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민주화 항쟁 35주년을 하루 앞둔 주말 서울과 광주에서는 민주주의의 의미를 다시 새기는 행사가 열렸다. 

17일 서울광장에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6주기를 맞아, 시민과 함께 하는 ‘5월 민주주의 시민축제’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 5월 17일 서울광장에서는 민주주의 시민축제 '그대에게'가 열렸다. 2부 공연문화 축제를 앞두고 준비가 한창이다.

이날 축제는 1부 시민참여축제와 2부 공연축제로 나뉘어 진행됐다. 12시부터 진행된 1부 시민참여 축제는 5개의 NGO단체들이 부스에서 다양한 이슈와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5월 민주주의 시민축제 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노무현재단, 시민 사회단체연대회의, (사)6월민주항쟁계승사업회, 4.16연대가 후원하는 이번 행사는 본행사 시작 시간보다 이른 시각부터 1천 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서울광장으로 몰려와 축제를 만끽했다.

이날 행사에는 그림그리기, 판화 찍기 등 시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진행됐고, 참여한 시민단체와 시민기획위원회 등이 각자 배당된 부스에서 노란리본이 새겨진 세월호 팔찌와 기념품, 친환경 먹거리, 티셔츠 등을 판매했다.

2부 공연 축제 준비가 한창인 가운데 행사위원회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내보내자 일부 시민들은 앉아서 주먹 쥔 손을 흔들며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했다.

▲ 5.18민주항쟁 35주년 기념행사에서 국가보훈처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불허한 가운데 이날 서울광장에서 열린 시민축제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노래가 흘러나오자 일부 시민들은 주먹쥔 손을 위아래로 흔들며 따라 불렀다.

상명대 애니메이션학과 고경일 교수와 학생, 자원봉사자들은 '민주주의를 그리다'를 주제로 대형 만화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 만화-민주주의를 그리다에 참여하는 시민들.

이 그림에는 독립운동가 김구 선생과 고 김대중 전 대통령,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고 김근태 의원, 세월호 아이들의 모습이 담겼다.

그림그리기 행사를 기획한 상명대 고경일 교수는 ‘go발뉴스’와 만나 “김구 선생과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김근태 의장은 우리 근현대사에서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애쓴 상징적인 인물이라 5월 민주주의 시민축제에서 이들을 기리는 의미로 그리게 됐다”며 “세월호 아이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진실도 꼭 밝혀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렸다”고 설명했다.

▲ 만화 민주주의를 그리다를 기획한 상명대 애니메이션학과 고경일 교수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얼굴에 색칠을 하고 있다.

서울광장 한쪽에 건립된 어린이평화놀이터에는 부모를 따라나선 아이들이 뛰어 놀기도 했다.

▲ 서울광장 한켠에 건립된 어린이평화놀이터에서는 부모님을 따라 나선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 놀고 있다.

이날 축제에 참여한 한 시민(30대‧서울 은평구)은 ‘go발뉴스’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세월호 참사로 아이들을 바라보는 눈,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많이 바뀌게 됐다”며 “함께 참여하고, 함께 목소리를 낼 때 나와 내 가족의 안전, 소소한 행복이 지켜지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참여했다”고 밝혔다.

▲ 서울광장 입구에는 세월호 참사에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의 모습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설치 돼 있다. 아이들의 옆쪽으로는 노란 조각배들이 놓여있다.

한편, 노란풍성과 노란리본, 노란조각배, 노란 물결이 넘실대는 서울광장 뒤쪽에는 5.18민주항쟁 35주기를 기념하는 분향소도 설치돼 원하는 시민 누구나 국화꽃 분향을 할 수 있도록 했다.

2부 문화공연축제는 오후 6시 30분부터 최광기씨의 사회로 진행되며 가수 이승환씨와 소찬휘, 요조, 크라잉넛,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공연이 이어진다. 또 유시민 작가와 배우 문성근씨의 토크 콘서트도 열릴 예정이다. 또 공연 말미에는 가수 고 신해철씨를 추모하기 위해 시민 2만여명이 ‘그대에게’를 제창하는 순서도 마련했다.

한편 이날 광주에서는 망월동 국립묘지 앞에서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대책위와 5.18민주항쟁기념행사위원회가 함께 하는 진실규명 다짐대회를 열었다. 이 다짐대회를 시작으로 이날 저녁부터 5.18행사위와 세월호유가족들은 5.18민주항쟁 35주년 기념행사 전야제를 비롯 18일까지 1박 2일 동안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 서울광장 뒷편에는 5.18민주항쟁 35주기를 앞두고 분향소가 설치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