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의 ‘한일 위안부 합의 조속 이행’ 발언이 논란이 되자, 더민주 의원들이 사태 진화에 부심하고 있다.

27일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정기 수요시위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는 “야당이 일본에 한‧일 합의가 무효라고 제기하면, 빨리 해결이 돼서 사죄와 배상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야당 대표라는 분이 대통령과 똑같은 말을 하고 있어서 속이 상한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신경민 의원은 “김 대표의 발언은 외교 사절을 만나서 외교적인 언사를 한 것에 약간의 오해가 덧붙여진 것”이라며 사과했다.

▲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홍익표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 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228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수요집회에 참석해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의 '한일 위안부 합의를 빨리 이행해야 한다'는 발언과 관련해 해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신경민 의원과 함께 수요시위에 참석한 홍익표 의원은 “오해든 실수든 김 대표의 발언으로 위안부 할머니 등에게 상처를 드린 데 대해 당의 책임있는 국회의원으로서 사과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 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228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수요집회에 참석해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의 발언으로 상처를 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겠다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홍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김 대표의 발언에 대해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김 대표에 “발언을 철회하고 피해자와 국민께 사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저희는 절차적으로도, 내용상으로도 형편없는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관해 ‘조속히 이행하라’고 할 자격이 없다. 당사자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위안부’ 협상을 ‘돌이킬 방법이 없다’고 할 권한도 없다”며 “(오직)피해자들이 요구하는 일본 정부의 진심어린 사죄와 배상을 받아내야 하는 책임만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 “소녀상은 아무나, 아무 곳으로 옮길 수 있는 단순한 쇳덩어리가 아니라, 잔혹한 역사적 사실을 늘 기억하고 피해자를 기리기 위해 세워진 것”이라며 “한일 양국 정부 모두 소녀상에 대해 이전을 협의할 권한도, 자격도 없다”고 꼬집었다.

홍 의원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생존해계신 마흔 네 분의 피해자 할머니들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전쟁에서 짓밟히는 여성인권 문제”라고 강조, “제 아무리 제1당 대표라도, 대통령이라도 자기들 마음대로 ‘이 정도면 됐다’라고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의 일원으로서, 당 대표에게 조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당론을 설명하지 못한점, 그로 인한 김종인 대표의 발언으로 또 다시 상처받으신 ‘위안부’ (피해)할머니들과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더민주 이재경 대변인은 28일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정부는 이제라도 12.28 합의가 무효임을 선언해야 할 것임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소녀상 철거 문제가 한일 위안부 합의 사항에 해당한다’는 일본 하기우다 고이치 관방부장관의 발언과 관련 “일본 정부의 행태를 보면 엇갈리는 주장의 진실이 무엇이든 애초부터 태어나지 말았어야할 잘못된 합의였음이 다시 한 번 분명해졌다”며 이같이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