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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
<내일도 칸타빌레>가 시작됐다. 이 드라마가 제작되기 한참 전부터 논란이 컸던 여주인공 역할에 그나마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던 심은경에게 주목하게 되는 것은 당연했다. 심은경이 연기한 설내일 캐릭터는 설익은 과일의 떫은맛을 느끼게 했다. 아직 좀 더 적응기가 필요하거나 어쩌면 우에노 주리의 노다메 캐릭터는 난공불락이 될 우려도 남겼다. 그러나 이제 겨우 첫 회인만큼 아직은 심은경에 대한 기대를 놓아버릴 필요는 없을 것이다.
노다메 역할에 논란이 컸던 것은 그만큼 이 드라마는 전적으로 노다메 캐릭터에 의해 좌우된다는 의미였다. 그것은 일본드라마 특유의 코미디에 뿌리를 두고 있으면서도 뭔가 다른 우에노 주리만의 페이소스가 워낙 강한 아우라를 형성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이 드라마의 다른 캐릭터는 누가 해도 다 할 정도는 된다. 다만 문제는 노다메를 어떻게 소화해내냐는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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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지출처='티비 읽기'블로그 |
그렇기 때문에 노다메만 잘 소화해낸다면 무난한 성공을 기대할 수 있기도 하다. 그러나 워낙 강한 우에노 주리의 색깔은 그것을 위태롭게 하는 복병일 수밖에 없다. 매번 심은경의 설내일은 우에노 주리의 노다메와 비교될 것이며 그것은 심은경이 아무리 뛰어난 연기력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부담일 수밖에 없다. 우에노 주리의 노다메와 전혀 다른 연기를 할 수는 없는 것이 이 드라마의 함정이다. 그렇다고 비슷하게 연기했다가는 우에노 주리를 따라했다는 비판에 놓일 수 있는 것이 아마도 심은경의 딜레마일 것이다.
문제는 그런 심은경의 딜레마를 인정하면서 본다고 할지라도 첫 회의 심은경은 뭔가 갈피를 잡지 못한 듯한 인상을 남겼다는 점이다. 사실 원작이 있는 드라마를 보는 재미는 원작과의 같은 상황에서의 다른 해석일 것이다. 제목 하나 정하는데 있어서도 까다로운 설득이 필요했을 만큼 <내일도 칸타빌레>는 각색의 여지가 매우 적은 상황이었기 때문에라도 노다메와 치아키의 재해석은 더욱 무게를 갖게 됐다.
그러나 역시 문제는 노다메였다. 심은경의 노다메는 뭔가 분석이 덜 된 듯한 느낌이었다. 심은경의 연기에 대해서 조금의 의심도 없었기 때문에 그런 모습은 사실 실망에 앞서 당황스러움이 더 컸다. 아무리 심은경이라 할지라도 새롭게 만들어낸 캐릭터가 아니라 기존의 극찬을 받은 캐릭터를 다시 연기한다는 부담감을 떨쳐내지 못한 결과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무엇보다 새롭지 않았고, 우에노 주리의 노다메와 다르지도 않았는데 캐릭터 전달력은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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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지출처='티비 읽기'블로그 |
그와는 별개로 <내일도 칸타빌레>가 결정적으로 놓치고 있는 것이 바로 음악이다. 일본식 드라마의 현란한 캐릭터 행진에도 불구하고 노다메 칸타빌레가 오랫동안 좋은 인상으로 남을 수 있는 배경에는 클래식 명곡들이 있었다. 등장인물들이 모두 음악 전공자인 만큼 연주하는 모습이 실제와 다르지 않도록 많은 정성을 들인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내일도 칸타빌레>는 우선 모든 연주장면이 어색했고, 음악과 배우들의 동작이 잘 맞지 않았다. 사실 음악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이중고를 겪기 마련이다. 연기도 해야 하지만 연주하는 동작까지도 음악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많은 연습이 요구된다.
그러나 일주일에 두 편을 제작해야 하는 한국 드라마 환경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조건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음악드라마는 특히 더 사전제작의 필요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내일도 칸타빌레>는 첫 회부터 음악에 대해서 실망감을 남겼고, 그것은 이 드라마의 성공에 걸림돌이 될 것이다. 노다메 칸타빌레는 노다메 드라마인 동시에 음악 드라마라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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