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 한국학자 154명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25일 해외 대학에서 한국사 관련 연구와 강의를 하고 있는 교수·강사 154명은 성명을 내고 “과거는 결코 돌이킬 수 없다”며 “역사는 정밀한 과학과 다르다. 역사는 전문 역사학자들의 다양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하며 역사에 단일한 해석을 적용해서 ‘올바른’ 역사를 만들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역사교과서는 다양한 의견과 분석을 존중하고, 자유로운 토론과 전문 역사학자들의 연구를 바탕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믿는다”며 “한국정부의 국정화 계획은 지난 몇 년간 자유로운 발언의 기회와 학문공동체의 자유를 억압해 온 정부 정책들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지적했다.

▲ <이미지출처 = KBS1>

그러면서 “정부의 국정교과서 계획은 민주국가로서 인정받은 한국의 국제적 명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일본 정부의 역사 수정주의를 둘러싼 지역 내부의 분쟁에서 한국의 도덕적 기반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학자들은 “우리 서명자들은 한국정부가 역사교과서의 내용을 전유하는 것을 그만 두고, 다양한 견해들을 포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 역사교육의 탈정치화에 힘써주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는 한국정부가 학문공동체의 자유를 존중하고 국내외의 한국학 교수들의 지식생산과 보급에 개입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한국 바깥에서 많은 사람들이 국정교과서 논쟁을 지켜보고 있다. 한국정부가 한국의 위상에 걸맞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길 간곡히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