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방송된 TV조선 시사프로그램 <황금펀치> 화면 캡처.

23일 <TV조선> 시사프로그램 ‘황금펀치’는 김무성 대표에게 쓴소리를 한 노건호씨의 발언을 집중 보도했다. 출연자들은 한결같이 배후세력을 거론하며 노 씨의 행동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해줄 논리는 일방적인 ‘친노 비난’ 수준에 그쳤다.

고영신 전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노건호씨가) 원고를 미리 써왔지 않았느냐. 노건호씨가 썼는지 아니면 주변의 다른 친노 핵심 세력들이 썼는지, 김무성 대표가 참석하는 것이 이미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를 대비해 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노건호씨의 발언은 과거 친노 세력들에게 노무현 6주기를 계기로 궐기하라는 선동문 같은 느낌이 들고, 노건호씨가 정치를 하겠다는 선언문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라고 말했다.

허성우 국가디자인연구소 이사장은 “노건호씨의 발언에 ‘친노 용어’가 들어가 있다”는 황당한 주장를 펼쳤다. 허 이사장은 “‘오해하지 마십시오’, ‘사과도 반성도 필요 없습니다’ 라는 말은 친노 세력들이 많이 쓰는 단어다. 그런 면에서 보면 노건호씨가 본인 의지와 관계없이 친노에서 대독시키지 않았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또 “노씨는 42세다. 김무성 대표는 65세다. 정치에 전혀 발도 안 디뎌본 사람이 당 대표 여당 대표에 그렇게 경고하는 충고하는 것은 굉장히 무례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대표도 발언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친노 세력들이 (김 대표가 온다는 것을)묵인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 23일 방송된 TV조선 시사프로그램 <황금펀치> 화면 캡처.

이날 출연자들은 노건호씨가 내년 총선에 출마하려 한다는 근거없는 시나리오도 제기했다. 야당 관계자의 증언도 없는 상황에서 이들의 황당한 주장은 진행자의 제지 없이 그대로 방송됐다. 허 이사장은 “친노는 노건호를 앞세워 출마를 권유하고 반드시 당선시킬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친노의 구심력, 친노의 부활을 꿈꿀 것이고 대선과 총선까지 몰고 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행자의 태도도 도마에 올랐다. 민영삼 앵커는 “노건호씨가 아직 어리고 현실 정치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누군가 집단적으로 조언을 잘못해서 추모사 인사 말씀을 만들어낸 것 아닌가”라며 출연자들의 발언을 거들고 나섰다.

또 “상례상 장례식, 추도식에는 하던 싸움도 멈추는게 먼저인데, 오는 추도객에게 이렇게 마음 먹고 이야기하는 것은 분명히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이에 양영태 자유언론인협회장은 “100%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양 회장은 “노건호씨나 친노 세력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어떤 신이나 두려움으로 영상화, 이미지화 하고 있다”며 “가장 큰 문제는 팩트가 없는 이야기를 여당 대표에게 아주 공격을 심하게 했다는 점”이라고 답했다.

한편, ‘황금펀치’는 이날 속보로 김무성 대표가 추도식에서 물세례를 맞은 소식을 전하며 “김 대표에게 물병과 물이 날아오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남에게 참담한 수모를 당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