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임원을 선임하고 KBS 이사 11명을 추천을 완료했다. 논란에 휩싸인 인물들이 모두 선임되거나 추천되면서 ‘청와대 거수기’ 비판이 일고 있다.

방통위는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에 9명을 선임하고 KBS 이사 후보에 11명을 추천하는 내용의 KBS 이사 추천 및 방문진 임원 선임안을 의결했다.

KBS 이사 추천자는 강규형, 권태선, 김경민, 김서중, 변석찬, 이원일, 이인호, 장주영, 전영일, 조우석, 차기환씨 등 11명이다.

방문진 이사는 고영주, 권혁철, 김광동, 김원배, 유기철, 유의선, 이완기, 이인철, 최강욱씨 등 9인이다. 방문진 감사로는 한균태 경희대학교서울 부총장을 선임했다.

▲ <사진제공 = 뉴시스>

‘친박’ 인사로 분류되는 김원배 방문진 이사는 정수장학회 출신으로 재선임됐고, 김광동 이사는 이번이 세 번째로 사상 첫 공영방송 이사 3연임이다. 차기환 이사는 변호사 출신으로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를 ‘일간베스트 저장소’ 글을 통해 공격해왔다.

KBS 이사에 연임한 이인호 KBS 이사장은 뉴라이트 역사관 논란을 일으킨 데다 13일 <중앙일보>에 8월15일을 건국절이라고 주장해 비판을 받았다. 고영주 이사는 ‘부림사건’ 당시 담당 검사 출신이다.

방통위의 이같은 인선 결과에 전국언론노조는 성명을 내고 “권력에 굴종한 방통위는 스스로 해체하라”고 맹비난했다.

언론노조는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공영방송의 이사는 공익 실현에 적합한 인물이어야 한다는 당연한 원칙을 무시하고 극우 성향의 인사, 정권 편향적인 인사들의 이사 선임을 밀어붙였다”며 “최성준 위원장 스스로 방통위의 독립성을 어기고 정권 하수인을 자처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오늘로 방통위의 합의제 원칙은 처참하게 무너졌다. 소수 방통위원들의 타당한 문제 제기와 합리적 의사 결정 요구는 철저히 짓밟혔다”며 “오로지 정권의 탐욕을 위해 다수 위원들이 똘똘 뭉쳐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고 질타했다.

언론노조는 “공영방송은 권력 쟁취를 위한 도구가 아니다. 권력자의 하수인도 아니다. 국민을 무서워하지 않고, 민의를 거스르려는 탐욕자들이 지금 우리의 소중한 공영 방송을 흔들고 있다”고 ‘투쟁’을 경고하기도 했다.

SNS 등에서도 비판 반응들이 잇따르고 있다.

네티즌들은 “허수아비 방문진이 뭘 할 수 있을까”(Dai***), “광복절을 모독한 사람을 공영방송 이사장에… 개탄할 일”(초록***), “엠빙신으로 그냥 살겠다는 의지의 표현”(마르지***), “방통위 자체가 언론의 중립에 서 있지 못하는데 어찌 방송이 정치의 중립성이 보장되겠는가?”(늘푸**), “왜 수신료는 국민이 내고 임명권은 없는지”(스카***), “KBS가 국영방송 맞나?”(꽁*) 등의 비판 반응들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