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밤 사이 또 속보가 있네.

보건복지부는 5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 중이던 환자 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신규 확진자도 5명 추가돼 전체 메르스 환자 수는 41명으로 늘었고 이 가운데 사망자는 4명으로 증가했습니다. (▲민동기의 신문비평 팟캐스트로 듣기)

1. 아침신문 1면은?

▲ 박원순 서울시장이 4일 저녁 서울시청 기자실에서 메르스 관련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브리핑에서 박 시장은 "메르스 확진 환자인 서울의 한 의사가 격리 통보에도 불구하고 1천 400명 규모의 행사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뉴시스>

오늘도 키워드는 ‘메르스’입니다. 그런데 ‘감염확진 의사’ ‘시민 1500여명’ 등의 단어가 추가됐습니다. 메르스 3차 감염자로 확인된 서울 대형병원의 한 의사(35번 환자)가 메르스 증상이 나타난 지난달 말 대형 행사장을 드나들며 1500여명의 불특정 다수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시는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보건복지부에 접촉 시민들 전부에 대한 가택격리 등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복지부는 당사자들한테 알리지 않고 행사 참석자들을 수동감시하는 방법의 방역을 고집했다고 합니다. 오늘 조간들이 관련 내용을 1면에 배치했습니다.

▲ 경향신문 2015년 6월5일자 1면

2. 그런데 해당 의사가 서울시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네?

인터넷매체 프레시안이 보도한 내용입니다. 해당 의사는 5월31일 메르스 증상이 나타나고 나서부터는 ‘엄격한’ 자가 격리로 의사로서의 양심을 지켰다고 주장했습니다. 해당 의사는 “서울시에서 발표한 저의 행적이 누구 입에서 나왔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모두 자신이 질병관리본부와 세 시간 정도 인터뷰를 하면서 말했던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의사는 “장담하건대, 5월31일 증상이 나타나고 나서는 집사람 외에는 밀접 접촉한 사람은 전혀 없다”면서 “제가 의사예요. 감염병 증상이 나타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정도는 안다”고 강조했습니다.

3. 3차 감염자 중에 첫 사망자가 나왔네.

메르스 의심 환자로 격리돼 있다 지난 3일 숨진 80대 남성이 4일 최종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3차 감염자 중에서는 첫 사망자입니다. 그런데 유족들이 “의심 환자로 격리된 후 투석 치료를 받지 못했고 가족이 임종도 보지 못한 상태로 숨졌다”고 주장해 논란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군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국방부는 4일 현재 메르스 감염 우려 등으로 군내 격리된 군 장병이 모두 80여명이라고 밝혔습니다. 군 병원시설에 격리된 군 장병은 21명이라고 합니다. 격리 수용된 장병들은 주로 경기도 오산 공군부대에 근무하는 간부와 병사들입니다. 이 부대의 원사가 3일, 메르스 환자가 입원했던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뒤 감염 양성 판정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4. 경향신문은 메르스 발생 지역을 오늘부터 실명으로 보도한다고?

경향신문은 정부의 비공개원칙에 따라 환자가 발생한 지역과 병원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 같은 비공개 원칙이 불신과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경향은 메르스에 대한 괴담 확산을 막고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한 지역을 실명보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병원은 일반 환자들의 혼란과 불안을 감안해 공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5. 오늘 지면은 정말 메르스 사태로 뒤덮여 있다.

평택을 많이 주목했습니다. 경향신문이 메르스 사태의 진원지인 평택을 방문했는데요, 도시 전체가 마비된 듯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한낮에도 인적 드문 ‘유령 도시’가 되고 있었다고 합니다. 시민들은 정부·시에 대책기구 설치 등 촉구했습니다.

조선일보는 ‘평택 성모병원’이라는 이름을 공개했습니다. “보건 당국은 이 병원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평택 주민들은 대부분 알고 있다”는 평택 시민들 반응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주민들은 “당시 병원 왕래자들 추적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선일보는 병원 이사장과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이사장이 인터뷰를 거절했습니다.

6. 문제는 정부의 대책인데.

여전히 미온적입니다. 조선일보는 어제 사설에 이어 오늘 1면에서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 했습니다. 중앙일보는 고건 전 총리를 인터뷰 했는데요, 고 전 총리는 2003년 이른바 사스 방어에 나선 당사자 가운데 한 명입니다. 고 전 총리는 “사스 땐 전쟁하듯 대처했다”면서 “메르스 격리자에 대해 철저한 관리와 함께 지금이라도 민관군 총동원 체제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 조선일보 2015년 6월5일자 1면

메르스 확진환자가 생긴 의료기관에 대한 정보공개를 정부가 거부하고 있는데요, 한 시민이 자발적으로 만든 ‘메르스 확산 지도’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급속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표시 지역에 마우스를 갖다 대고 클릭하면 해당 병원명과 주소, 확정일시를 알 수 있습니다. 조간들은 언론보도와 제보를 통해 정보를 한데 모으는 시민들의 ‘집단지성’이 정부의 비밀주의에 대항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7. 그런데 이 상황에서 해외연수에 가는 시의원들이 빈축을 사고 있다고.

경향신문 보도입니다. 메르스 사태가 집중된 평택, 화성, 수원 등 경기 남부지역 시의원들이 해외연수에 나서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경기 시·군의회 남부권의장단협의회(협의회)는 협의회원 17명이 지난달 31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황산과 무원지 관광문화 벤치마킹을 위해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연수 비용은 1인당 120만원씩 2040만원이 소요됐다고 합니다. 일정표를 보면 공식 일정은 첫날 황산구 민간박물관과 이튿날 황산관광위원회 방문뿐이고, 나머지 대부분은 관광지 방문이라고 합니다.

용인시의원 7명도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9박10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 중입니다. 공식 일정은 2~4일 3일간 플러튼 시의회와 플러튼 상공회의소, 농축산브랜드화 현장 견학이 전부라고 합니다. 이후 일정은 그랜드캐니언, 요세미티 국립공원, 할리우드 방문 등 관광성이 대부분입니다. 유정복 인천시장과 노경수 시의회 의장 등도 각각 4일과 7일부터 미국과 중국을 방문하는데요 시선이 곱지 않습니다.

8. 다른 소식으로 넘어가 보자. 국정원의 판사 사상검증이 사실이었다고?

한국일보(12면) 보도입니다. 국가정보원이 경력법관 후보자를 사전에 면접했다는 의혹과 관련, 대법원이 경력법관을 상대로 전수조사를 실시해 문제점을 확인하고 제도개선을 추진키로 했습니다. 박병대 법원행정처장은 3일 법원 내부통신망인 코트넷에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바라보고 그 동안 실태를 파악한 결과, 부적절하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례를 일부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법원행정처는 국정원과 경력법관 임용예정자의 신원조회 범위를 최종 임용예정자로 줄이는 방안, 대면조사를 없애는 방안 등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9. 오늘 사회면엔 ‘황교안 19금’이라는 단어가 많이 보이는데.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가 변호사 시절 수임한 사건 119건 중 19건의 사건명과 수임일자가 삭제했습니다. 국회 인사청문특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우원식 의원은 “후보자 사건 수임내역 119건 중 19건은 무슨 사건인지조차 확인할 수 없게 내역을 지웠다”며 이번 청문회를 통해 ‘19금을 밝히겠다’고 말했습니다.

황 후보자가 ‘만성 담마진’(두드러기 질환) 판정이 나기도 전에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의혹이도 제기됐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은 “황 후보자가 1980년 7월4일자로 병역을 면제받았다는데, 희한하게도 수도통합병원에서 만성 담마진을 인정받은 것은 6일 뒤인 7월10일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10. 새누리당 전 수석부대변인인이 체포됐지?

‘성완종 리스트’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 특별수사팀이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김근식 새누리당 전 수석부대변인을 4일 밤 대전의 집에서 체포됐습니다. 김 전 수석부대변인은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2억원을 건네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고 있습니다. 김씨 체포를 계기로 2012년 대선 자금 수사가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검찰은 김씨가 성 전 회장으로부터 받은 2억원이 홍 의원에게 전달됐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습니다. 성 전 회장의 메모에 언급된 정치인 이외의 다른 정치인에게 자금이 전달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11. 삼성물산 외국인 주주들이 “제일모직과 합병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지.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조건이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에 배치된다는 입장을 공개 표명했습니다. 외국인 주주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삼성물산 우선주를 보유한 한 외국계 펀드도 우선주 주주만의 별도 주총 개최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이들은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합병 계획안은 삼성물산 가치를 상당히 과소평가했을 뿐 아니라 합병 조건 또한 공정하지 않아 삼성물산 주주의 이익에 반한다고 밝혔습니다. 삼성물산 주가 움직임과 맞물려 두 회사의 합병 추진 과정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 이 글은 CBS <뉴스로 여는 아침 김덕기입니다>(매주 월요일~토요일 오전 6시 5분부터 7시까지 / 98.1 MHz)에서 방송된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