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이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관련 전화 녹취록을 공개한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야당 대표 때리기로 국면전환을 시도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17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진실을 호도해 국민의 눈을 가리려는 행태는 그 대통령에 그 여당답다”며 이같이 꼬집었다.

그러면서 “박정훈 의원과 국민의힘은 없는 사실을 만들지 말라”며 “사실대로 증언해달라는 것을 거짓증언 강요로 음해하다니 진실이 무엇이든 왜곡해서 국민을 속이면 그만이냐”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박정훈 의원에 “야당 대표의 발언을 거짓증언 강요라고 매도한 데 대해 즉각 사과하라”며 “또한 위증교사 증거라고 신나게 들이민 녹취록은 대체 어떻게 취득했는지도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어 “사건 관계인도 아닌 박정훈 의원이 녹취록을 얻을 곳은 검찰밖에 없어 보인다”며 “검찰이 흘려준 대로 받아 떠들었다면 국민의 대표가 아니라 검찰의 대리인으로 불려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이날 박 의원이 공개한 전화 녹취는 이재명 대표가 경기도지사 재임 당시 김병량 성남시장 수행비서 김모 씨와 네 차례 통화한 내용 중 위증교사로 의심받을 대화 등을 담은 내용이다.

관련해 오마이뉴스는 “이는 기존 재판부에 제출돼 증거로 채택된 내용으로 언론보도를 통해 일부 알려진 내용”이라며 “특히 박 의원은 작년 9월 <TV조선>의 ‘박정훈의 정치다’ 앵커로 재직할 당시 방송을 통해서도 검찰 구속영장에 담긴 두 사람 간의 주요 대화를 편집해 보도한 바 있다”고 되짚었다.

해당 녹취에 따르면, 이 대표는 김 씨에게 “주로 내가 타깃이었던 것, 이제 지금 매우 정치적인 배경이 있던 사건이었다는 점들을 좀 얘기해주면 좋을 것 같다”, “변론 요지서를 하나 보내주겠다. 우리 주장이었으니깐 한번 기억도 되살려보시고”라고 했다. 김씨는 “너무 오래 돼 기억도 사실 잘 안 난다”, “어떤 취지로 그 저기(증언)을 해야 할지” 등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재판부에 제출돼 증거로 채택된 녹취를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한 이유와 관련해 “(저는) 재판과 무관한 합법적인 경로로 녹취록을 입수했다”면서 “이 대표는 그간 자신의 혐의를 ‘소설’, ‘검찰의 날조’라고 했는데 그런 주장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국민들에게 직접 알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녹취파일 입수시점 및 경로에 대해서는 “이 재판과 무관한 합법적 경로로 녹취를 입수했다”면서 “입수 경로에 대해서는 법적인 문제가 전혀 없는 것으로 사전에 면밀히 검토해서 공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공개한 녹음파일의 출처로 의심받고 있는 검찰은 “이 대표 위증교사 등 재판과 관련해 여당 정치인이 녹음파일을 공개한 것은 검찰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했다.

서울중앙지검은 그러면서 “이 녹음파일은 사건 당사자로부터 압수해 확보한 것으로 해당 사건의 재판에 증거로 제출됐고 피고인들의 변호인 측이 열람 등사 신청을 해 피고인 측에 제공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이 여당 정치인에게 녹음파일을 제공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근거 없는 억지 주장”이라며 “오로지 법률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