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침신문 1면은?

오늘도 ‘메르스’ 관련 기사가 많은 지면을 덮고 있습니다. 메르스 환자가 입원했거나 거쳐간 서울·경기·대전 지역 대형병원에서 확진자가 속출했습니다. 메르스 발생 초기 서울아산병원과 여의도성모병원에서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이 감염됐고, 확진자가 입원한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서 감염자 2명이 처음 발생했습니다. 9일 기준, 환자 8명이 추가돼 메르스 확진자가 95명으로 늘었습니다.

▲ 9일 오후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가 발생한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응급실로 구급차에서 내린 메르스 환자 구급대원들이 들어가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2. 그런데 어제부터 지면이 계속 양분되고 있다.

확산을 우려하는 신문과 메르스 사태 진화에 나선 듯한 신문으로 나뉘고 있습니다. 많은 신문들이 확산을 우려하고 쪽에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경향신문은 <메르스 정보 공개 늦어 … 대형병원 줄줄이 뚫렸다>(1면)에서 “환자가 입원했거나 거쳐간 서울·경기·대전 지역 대형병원에서 확진자가 속출해 보건당국은 이들 병원이 새로운 ‘메르스 확산 기지’가 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 경향신문 2015년 6월10일자 3면

한겨레도 3면에서 “경유병원 3곳(서울아산, 여의도성모, 한림대동탄성심병원)서 확진자가 발생했기 때문에 ‘진정세’를 안심하긴 이르다”고 전망했습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도 ‘메르스 감염 추세 꺾였다고 강조할 때 아니다’면서 정부 당국을 비판했습니다. 서울신문 (3면)<고개드는 3차 유행..송파 목동 등 병원 4곳서 메르스 확진>과 한국일보 <강남 대형병원 메르스에 다 뚫렸다>(1면)도 확산을 우려하는 쪽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2-1.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는 신문은 어디?

조선일보가 대표적입니다. 조선은 1면에서 “77세 천식 할머니도 메르스 이겼다(세 번째로 완치 퇴원)”면서 “온 국민이 나서면 ‘전쟁’을 이길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선은 ‘평택성모병원에서 감염돼 지난달 31일 18번째 환자로 확진 판정을 받은 할머니가 8일간의 집중 치료 끝에 완쾌됐다’는 소식을 비중 있게 전했습니다. 77세 할머니가 메르스를 이겨낸 것처럼 “온 국민이 합심하면 메르스와의 전쟁에서 못 이길 이유가 없다”는 방역전문가들의 발언에 힘을 실었습니다.

▲ 조선일보 2015년 6월10일자 1면

동아일보(1면)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최악의 상황을 넘어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기엔 아직 이르다는 것이 중론”이라고 전했습니다. 서울아산 등 대형병원 3곳에서 신규 환자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동아는 “진정이냐 확산이냐는 이번 주가 고비”라고 전망했습니다.

3. 그런데 ‘메르스 감염공식’이 줄줄이 깨지고 있다고?

한겨레(1면) 보도입니다. 메르스의 밀접 접촉 범위와 잠복기 등 학계에 보고된 내용들이 한국 상황과는 상당 부분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6번째 확진 환자(71·사망)와 10분 정도 접촉한 청원경찰(27·92번째 환자)이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는 대책본부가 방역 대책 때 세운 ‘환자와 1시간 이상 접촉 때 감염’이라는 설정이 잘못됐음을 보여준다는 겁니다.

대책본부는 또 외국의 사례 등을 근거로 메르스 바이러스의 잠복기를 2~14일이라고 발표해왔습니다. 그러나 평택성모병원에서는 최대 잠복기 14일이 끝난 지난달 31일 이후에도 환자 3명의 증세가 발현했습니다. 가장 길게는 18일 뒤에도 발병한 사례가 있다고 합니다. 메르스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정보를 면밀하게 재검토해 방역 대책을 세울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4. 그밖에 오늘 조간에 실린 메르스 감염 관련 소식을 정리해 보자.

정부가 10일부터 전국 대학병원·종합병원·요양병원 등 3171곳에 입원 중인 폐렴 환자를 대상으로 일제히 메르스 감염 조사를 벌이기로 했습니다. 전국 병원마다 폐렴 환자의 이동과 퇴원이 전면 금지됩니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다녀간 40대 만삭 임산부가 메르스 양성판정을 받았습니다. 동탄성심병원 간병인으로 일하던 중국 국적의 60대 여성도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경향신문(3면)은 “서울아산병원에서 청원경찰로 일하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감염된 92번 환자는 메르스 사태 초기부터 보건용 N95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대형병원에 간접고용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리고 서울시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자가격리 대상자들 중 일부의 휴대전화 번호 등 신상정보를 홈페이지에 유출해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5.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미국을 가는 건가.

오는 14일부터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청와대는 공식적으로는 일정 변경을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는 16일로 예정된 정상회담이 미뤄지면 다시 일정을 잡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그동안 정부가 보여온 무능·무책임한 태도를 돌아볼 때 박 대통령의 방미는 득보다 실이 많아 보인다”며 방미 일정 재검토를 촉구했습니다.

6. 황교안 총리 후보자가 ‘MB정부 사면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

한겨레 등이 주요하게 보도했습니다.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가 변호사 시절 사면 관련 수임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9일 열린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황 후보자가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 변호사로 있던 2012년에 수임한 사면 관련 자문을 집중 추궁했습니다.

▲ 한겨레 2015년 6월10일자 1면

야당 의원들이 황 후보자의 ‘사면 로비’ 심증을 강하게 가지는 이유는 이명박 정부 말기 청와대에서 특별사면 전반을 지휘했던 정진영 당시 민정수석이 황 후보자의 사법연수원 동기이기 때문입니다. 정 전 수석은 2011년 8월부터 2013년 2월까지 민정수석으로 재직했고, 2013년 1월 특별사면도 총괄했습니다. 황 후보자는 부인하고 있지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만일 황 후보자가 정 수석에게 사면 관련 부탁을 했다면, 알선 수재 등 형사상 처벌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황 후보자의 청문회는 10일 증인·참고인 심문을 진행한 뒤 마무리 됩니다. 야당 청문특위 위원들은 “총리로 부적격하다”는 쪽을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선일보는 “청문보고서 채택 및 인준동의안 표결에 참여하지 말자는 의견이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습니다.

7. “유정복 측근에 공사비 형태 수억 웃돈 줬다”는 경남기업 관계자 증언이 나왔다고.

경향신문(12면) 보도입니다.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 중인 검찰이 유정복 인천시장 측에 수억원 규모의 경남기업 자금이 제공됐다는 이 회사 내부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메모지에 등장한 ‘유정복 3억’과 관련된 돈일 수도 있어 주목됩니다. 검찰은 리스트에 등장하는 여권 실세 8명 중 소환 조사하지 않은 5명에 대한 수사 확대 여부를 검토 중입니다.

8. 사회면엔 ‘납북어부 부부’가 37년 만에 간첩 누명을 벗었다는 기사가 보이네.

동아일보 등이 사회면에서 주요하게 보도했습니다. ‘고문 기술자’ 이근안 씨에게 고문을 당해 간첩이라고 허위자백해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납북 어부 부부가 37년 만에 누명을 벗었습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국가보안법 위반과 간첩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형을 선고 받았던 안모 씨와 부인 최모 씨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유죄 증명을 위해 제시됐던 증거들 중 가장 의미가 있는 것은 피고인들이 수사 과정에서 한 자백”이라며 “하지만 당시 자백은 불법적인 구금 상태 또는 고문 등에 기초해서 이뤄진 것으로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강화도에서 새우잡이 등을 하던 안 씨는 1962년부터 1965년까지 세 차례나 납북. 그는 1977년 영장 없이 체포돼 석 달간 불법구금된 상태에서 조사를 받았습니다.

9. 교실에 관찰 카메라를 설치한 초등학교가 있다고?

세계일보(12면) 보도입니다. 9일 남양주시 평내동에 위치한 백봉초등학교 학부모들에 따르면 이 학교 박모 교장은 교실에서 과잉행동을 하는 아이들을 확인하려는 목적으로 지난달 14일부터 21일까지 5학년 교실 내부에 관찰카메라를 설치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학기초 담임인 유모 교사의 욕설 논쟁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학부모들은 담임인 유모 교사가 학생들에게 욕설 및 인격모욕적인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고 학교 측은 반에 문제아들이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학부모들은 학교로 항의방문해 교장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캠코더는 사라지지 않았고 교실 뒷면으로 이동했습니다. 학부모 24명 중 17명이 시 교육청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넣었는데요, 교육청 차원의 감사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 이 글은 CBS <뉴스로 여는 아침 김덕기입니다>(매주 월요일~토요일 오전 6시 5분부터 7시까지 / 98.1 MHz)에서 방송된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