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시계 검사’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20년 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옛 직장을 찾았다.

8일 홍 지사는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원의 금품을 받은 의혹으로 오늘 검찰에 소환 조사가 예정돼 있다. 홍지사는 오전 9시 55분께 서울고등검찰청에 출석했다.

홍 지사의 검찰 조사에 따라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18대 대통령 선거 자금으로까지 수사가 확대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은 일단 성 전 회장의 측근들을 불러 심문조사를 벌였고, 홍 지사가 지난 2011년 한나라당 대표 시절 1억원의 자금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그러나 홍 전 지사는 자금전달자인 윤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이 “(지난 18대 대통령 선거때 박근혜) 대선 캠프에도 돈을 전달했을 것”이라며 대선자금까지 건드리면서 맞불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또 홍 전 지사는 본격적인 검찰수사를 앞두고 고대 법대 동기와 선후배인 이우승, 이혁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하는 등 철저히 대비해왔다.

이우승 변호사는 고대 법대를 졸업한 사법연수원 14기로 홍 지사와 사법연수원 동기다. 김진태 검찰총장도 사법연수원 14기다. 이번 ‘성완종 리스트’수사는 이례적으로 김진태 검찰총장과 윤갑근 대검 반부패부장 등 대검 수뇌부의 직접 지휘를 받는다는 점에서 홍 지사가 김 총장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이 변호사를 선임한 점이 주목된다.

이혁 변호사도 고대 법대를 졸업한 사법연수원 20기다. 이번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장을 문무일 팀장도 고대 법대를 졸업한 사법연수원 18기다. 문 팀장과 이우승 변호사, 이혁 변호사는 지난 2004년 노무현 대통령 측근비리 의혹 특검 당시 수가 검사로 함께 손발을 맞춘 이력이 있다. 홍 지사의 두 변호사 선임은 이러한 학연과 인연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홍 지사 검찰 소환과 관련해 검찰이 홍 지사를 반드시 구속시키겠다는 의지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이에 따라 홍 지사가 검찰조사 과정에서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본보기식’으로 수사가 진행될 경우 ‘같이 죽자’는 심경으로 대선 자금 비리까지 폭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이번 홍 지사의 검찰 소환 조사에 특별히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