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밤 사이 속보

4·29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압승을 거두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참패했습니다. 새누리당은 서울 관악을, 인천 서·강화을, 경기 성남중원에서 승리를 거뒀습니다. 광주 서을에서는 새정치연합에서 탈당한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혔던 관악을에서는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43.9%의 득표율로,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34.2%)와 무소속 정동영 후보(20.2%) 등을 누르고 당선됐습니다.

0-1. 다른 지역은 어떤가.

성남 중원에서는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야권 연대에 밀려 고배를 마셨던 새누리당 신상진 후보가 55.9%의 득표율로 승리했습니다. 인천 서·강화을에서는 새누리당 안상수 후보(54.1%)가 새정치연합 신동근 후보(42.8%)를 눌렀습니다. 광주 서을에선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52.3%를 얻으면서, 29.8%에 그친 새정치연합 조영택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습니다.

국회 의석은 새누리당 160석, 새정치연합 130석, 정의당 5석, 무소속 3석으로 재편됐습니다.

▲ 경향신문 2015년 4월30일자 1면

0-2. 이번 선거결과 이후 정국은?

여권은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이완구 국무총리 사퇴 등 수세적인 국면을 벗어나 공세적으로 정국을 이끌어 갈 것으로 보입니다. 공무원연금 개혁안 등도 강력하게 추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개혁’을 명목 삼아 추진하겠다고 밝혔던 전방위 사정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체제도 순항이 예상됩니다.

반면 야당은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불거졌음에도, 정권심판 표심을 끌어내지 못했습니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은 광주에서 무소속 천정배 후보에게 패하면서 야권 재편 요구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차기 유력 대선주자인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도 일정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1. 아침신문 1면도 재보궐 선거가 장식했지.

제목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경향신문은 <제1야당 전패… ‘성완종 파문’에도 민심 못 얻었다>가 1면 제목입니다. 서울신문 1면 제목은 <무너진 텃밭…새정치연 참패>입니다. 한겨레는 <새누리, 수도권 3곳 석권…새정치 ‘충격의 전패’>를 1면 제목으로 뽑았고, 한국일보 1면 제목은 <새정치 전패 ‘4.29쇼크’>입니다.

국민과 조선·중앙일보는 ‘문재인’을 키워드로 했습니다. 국민일보는 <0대4 참패 문재인 벼랑 끝>을 1면 제목으로 뽑았고 조선일보는 <문재인 전패>가 1면 제목입니다. 중앙일보 1면 제목도 <0대4 참패…위기의 문재인>입니다. 동아일보 1면 제목은 <광주도 등돌렸다…야4곳 전패>입니다.

▲ 조선일보 2015년 4월30일자 1면

그리고 아베 일본 총리의 미 상하원 합동연설을 비판한 기사도 1면을 비중 있게 장식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이번 연설에서 2차 세계대전에서 숨진 미국인들에 대해 애도했지만 위안부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동아일보는 <아베의 40분 궤변>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2. 이번 재보선 결과에 대해 신문들은 어떻게 분석하고 있나.

대부분 낮은 투표율과 야권 분열을 승패를 가른 주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겨레는 “4·29 재보선 결과를 좌우한 가장 큰 요인은 야권의 분열”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야권이 분열하고 위축된 상황에서 치러진 2013년 이후 재보궐선거에서 야권은 거의 맥을 추지 못했다”는 겁니다. 한겨레는 “공천 실패와 문재인 대표가 당내 역량을 결집하지 못한 것”도 패배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동아일보 역시 ‘야권 분열’을 승패를 가른 결정적 변수로 지적했습니다. “야권 후보가 분열된 3곳의 선거구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모두 졌기” 때문입니다. 새정치연합에서 천정배 정동영 전 의원이 탈당한 뒤 출마했고 성남 중원에서 통진당 의원 출신 김미희 후보가 출마했습니다. 동아는 “낮은 투표율 때문에 조직 표가 당락을 가른다는 ‘재·보선의 철칙’도 다시 한번 확인됐다”고 분석했습니다.

▲ 한겨레 2015년 4월30일자 3면

3. 이제 다른 기사를 좀 보자. 세월호 특위가 정부의 시행령 수정안을 거부했네.

해양수산부가 논란이 된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의 수정안을 내놓았습니다. 원안은 해수부에서 파견된 기획조정실장이 특위 진상규명국·안전사회과·피해자지원점검과에서 하는 업무를 ‘기획 및 조정’토록 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특위의 핵심 업무를 장악하려 한다는 지적이 일자 특위 총괄업무 담당자의 직책을 기획조정실장에서 행정지원실장으로, 업무범위를 ‘기획 및 조정’에서 ‘협의 및 조정’으로, 파견처를 해수부에서 국조실, 행자부, 기재부 중 한 곳으로 바꿨습니다.

하지만 이석태 특위위원장은 “해수부가 내용의 변화없이 문구만 일부 수정한 시행령안을 일방적으로 법제처에 심사 의뢰했다”면서 “사실상 수정된 것 없는 수정안을 그대로 발표하는 것은 특위와 유가족을 철저히 무시하는 것”이라며 거부했습니다.

4.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보고서가 눈길을 끈다.

한국일보 등이 주요하게 보도했습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한국의 교육이 ‘계층 이동의 사다리’로 기능하기는커녕 갈수록 ‘계층 대물림의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았습니다. 우리나라가 더 이상 ‘평등한 기회의 나라’가 아니라는 겁니다.

KDI는 29일 ‘사회 이동성 복원을 위한 교육정책의 방향’ 보고서에서 세대간 계층 대물림이 한동안 완화됐다가 다시 강해지는 ‘U’자형 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부모의 월 소득이 500만원이 넘는 학생 비중이 특목고에서는 50.4%로 절반을 넘지만 그 비중은 자율고(41.9%) 일반고(19.2%) 특성화고(4.8%)로 급격히 줄어드는 반면, 월 소득 200만원 이하 소득 가정의 비중은 그 반대였다고 지적했습니다. 한마디로 교육이 대물림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5. 사회면에는 MBC노조 파업에 대한 법원 판결 소식이 실렸네.

2012년 공정방송을 내걸고 170일간 파업을 벌여 해고 징계를 받은 정용하 전 MBC 언론노조 위원장 등 6명이 해고무효소송 항소심에서도 승소 했습니다.

재판부는 “MBC 노조가 방송 공정성 확보라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이를 약속하지 않은 김재철 전 사장 퇴진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방송 제작이나 편성, 보도 등 구체적 업무 편성에 있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해 근로환경 등에 영향을 미쳤다면 쟁의행위에 나서는 것은 노동조합법에 합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파업 목적의 정당성에 충족된다는 겁니다. 하지만 MBC는 항소심의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고 상고할 방침입니다.

6. 한국수력원자력 자문위원을 두고 말이 많다.

경향신문(19면) 보도입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새로 채용한 대 언론홍보 활동 자문위원의 자격 시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한수원은 27일자로 김형민 전 SBS앵커를 신임 언론홍보 자문위원으로 선임했는데요, 상근직이며 연봉은 1억2000여만원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공개 모집 절차는 거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김 전 앵커가 2012년 연말 여직원 성추행 문제가 불거쳐 사내 진상조사위가 꾸려지자 2013년 1월 사직서를 제출해 수리한 ‘이력’이 있다는 점입니다. 그가 진행하던 <시사토론>도 폐지됐습니다. 김 전 앵커를 자문위원으로 새로 채용하는 과정에서 밀려난 이전 자문위원을 위해 비상근 자문위원 자리까지 만들었다고 합니다. 김 전 앵커는 조석 한수원 사장의 대학교 학과 1년 선배입니다. 한수원 측은 “오랜 언론경험과 업무능력을 고려해 김 전 앵커를 뽑았다”고 밝혔습니다.

7. 국민건강보험공단도 도마에 올랐네.

국민일보(1면) 보도입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해외에 직원 1명을 파견하는 데 1년간 급여 외에도 2억6000만원이나 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건보공단은 지난해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국제사회보장협회(ISSA)에 직원 1명을 파견했는데요, 급여 외에 예산 2억6166만원을 편성했습니다. 항목별로 보면 체재비가 6000만원, 주택 임차보조금 6300만원, 초·중·고교생 자녀 2명 학비보조금 5600만원, 직원 파견부담금 4000만원, 배우자 체재 보조비 1500만원, 현지활동지원비 1200만원 등입니다.

건보공단은 자체 규정인 ‘ISSA 주재관 파견 운영지침’에 근거해 예산을 짰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자녀 1명당 2800만원씩 총 5600만원의 학비보조금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건보공단 운영비의 상당 부분은 국민이 낸 건보료로 충당됩니다.

※ 이 글은 CBS <뉴스로 여는 아침 김덕기입니다>(매주 월요일~토요일 오전 6시 10분부터 7시까지 / 98.1 MHz)에서 방송된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