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개 언론사 4700여명의 현직 언론인들이 한국사 국정교과서 반대 시국선언을 결의하고 지난 4일 총 9개 신문에 시국선언 의견광고를 게재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국민일보와 서울신문, 기자협회보 등이 해당 광고 의뢰를 받고도 광고를 게재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모였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국민일보와 서울신문은 언론인들의 시국선언 의견광고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게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자협회보의 경우 성명서 내용 중 “족벌신문, 종합편성채널 등 여론 통제 수단을 총동원해 국정화를 밀어붙일 뿐 다수 국민의 반대 여론에는 눈과 귀를 닫고 있다”는 등 일부 표현을 두고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미디어오늘> 이정환 편집국장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보도 내용을 전하면서 기자협회의 광고 게재 거부 사실에 특히 주목했다.

그는 “조중동은 언론노조에서는 탈퇴했지만 기자협회에는 남아 있다”고 밝히면서 “기자협회 입장에서는 일부라도 회원사를 비난하는 광고를 게재하기가 불편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이 정도의 성명도 공유할 수 없는 게 기자협회의 현실이라는 걸 생각하면 씁쓸해진다”면서 “그런데도 한 조직에 묶여있다면 조중동과 한겨레, 경향을 아우르는 가치가 뭐가 있나 싶기도 하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한국기자협회 편집국 관계자는 ‘go발뉴스’에 “광고국에서 언론노조 쪽에 광고 게재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편집국에서) 광고 건에 대해 의견을 밝히는 게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언론노조 측은 <미디어오늘>에 “시국선언 성명서 내용 중 족벌신문과 종편을 언급한 부분에 대해 한국기자협회 소속 회원사와 관련된 부분이기도 해서 표현을 삭제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수정이 어렵다고 했더니 최종적으로 광고게재가 어렵다는 통보가 왔다”고 밝혔다.

한편, 전국언론노조는 총 9개 신문 ▶ 경향신문 ▶ 한겨레 ▶ 한국일보 ▶ 경남신문 ▶ 경남도민일보 ▶ 시사IN ▶ 미디어오늘 ▶ 오마이뉴스▶ 미디어스 등에 시국선언 의견광고를 게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