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스타 배우 배용준(43)씨와 탤런트 박수진(30)씨의 결혼 소식이 포털사이트 마다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배용준씨의 스타성 때문에 화제를 모으기도 하지만 좋은 소식에 축하의 덕담을 건네기에 앞서 일각에서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하필 이 시점에 ‘만난 지 3개월 밖에 안 된’ 스타 커플의 결혼 발표는 뭔가 어마어마한 사안을 ‘물타기’ 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

‘오비이락?’ <미디어오늘> 유병언 회사 정부 자금지원 특혜 보도직후 결혼발표

▲ <사진제공=뉴시스>

배용준씨와 박수진씨의 결혼발표가 있던 14일 <미디어오늘>은 세월호 참사의 주범으로 꼽혀온 고 유병언 회장의 계열사와 언딘에 현 정부의 경제정책 브랜드인 ‘창조경제’ 자금이 100억 원 이상 지원됐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세월호 사고 당시 고 유 회장의 계열사인 (주)아해에 2013년 7월에 창조경제특별자금으로 60억원의 대출 편의를 제공했다.

(주)아해는 유병언 전 회장의 네 자녀가 대주주로 있는 아이원아이홀딩스가 지분율 44.8%로 지배하는 회사다. 창조경제특별자금이 지원됐던 당시 아해의 공동대표를 맡았던 이재영씨와 2대 주주였던 이강세씨 등은 모두 유 전 회장의 최측근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이 둘 모두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또한 세월호 참사 당시 해경과 ‘검은 유착 관계’ 의혹을 받았던 언딘도 세월호 사고 당시 산업은행에 40억 원 정도의 대출을 하고 있었고 이 중 20억원이 창조경제 특별자금으로 밝혀졌다.

산업은행 뿐 아니라 한국기술보증기금과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도 언딘과 유병언 관계사에 기술보증 등 직간접적인 대출 및 보증을 실시했는데 이 보증기금 역시 정부의 ‘창조경제 지원보증’ 가운데 하나였음이 밝혀졌다.

세월호 참사의 주범인 고 유병언 회장과 인양업체인 언딘, 그리고 정부의 유착관계를 알 수 있는 이 같은 보도 후 발표된 톱스타의 결혼소식에 네티즌들은 모종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고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래서인지 일부 진보적 성향의 커뮤니티에서는 <미디어오늘>의 해당 기사를 퍼 나르며 반복적으로 게시하고 있고, ‘묻히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물타기 시도 실패’를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배용준, 박수진씨 결혼 기사 밑에는 “연예인들 열애설은 다 덮는 용인 것 같다”, “뜬금포로 다 저녁에 (결혼설이) 터지기에 뭔가 어색하다 했다”, “연예인과 정경 연결이 아예 없다 고는 생각 안된다”라는 댓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을 지난 2011년 상당한 충격을 주었던 가수 서태지씨와 배우 이지아씨가 부부였고, 이혼 소송을 진행한다는 언론보도 사건을 상기시켰다.

당시 이들의 ‘스캔들’ 보도는 열풍을 몰고 왔던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에서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김용민 시사평론가, 정봉주 전 국회의원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사건의 판결을 덮기 위한 ‘물타기성’ 스캔들이라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 한 바 있다. 이러한 의혹 제기에 네티즌들도 상당부분 공감하는 기류도 보였다.

이후 배우 조인성, 김민희씨의 열애설이 터졌던 지난 2013년 4월도 때마침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건과 4.24 재보궐 선거를 앞둔 시점과 묘하게 겹쳐 ‘현안 물타기성 스캔들’이라는 의혹의 시선을 비켜가지 못했다.

“그동안 정치기술로 국민 눈과 귀 가린데서 온 불신효과”

▲ <사진제공 = 뉴시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을 되짚어 보면 배용준씨와 박수진씨의 결혼발표에 의혹을 제기하는 ‘현상’만을 놓고 볼 때는 “우리사회가 가지고 있는 오래된 불신이 반영되어 있다”는 시각도 있다.

시사평론가 김성완씨는 15일 ‘go발뉴스’와 통화에서 “연예인 결혼발표 하나에도 사람들이 정치 문제랑 연결을 할 만큼 우리사회에 불신을 가지고 있다”며 “이것은 그 동안 권력이 정치기술로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려왔다는 것에서 불신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권에서는 과거에 ‘인터넷 장악’, ‘SNS 장악해야 한다’는 말들을 공공연히 해왔다”며 “실제로 여론조작 시도도 했었고, 국정원 댓글사건이 그런 거 아니냐. 인터넷 어디서 누가 여론 조작을 하려고 덤비는지 모르고 그러다 보니 불신이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그런 불신이 매 건마다 연결되면, (인과관계를 찾을 수 없는) 작은 사건들도 정치적 목적이 깔린 것이 된다”며 “사실에 접근한 분석이 아닌 이상, 무리하게 과도하게 연결할 수는 없다”고 과도한 의혹제기와 확대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