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에도 22일부터 소음 규제 기준을 강화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개정안을 적용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날부터 적용된 개정안에 따르면 광장과 상가 주변의 소음 규제 한도가 기존 주간 80db, 야간 70db에서 주간 75db, 야간 65db로 각각 5db씩 낮아진다.

또 종합병원과 공공도서관에 대해서는 주거지역·학교와 마찬가지로 주간 65db, 야간 60db의 소음 한도가 적용된다. 소음을 측정하는 방식도 개정 전에는 5분씩 2차례 하던 것을 10분 동안 1차례 측정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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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들은 이번 개정안이 “집회 소음기준을 낮춰 단속을 강화함으로써 국민의 입을 틀어막겠다는 처사”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개정 전의 소음 기준인 80db은 지하철 내부소음이나 진공청소기 정도의 소리 수준으로, 개정 후 적용되는 75db-70db은 대규모 집회 시위의 경우 조금만 소리를 높여도 처벌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정부가 무조건적으로 집회를 탄압하기 보다는 잘못된 정책을 비롯해 정부 자신의 문제부터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논평을 통해 “집회는 주택가와 학교 주변 등 장소의 제한도 철저해 현재의 기준만으로도 충분히 통제되고 있다”며 “그럼에도 소음 기준을 더 강화하겠다는 것은 시민의 불편보다는 집회 자체를 위축시키려는 정치적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로 민주노총의 한 간부는 얼마 전 소음기준에서 고작 1db을 초과했다는 이유로 벌금형을 맞기도 했다”며 “사실상 정치탄압”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집회와 시위는 다수 민중의 권리와 민주주의 등 사회 제도적 문제를 제시하고 발전시켜온 중요한 수단”이라며 “박근혜 정부처럼 집회와 시위에 나선 시민들을 적으로 여기며 억누르고 잡아넣을 궁리만 하는 정부 하에서는 침묵시위만 허용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러울 정도”라고 꼬집었다.

참여연대도 트위터를 통해 “국민들은 경찰에게 부디 강력범죄나 안전사고 예방에 힘써달라 호소하는데, 경찰청은 정권 지키기, 국민기본권 압살에만 필 꽂힌 듯”이라며 “지금도 비현실적인 소음 기준을 더 강화한다네요”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