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0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서귀포 강정마을회가 해군의 제주해군기지(제주민군복합항) 공사 지연 손해배상 청구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지난 29일 해군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강정마을 주민 등의 반대 운동으로 공사가 지연돼 추가비용 275억원이 발생했다며 구상권을 청구했다. <사진제공=뉴시스>

해군이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방해했다며 강정마을 주민 등에 34억 원의 구상권을 청구해 책임 떠넘기기라는 비판이 거센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김광진, 장하나, 진성준 의원 등도 해군에 구상권 청구를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광진 의원 등은 4일 긴급성명을 내고 “공사기간 연장은 오롯이 해군의 책임임에도 해군은 이를 주민들에게 전가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 의원들은 “기지 건설로 인해 강정은 마을 공동체가 파괴되었을 뿐만 아니라 마을주민들과 평화활동가들은 2016년 현재까지 약 700여명이 체포되었고 주민들과 활동가들이 감당해야 할 벌금만 3억7000만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의 의무는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 하는 것”이라며 “그런 국가가 국민을 상대로 구금과 벌금도 모자라서 시공사를 대신해 손해배상까지 청구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또 “해군기지가 완공된 이 시점에 국민들에게 이해와 협조를 구하고 그간 불미의 일들에 대해 사죄해도 모자랄 판에 국민들에게 이런 횡포를 가하는 일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해군에 구상권 청구 소송을 즉각 중단할 것과 분란을 자초한 데 대해 강정주민들과 활동가들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 <사진제공=뉴시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강정마을 주민 등에 대한 해군의 구상권 청구가 재고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5일 원희룡 지사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 완공된 마당에 해군이 화해를 원하고 있고, 강정마을도 이에 대해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만큼 이런 상황에서 법정 싸움으로 가는 것은 재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해군과 정부를 상대로 강정마을과 해군이 화합하기 위한 방향에서 일을 풀어나가야 한다는 부분을 건의도 하고, 조정 역할도 해 나가겠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송이 진행되면 강정마을 주민들을 최대한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한 방안들을 강구하고 지원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