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밤 사이 메르스 관련 속보가 있지.

메르스 환자 5명이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보건복지부는 2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유전자 검사에서 5명이 양성으로 추가 확인돼 환자 수가 모두 30명으로 증가했다고 3일 밝혔습니다. 새로 추가된 환자 5명 가운데 1명은 3차 감염자입니다. 이로써 3차 감염자도 총 3명으로 늘었습니다. (▲민동기의 신문비평 팟캐스트로 듣기)

1. 아침신문 1면 키워드도 역시 메르스다.

‘메르스’ ‘3차 감염’ ‘무능 정부’ 등으로 요약됩니다. 오늘 조간들은 메르스 특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부의 감시망에서 빠져 있던 메르스 감염자 2명이 사망하고 3차 감염자까지 발생하면서 정부 방역체계의 총체적 무능과 허점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많은 조간들도 이 부분을 오늘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1면 제목만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한겨레 2015년 6월3일자 1면.     ▲ 서울신문 2015년 6월3일자 1면

<결국 3차 감염… 정부 무능이 더 무섭다>(국민일보) <메르스 사망·3차 감염…‘믿을 수 없는’ 정부>(경향신문) <3차 감염까지 발생…‘메르스 불안’ 키우는 무능 정부 (한겨레) <무너진 ‘메르스 방역’ … 3차 감염자도 발생>(조선일보) <메르스, 수도권 밖으로 나가다> (중앙일보) 등 조간들 대부분이 정부 무능을 비판하는 쪽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정부의 총체적 무능이 메르스 비상사태 불렀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2. 그런데 사망자가 1명 더 있다는 보도가 보이는데.

한국일보(1면) 보도입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의심환자로 분류된 70대 남성이 추가 사망한 사실이 2일 확인됐다는 내용입니다. 사망자는 메르스 첫 감염자 A(68)씨와 같은 병원에 입원했던 환자이며, 2차 접촉자가 숨진 것은 그가 3명째라는 겁니다.

지역 보건당국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경기도 한 지역병원 격리병상에서 치료 중이던 메르스 의심환자(73)가 1일 오후 7시30분쯤 숨졌습니다. 메르스 의심환자로 분류됐던 B(57ㆍ여)씨가 같은 날 오후 3시57분 처음으로 숨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숨진 70대 남성이 메르스 양성 환자인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보건 당국은 B씨에 대해 역학조사를 거쳐 양성으로 판정했으나, 이 남성에 대해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보건당국은 70대 남성이 숨진 이후 정확한 사인과 가족 역학조사 등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3. 관심의 초점은 앞으로 어떻게 되느냐인데 조간들은 어떻게 보고 있나.

메르스 격리관찰 대상자가 1000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보건당국의 ‘통제 불능’ 사태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129명에 불과했던 격리 대상자가 이틀 만에 6배 가까이 증가했는데요, 조간들은 ‘3차 감염자’가 발생해 지역 사회에서 불특정 감염자가 나올 우려가 커졌음에도 보건 당국은 발생지역과 확진자 진료 의료기관 정보를 비밀에 부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비밀주의가 화를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3-1. 그래서인지 조간들도 정부의 강한 대응을 주문하고 있네.

중국인 관광객 2500여 명이 방한을 취소하고, 홍콩 정부가 한국에서 오는 여행객을 특별 감시하기로 했습니다. 일본 정부도 한국에서 입국하는 사람을 중동에서 입국하는 사람과 같은 수준으로 대응할지를 본격 검토 중입니다. 사태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인지 일부 조간들이 ‘과잉대응’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정부의 적극적 대응을 주문하고 나섰습니다.

조선일보는 “지금이라도 감염 의심 환자의 이동을 철저히 막고, 첫 감염 환자의 이동 경로를 빈틈없이 추적해 의심 환자군(群) 증상을 당국이 체크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을 비중 있게 전했습니다. 이제라도 과잉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겁니다. 한국일보 역시 사설에서 “보건노조 측은 이미 전국적 차원의 확산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필요하다면 과잉조치까지도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4. 그런데 여전히 정부의 모습은 잘 보이지가 않는다.

일부 신문들도 정부와 대통령의 부재를 강도 높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메르스 창궐 사태야말로 대통령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중대 현안”이지만 대통령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경향신문도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가 긴박한 현안인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대응’은 제쳐두고 입법부와 ‘국회법 전쟁’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정부의 무능과 대국민 소통 실패가 초래한 메르스 사태는 세월호 참사의 아픈 기억을 그대로 닮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지경이 됐다”고 질타했습니다.

▲ 조선일보 2015년 6월3일자 사설     ▲ 경향신문 2015년 6월3일자 5면

5. 이제 다른 기사로 넘어가보자. 황교안 총리 후보자는 계속 도마에 오르고 있다.

전관예우·고액급여 논란에 이어 이번에는 변호사 선임계를 내지 않고 사건을 수임한 ‘편법 변론’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인 정의당 박원석 의원이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박 의원은 “황 후보자가 2012년 국내 정수기 업체 정모 회장의 횡령사건을 수임하면서 변호인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고위 전관 출신 변호사가 정식 선임계를 내지 않고 재판에 영향을 미치는 ‘전화변론’의 전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전화변론은 사건을 수임한 흔적이 남지 않기 때문에 탈세 가능성도 농후하다는 게 박원석 의원의 얘기입니다. 황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말씀드리겠다”는 입장만 밝혔습니다.

6. 선임병 가혹행위를 못 이겨 수류탄 자살 시도했다는 기사는 뭔가.

동아·조선일보 등이 보도한 내용입니다. 지난 4월 초 수도권의 한 부대에서 경계 근무 중이던 A(21) 이병이 선임병의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 수류탄을 터트려 자살을 시도했습니다. 머리와 가슴, 배 등 온몸에 수백 개의 수류탄 파편이 박히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육군이 현재 수사 중입니다.

지난 1월 입대한 A 이병은 3월 부대에 배치받은 뒤 한 달간 B(23) 병장의 폭언·가혹 행위에 시달렸다고 하빈다. 가해자로 지목된 B 병장은 수차례 A 이병을 폭행했고, 초소 근무 도중에 “안전핀을 제거한 수류탄을 입에 물리겠다”는 등의 폭언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7. 정부가 지자체를 압박하고 있다는데 이유가 뭔가.

경향신문(1면) 보도입니다. 정부가 전국 자치단체에 주민세 인상을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부는 이에 따르지 않으면 교부금을 삭감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실제 전남 영광군은 “지난 1일 군의회에 현재 5000원인 주민세를 7000원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은 ‘영광군 군세 조례 개정안’을 제출했다”고 2일 밝혔습니다. 조례가 의회를 통과하면 영광군의 주민세는 지난해보다 40% 인상됩니다.

영광군의 경우 정부 요구를 이행하지 않으면 교부금 3억원 정도가 줄어들게 됩니다. 전국 지자체들도 교부금 감액을 피하기 위해 주민세를 잇따라 올리고 있습니다. 광역시 중에서는 인천시와 부산시가 1만원으로 인상하기로 방침을 정했습니다. 지난해 주민세를 올리기 위한 관련법 개정에 실패한 정부가 국비 지원을 빌미로 ‘세금 인상’을 관철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8. ‘차 트렁크에서 피가 샌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차까지 출동했다’는 소동이 빚어졌다고.

조선일보 보도입니다. 지난 1일 오후 4시쯤 서울지방경찰청 상황실엔 강남구 주민이라 밝힌 한 남성의 다급한 신고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스포츠 머리를 한 30대 남성이 트렁크에서 피가 흐르는 고급 승용차를 몰고 한강 쪽으로 향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총 6대의 경찰차가 출동했고, ‘엽기 살인’ 가능성에 강남경찰서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경찰이 트렁크 문을 열어 보니 트렁크에는 검붉은 액체가 담긴 플라스틱병이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었습니다. 경찰 감식 결과 검붉은 액체는 복분자로 빚은 술로 밝혀졌습니다. 30도에 이르는 무더운 날씨 때문에 플라스틱병 안의 복분자주에서 가스가 생성돼 병이 터진 겁니다. 유흥업소 종업원이라는 김씨는 “주점에서 팔기 위해 작년에 빚은 술”이라고 말했습니다.

9. 사드가 8시간 안에 ‘북한에서 중국 겨냥 모드’로 전환이 가능하다고?

한겨레(1면) 보도입니다.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 체계(사드·THAAD) 레이더는 유연성이 매우 뛰어나 8시간 안에 탐지거리가 짧은 모드에서 원거리 탐지용 모드로 전환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겨레가 2일 미 국방부 누리집에 게재된 ‘미사일방어청 2012년 예산추계(Budget Estimates)’라는 제목의 문서를 확인한 결과 드러난 내용입니다. 8시간 안에 모드 전환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미 국방부 문서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사드의 한반도 배치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면서도, 이 무기의 구체적인 정보에 대해서는 함구해 혼란을 부추겨왔습니다.

※ 이 글은 CBS <뉴스로 여는 아침 김덕기입니다>(매주 월요일~토요일 오전 6시 5분부터 7시까지 / 98.1 MHz)에서 방송된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