않고 대통령 원망이나 하고 있으니 기가 차다”고 김무성 전 대표로 모든 화살을 돌렸다.

차기 대선 후보와 관련해선 “현재로선 반기문을 미는 수밖에 없다”며 “야당이 문재인을 앞세워 기세를 올린다 해도 북한이 버티고 있는 한 국민들이 우리를 쉽게 버리진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물론 반기문이 중도 하차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그때는 누구를 밀어야 하나? 국민의당과 합당해 안철수를 대선 후보로 미는 옵션도 배제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칼럼은 “문재인과 철천지원수가 됐으니 우리와 손잡을 여지가 있다”며 “그러면 게임 끝이다”고 덧붙였다.

칼럼은 “우리는 결코 만만하지 않다”, “때마침 평양 김정은 정권이 붕괴 조짐을 보인다”며 “우리가 흔들림 없이 주도권을 쥐어 가면 대운은 우리 편이다. 친박 만세. 박근혜 대통령 만세. 대구·경북 만세. 대한민국 만세”라고 끝을 맺었다.

해당 칼럼에 대해 SNS에서는 “진짜 친박들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가 본데..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친박들의 생각은 경이롭기 그지없네요”, “친박들의 몽상. 너무 웃긴다”, “가관이네! 정말 끝내주는군요!”, “중앙일보라는 게 더 충격 ㄷㄷㄷ”, “중앙도 드립력이 만만치 않다. 권부에 레임덕이 오긴 왔나보다?” 등의 의견들이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