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가 정식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고 ‘청호나이스 정휘동 회장 횡령사건’을 수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원석 정의당 의원은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황 후보자가 지나 2012년 수임해 전관예우 의혹이 불거진 이 사건에 정식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았다”면서 “이는 형사사건을 맡은 고위 전관 출신 변호사가 정식 선임계를 내지 않고 재판에 영향을 미치는 ‘전화변론’의 전형”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이 같은 ‘전화변론’은 변호사법 제29조와 변호사윤리장전 제20조 위반이다. 이 같은 법을 위반하면 1천 만 원 이하에 해당하는 과태료 처분 대상이며, 변호사법에 따른 대한변호사협회의 징계 대상에 해당한다.

또 정식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고 사건을 수임해, 수임료를 수령했다면 국세청 소득으로 잡히지 않아 소득세를 탈루했을 가능성도 농후하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정식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고 사건을 수임한 경위와 소득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한다”며 “아울러 해당 사건 외에 후보자가 수임한 119건의 사건 모두에 대해 선임계 제출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사진제공 = 뉴시스>

1·2심 유죄판결이 황교안 수임 후 대법원서 무죄
주심 대법관 김용덕, 황교안과 경기고 3학년 때 같은 반

한편, 황 후보자는 지난 2012년 6월 법무법인 태평양 재직시절 청호나이스 정휘동 회장의 횡령사건을 수임했다. 당시 정 회장의 사건을 수임한 곳은 김앤장 소속 변호사들이었고 2심까지 유죄 판결이 났다. 그러나 황 후보자가 사건을 수임한 최종심에서 결과가 뒤집어졌다.

당시 정 회장 사건의 최종 재판을 담당한 주심 대법관은 황 후보자와 경기고 동문이며, 고3때 같은 반이기도 했던 김용덕 대법관이다.

고위 전관 출신 변호사가 정식 선임계를 내지 않은 채 전화 등을 통해 형사사건 관련 재판 등에 개입하는 것을 속칭 ‘전화변론’이라고 한다.

이러한 전화변론은 지방변호사회를 경유해야 하는 선임계를 내지 않아 사건 수임의 흔적이 남지 않는다.

“전화변론 수임료 소득으로 잡히지 않아 탈세 가능성 높아”

통상 수임료를 수령하게 되면 부가가치세와 소득세, 그리고 주민세를 내야 하나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으면 이를 확인할 길이 없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이 같은 사실을 종합해 볼 때, 황교안 후보자가 전화변론을 통해 실제 재판에 영향력을 행사했고, 관련 소득까지 누락시켰다는 의혹을 제기하기에 충분하다”며 “실제 황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에서 변호사로 활동할 다시 법무법인 태평양으로부터 수령한 급여 외에 다른 소득 증빙 자료를 별도로 제출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황교한 후보자가 청호나이스 사건과 같이 태평양이 변호하지 않은 사건을 선임계 없이 수임한 경우 해당 소득을 확인할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go발뉴스’가 박 의원 측에 확인한 결과 황 후보자는 태평양에서 받은 급여에 대한 납세 자료 외 다른 납세증빙 자료는 제출하지 않았다.

박 의원은 “관련법 위반은 물론, 최근 사회적으로 전관예우에 대한 지탄과 근절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황 후보자는 이와 같은 전화변론을 자행하게 된 경우에 대해 적극 해명하라”며 “나아가 해당 행위가 탈세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할 소득증빙서류를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BS>에 따르면, 이에 대해 황 후보자는 “이날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정확히 내용을 확인한 뒤 청문회에서 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