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갑 채워져 연행되는 한상균 위원장 조계사 관음전에서 25일 동안 은신을 마치고 자진출두 의사를 밝힌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한 위원장은 '4.16 세월호 참사' 1주기 집회 및 노동절 집회 때 일반도로교통방해,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10일 경찰에 자진출두를 하면서 “나는 살인범도, 파렴치범도, 강도도, 범죄 폭동을 일으킨 사람도 아니다. 나는 해고노동자다”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생명평화법당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나는 해고를 쉽게 하는 노동개악을 막겠다고 투쟁을 하고 있다. 이것이 지금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1급 수배자 한상균의 실질적인 죄명이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11일째 단식으로 수척해진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24분경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과 25일째 머물러온 조계사 관음전 밖으로 걸어 나왔다.

조계사 신도 200여명은 ‘인간 띠’를 만들어 길을 확보했고 몇몇이 응원을 보내자 한 위원장은 주먹을 불끈 쥐어 들어 보이며 화답했다.

이어 대웅전에서 삼배를 올린 뒤 자승 총무원장과 한국불교역사 문화기념관에서 20여분간 면담을 했다.

이어진 생명평화법당 기자회견에서 한 위원장은 “어제는 청정도량이자 성소인 경내에까지 경찰 공권력이 난입했다, 권력의 광기를 여과없이 보여준 치욕의 날”이라고 정부의 ‘종교시설 공권력 투입’을 맹성토했다.

▲ 10일 오전 한상균 민주노총위원장이 은신하던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자진 퇴거를 결정하고 대웅전에서 참배를 하고 자승 총무원장을 비롯한 조계사 관계자들을 만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또 노동법 개정안에 대해 한 위원장은 “980만 비정규직노동자들은 정글의 세상에서 희망 없는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고 있다”며 “그런데 정부와 새누리당의 비정규 악법은 그나마 2년 뒤 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소박한 꿈과 기회마저 없애 버리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11월 14일 폭력시위를 이야기 하는데 국가 공권력의 폭력진압은 왜 이야기 하지 않는가”라며 “백남기 농민이 사경을 헤매고 누워 계신데 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한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노동재앙, 국민대재앙을 불러 올 노동개악을 막기 위해 2천만 노동자의 생존을 걸고 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총파업에 나설 것”이라며 “이것이 민주노총에 주어진 역사적 책임”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합원 동지들 죄송하다. 총파업투쟁을 완수하지 못하고 공권력에 의해 잠시 현장을 떠나게 됐다”면서 “그러나 감옥과 법정에서도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한 위원장은 조합원들과 신도들의 격려를 받으며 오전 11시 13분께 조계사 일주문으로 향했다.

한 위원장이 일주문 밖으로 나오자 경찰은 오전 11시 18분께 수갑을 채운 뒤 호송차에 태우고 남대문경찰서로 향했다. 경찰은 이르면 11일 오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한편 경찰은 한 위원장에게 일반교통방해, 해산명령 불응, 특수공무집행방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특수공용물건손상 등의 혐의를 적용할 예정이며 형법상 소요죄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집시법 위반 보다 무거운 소요죄는 ‘다중이 집합해 폭행, 협박 또는 손괴의 행위를 한 자’를 처벌하는 조항으로, 전두환 정권때인 1986년 ‘5·3인천항쟁’ 이후 30년 만이다.

▲ 10일 오전 한상균 민주노총위원장이 은신하던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자진 퇴거를 결정하고 대웅전에서 참배를 하고 자승 총무원장을 비롯한 조계사 관계자들을 만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관음전에서 나와 자진출두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go발뉴스

▲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일주문에서 경찰에 체포되기 직전에 노조원들에게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앞 도로에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태운 경찰 호송차량이 남대문 경찰서로 향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