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인권단체연석회의 공권력감시대응팀 등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은 20일 “11.14 경찰폭력에 대한 독립적이고 즉각적이며 효과적인 진상조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민중총궐기 인권침해감시단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11월14일 경찰, 이미 공권력이 아니다’란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람 목숨을 위협하는 경찰폭력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인권침해감시단은 “11.14 민중총궐기에서 벌어진 경찰폭력은 우연한 사고가 아니”라며 “정부는 일찌감치 불법으로 간주했고 집회에 참여하는 시민들을 철저히 ‘적’으로, ‘폭력집단’으로 내몰고 더 이상 국가의 보호가 필요한 시민이 아님을 선포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물대포 살수와 관련 “직사가 다반수였고 특정인을 향한 집중살수는 심각했다”며 “그 과정에서 백남기 어르신을 비롯한 몇몇의 시민들은 쓰러져 갔다”고 사례를 제시했다.

감시단은 “경찰이 준무기에 해당하는 유해성 장비를 단지 집회해산이라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일은 시민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살인행위와 다를 바 없다”고 규탄했다.

▲ 민중총궐기대회 인권침해감시단이 20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1.14 집회 당시 경찰의 과잉진압과 살인적인 물대포 살수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 go발뉴스

이와 관련해 랑이 활동가는 “영국 내무부 장관은 올해 7월 물대포 사용을 불허했다”며 “경찰의 정당성과 치안원칙을 손상시킬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다른 나라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이미 67가지 문제점이 지적됐고, 설사 개선되고 수정된다고 해도 영국 내무부 장관은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며 “척추 골절 등 심각한 신체 손상을 가져올 수 있고, 재빠르게 이동하는 시위자들에게도 유용하지 않으며, 특히 ‘국민의 동의를 바탕으로 하는 경찰(policing by consent)’이라는 영국의 치안전통에 손상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인권단체들은 “더 이상 경찰이 평화로운 집회에 차벽과 물포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시민들이 경찰을 감시하고 압력을 행사해야 한다”면서 “우리의 세금으로 시민을 죽이는 장비들을 더 이상은 만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들은 “평화적인 집회를 되찾기 위한 지속적인 시민행동을 제안한다”며 “촛불집회에 함께 결합하는 것부터 시작해 차벽·물포 사용금지를 위한 대국민 캠페인, 서명운동 등을 전개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 KBS 카메라 기자와 취재진이 14일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경찰의 캡사이신 섞인 물대포를 머리와 상체 부분에 집중돼 맞고 있다. <사진=KBS 영상 화면캡처>

▲ 경찰이 지난 14일 폴리스라인 앞에서 기도하고 있는 한 여성의 머리 위로 물대포를 내리 꽂듯 쏘고 있다. <사진=페이스북>

▲ 톱으로 시위대 저지하는 경찰. 14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서울광장에서 민중총궐기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청와대로 행진하며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