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서울 남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가운데, 공판 준비를 위해 접견실을 장시간 사용하며 다른 수감자들과 변호사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불만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고 <뉴스1>이 전했다.

조 전부사장은 지난해 12월30일 구속된 이후 구치소 내 접견실에서 담당 변호사들과 만나 지난 2일 열렸던 결심 공판을 포함, 총 3차례 공판과 오는 12일 열리는 선고공판에 대비해 왔다.

<뉴스1>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의뢰인 접견을 위해 남부구치소를 찾았다는 A변호사는 조 전부사장 측이 오랜 시간 접견실을 이용해 불편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A변호사는 “남부구치소에 여성전용 변호인 접견실이 두 개밖에 없는데 장시간 접견실을 독점해 다른 변호사들이 기다려야 했고 나를 포함한 몇몇 변호사들은 대기실에서 접견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접견실이 아닌 공개된 장소에서 접견을 하다 보니 의뢰인과 중요한 대화도 나눌 수 없었고 피상적인 이야기만 하다 왔다”며 <뉴스1>에 불만을 토로했다.

▲ '땅콩회항' 사건으로 조사를 받기위해 검찰에 출석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 go발뉴스

B변호사도 “의뢰인 접견을 위해 일주일에 한두번씩 남부구치소를 찾는 동료 국선변호사가 있다”며 “(조 전 부사장 측이) 접견실 두 곳 중 한 곳에 ‘하루종일 죽치고 앉아있어’ 대기실에서 접견을 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접견 신청을 하고 갔는데도 접견실이 아닌 밖에서 접견을 해야하는 것 자체 때문에 화가 난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현행 관련법은 형사 피고인·피의자의 방어권과 변호인 변호권 보장을 위해 변호인 접견을 폭넓게 허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접견 시간·횟수에 대한 제한이 없기 때문에 접견실을 ‘독점’하는 것 자체가 법규정 위반은 아니라고 <뉴스1>은 덧붙였다.

이 때문에 또다른 변호사들은 통상적인 접견실 사용시간은 한 시간 정도이지만 사안에 따라 사용시간이 길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5일 남부구치소 앞에서 만난 한 변호사는 <뉴스1>에 “조 전부사장이 3차 공판 때 재판을 열시간 했다”며 “대부분 질의응답으로 진행 됐을텐데 (그런 이유로) 남들보다 접견시간이 더 길게 필요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