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5월 22일 당시 김주현 전 대검차장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이임식을 마치고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과 함께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초대 민정수석으로 김주현 전 법무부 차관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야당이 “대표적인 우병우 사단”이라며 “‘박근혜 시즌2’가 되려는가”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검찰 등 사정기관을 장악한 잔재를 청산하겠다며 폐지했던 민정수석실을 민심 청취를 위해 부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신임 민정수석에 대검찰청 차장을 지낸 김주현 전 차관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주현 전 차관은 박근혜 정부 당시 법무부 차관과 대검 차장을 지낸 대표적인 ‘우병우 사단’”이라며 “우병우 전 수석은 박 대통령 그늘 아래서 검찰권력을 주무르던 이”라고 상기시켰다. 

이어 “오만한 박근혜 정부의 상징인 우병우 민정수석의 그릇된 충성심과 과도한 권력욕이 ‘국정농단 사태’를 초래한 바 있다”며 “윤 대통령은 ‘박근혜 시즌2’가 되려고 하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민심 청취’를 내세운 것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민심에 귀를 기울이려 한다면 시민사회수석실을 강화하든지, 아니면 윤 대통령이 없애버린 도어스테핑이나 기자회견 등 국민과의 소통부터 시작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초대 민정수석에 모두 검찰 출신이 거론되고 있는 것을 봐도 ‘민심’은 핑계일 뿐 총선심판 이후 여소야대 국면에서 사정기관을 동원해서라도 무도한 폭주를 이어가겠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방탄 용산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의심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전날 SNS를 통해 김주현 전 차관은 “박근혜 대통령 뒤에서 검찰권력을 주무르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사단 중 한 명”이라며 “초조하고 불안해진 윤석열 대통령이 ‘우병우 시즌2’를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위기에 빠진 윤석열 정권과 김건희씨를 보위하기 위해 은밀히 수사기관을 조종하고 여러 법률적 방식으로 야당을 탄압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국 대표는 “청와대 민정수석을 했던 나로서는 개탄스러울 수밖에 없다”면서 “윤 대통령은 총선 민심을 외면하고, 우병우를 총애한 박근혜 대통령의 길을 가려 하는가”라고 질타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2일 밤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조국 대표가 표현한 부분이 어느 정도 공감은 갔던 게 ‘이번에 민정수석 임명하는 걸 보면서 사실 우병우 수석을 임명하는 것이냐’(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국 대표가)정말 아픈 부분을 찔렀다”며 “대통령이 원래 민정수석을 안 둔 이유가 ‘나는 검찰 등을 직접적으로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정보를 취득하고 통제가 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인데 지금은 그게 안 된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대표는 “최근에 검찰 수뇌부와의 소통이 잘 안 된다는 얘기도 들린다”며 “평소에 편하게 말하던 사이에서도 편하게 말하기 어려워지고 중간에 뭔가 절차를 둬야 하는 상황이 온 게 아닐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국 대표나 제가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맞다면 대통령이 되게 방어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선 당시 민정수석실 폐지를 약속했던 윤 대통령은 당선 직후인 2022년 3월 14일 차담회에서 다시 한번 공언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대통령실 업무에서 사정, 정보 조사 기능을 철저히 배제하고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일명 사직동팀은 있을 수 없다”면서 “과거 사정기관을 장악한 민정수석실은 합법을 가장해 정적, 정치적 반대세력을 통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고, 세평 검증을 위장해 국민신상털기와 뒷조사를 벌여왔는데, 이런 잔재를 청산하겠다”고 강조했다.